진흙속의연꽃

자비심에 바탕을 둔 사회참여

담마다사 이병욱 2015. 4. 26. 13:46

 

자비심에 바탕을 둔 사회참여

 

 

 

 

 

 

 

4월도 말에 접어들어 이제 신록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온도와 습도가 적당하여 공기는 상쾌하다.  두 건의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이처럼 결혼식이 열리는 날은 맑고 화창하였다. 이날의 주인공 신랑신부 뿐만 아니라 잘 차려 입은 하객들 모두 여유 있고 안락한 모습이었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생각해 본다. 어느 나라이든지 고유한 전통의 결혼식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가친척을 포함하여 만인 앞에 결혼하게 되었음을 선포한다. 그런 장소가 반드시 전문결혼식장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도 될 수 있고 성당도 될 수 있고 심지어 절도 될 수 있다. 공통적 사실은 참석자를 증인으로 하여 함께 살아감을 선언한다는 사실이다.

 

알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좋아해서 마음만 맞으면 살림차리고 동거할 수 있다. 하지만 만남이 쉬운 만큼 헤어짐도 쉽다. 심지어 자녀까지 생겼음에도 쉽게 헤어질 수 있다. 왜 그럴까?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결혼식은 사회혼란을 막기 위한 일종의 방어막이다. 최소한의 하객들이 참석하여도 결혼식을 거행하는 것은 사회의 질서를 지키겠다는 일종의 약속으로 볼 수 있다.

 

결혼은 사회참여이다. 사회구성원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의 틀 안에서 살아가야 한가. 어떻게 보면 족쇄가 채워졌다고도 볼 수 있다. 유행가중에도 족쇄에 대한 가사가 있다. 조용필의 에 따르면 결혼하는 것에 대하여 자물쇠에 갇혀 버린 것으로 묘사 되고 있다. 왜 이런 표현을 하였을까? 가사에서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노래하고 있다. 결혼과 함께 청춘도 끝나고 삶만 남아 있는 것에 대한 독백이다. 더구나 고통의 자물쇠라 하였을 때 결혼이라는 것이 반드시 행복을 뜻하는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시가 있다.

 

 

쇠나 나무나 밥바자 풀로 만든 것을

현명한 님은 강한 족쇄라고 말하지 않는다.

보석이나 귀고리에 대한 탐착,

자식과 아내에의 애정을 강한 족쇄라고 말한다.” (Dhp 345)

 

 

쇠로 만든 족쇄는 그다지 강하지 않다. 칼로 끊어 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연으로 맺은 족쇄는 단칼에 끊어 버리기 힘들다. 그래서 자식과 아내는 강한 족쇄이다. 그것은 애정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의무를 다 하는 것이다. 초청받은 하객은 성혼을 축하해 줌으로서 역시 사회적 의무를 다 해 주기를 기대한다. 이렇게 본다면 결혼은 사회참여임에 분명하다.

 

크고 작은 공동체가 있다. 가장 최소단위인 가족공동체에서 부터 국가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공동체 속에서 살아간다. 공동체에서 살다가 공동체에서 죽는 것이다. 그런데 공동체에서는 늘 참여를 요청한다는 사실이다.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산이 홀로 사는 사람처럼 독각승처럼 살 수도 있다. 나홀로 삶에 따라 자유를 맛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완전히 단절되어 사는 것이 아니다. 로빈슨 크르소가 되어 무인도에서 살지 않는 한 어떤 식으로든지 사회와 관계를 맺고 살지 않을 수 없다.

 

사회에서는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결혼식을 하는 것도 참여이고 초청받아 참석하는 것도 참여이다. 이외도 사회에서는 다양한 참여를 요청한다그럼에도 참여를 거부한다면 이기적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다.

 

참여를 한다는 것은 이타적 행위에 속한다. 시간이 돈인 세상에서 돈도 안 되는, 어떻게 보면 돈만 낭비되는 모임이나 단체에 참여 한다는 것은 손해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참여라는 것은 자비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애와 연민, 동정심, 측은지심이 있어야 참여 할 수 있는 것이다.

 

참여를 놓고 이기적이냐 이타적이냐를 논하는 것에 대하여 이분법적 사고라고 비판할 수 도 있다. 그럼에도 참여를 하였을 때 우리사회는 더 잘 돌아 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적극적 참여를 요청한다.

 

 

201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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