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자급자족의 노후공동체를 기대하며

담마다사 이병욱 2015. 4. 28. 09:50

 

자급자족의 노후공동체를 기대하며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노후대책이다. 평균수명이 늘어 남에 따라 100세를 바라 보는 시대가 되었다. 그에 따라 이제까지 세워 놓은 노후대책이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삼사십 년 전 까지 만해도 은퇴 후 10년 내지 15년 후 까지 살 것을 대비하여 노후 자금을 마련하였다. 55세 정년이라면 기대수명을 70세내지 75세라 본 것이다. 그러나 요즘 기대수명은 80세이 넘어 조만간 90세을 바라보게 되었다. 종전 보다 배 이상 되는 이삼십 년을 더 살게 된 것이다. 이렇게 오래 살다 보니 도중에 노후자금이 바닥 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몇 해전 불교TV에서  노후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노후복지전문가 김송호박사는 인생사주기(人生四住期)’를 주장하였다. 다음과 같이 25년을 주기로 하여 네 단계로 설명하였다.

 

 

1단계 :0~25, 배움의 단계

2단계 :26~50, (직장)의 단계

3단계 :51~75, 봉사의 단계

4단계 :76~100, 마무리단계

 

 

25년을 주기로 하였을 때, 1단계의 경우 배움의 단계이고, 2단계는 일하는 단계로서 주로 직장에 다닐 때이다. 4단계는 기대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있어서 마무리 하는 단계라 볼 수 있다. 그런데 가장 애매한 것이 3단계인 51-75세에 이르는 25년간이라 한다. 이 기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김송호 박사에 따르면 인생 3단계의 기간은 봉사하는 삶을 실천하는 기간이라 하였다. 그 동안 이루어 놓은 성과를 사회와 지역에 환원하는 삶이라 한다. 그래서 많이 번 자들은 기부금을 많이 내놓고, 지식과 경험이 많은 자들은 이에 걸맞는 봉사를 하며 사는 것이다. 이렇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3단계 삶(51-75)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기간이라 하여 ‘행복의 시기’라 이름 붙였다.

 

문제는 4단계이다.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생 100세 시대를 바라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자리가 없는 노년층은 빈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연금혜택이 없으면 살아 갈 수 없다. 연금혜택도 노령화가 진행되어 감에 따라 고갈 되어 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급이 불투명해져서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 있다.

 

노령화 사회에서 빈곤한 노인들은 죽지 못해서 살 것이다. 비참하게 일생을 마칠 수밖에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김송호 박사는 노인공동체를 제안하였다. 개별적으로 노년을 보내는 것 보다 서로 힘을 합하여 함께 사는 삶을 제안 한 것이다. 아직까지 계획에 불과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실천할 것이라 하였다.

 

사실 공동체를 논한디면 불교를 빼 놓을 수 없다. 부처님 당시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출가공동체인 승가가 대표적이다. 무소유를 지향하며 청정한 삶의 실현을 목표로하는 불교공동체야말로 노인문제 해결을 위한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출가자에 한정된다.

 

재가불자들의 공동체도 출현 할 수 있을 것이다. 노후를 맞은 재가불자들이 가지고 있는 재산을 함께 모아 수행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도한 각자 전문분야의 경험을 살려 공동체내에서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리고 수행을 통하여 서로 향상(向上)’으로 이끄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다. 그런 공동체는 자급자족 공동체이다. 프랑스의 수행공동체플럼빌리지가 좋은 사례이다.

 

 

compassion_earth

 

 

노후(노인)공동체를 어떻게 실현 해야 할까? 이에 대하여 귀촌하여 사는 친구의 의견을 들었다. 친구는 몇 해전 고향인 해남으로 귀촌하여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전원생활이다.

 

친구는 그림 같은 집을 지어 놓고 텃밭을 일구며 산다.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품을 재배하여 수익을 올릴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하얀민들레나 지역에서만 나는 특용작물 몇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은 버렸다고 한다. 단지 생활비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친구는 노후공동체에 대해 관심이 많다. 들어보니 김송호박사의 구상과 유사하다. 서로 상생하는 공동체이다. 자급자족하는 공동체로서 용돈이나 생활비 정도는 노동을 통해서 버는 것이다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가장 먼저 뜻이 맞는 사람들 끼리 힘을 합하여 공동으로 토지를 구매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동으로 생산하여 공동으로 분배하는 시스템이다. 이럴 경우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일종의 자급자족 공동체이다.

 

노인이라도 생산활동에 참여 하는 것이 낫다. 노동을 함으로서 수익도 올리고 건강도 유지하는 것이다. 무엇 보다 공동체생활은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또한 공동체 내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 들이 있어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일종의 재능기부인 것이다. 이렇게 공동체내에서 자급자족의 시스템을 갖추었을 때 삶의 질은 높아 질 것이다.

 

갈수록 고령화는 가속된다앞으로 한국사회는 노인문제가 크게 부각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노인문제를 개인이 풀어가기에는 너무 벅차다. 기대수명이 갈수록 길어짐에 따라 빈곤하게 고독하게 노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또 황혼고독에 따른 고독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친구들이나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힘을 모아 함께 살아 간다면 노인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 될지 모른다.

 

친구는 노후공동체에 대하여 관심이 높다. 현재 귀향한 지역에서 노후공동체설립을 꿈꾸고 있다.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분명한 사실은 한국사회가  빠른 속도로 노령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래를 대비하여 하나의 성공적인 롤모델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것이라 한다.

 

친구의 계획에 관심이 높다. 그리고 공감한다. 어쩌면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급자족의 노후공동체가 해남에서 처음으로 나올지 모른다. 해남발 행복한 노후공동체를 기대한다.

 

 

2015-04-2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