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여인의 일생

담마다사 이병욱 2015. 5. 7. 15:22

 

 

여인의 일생

 

 

 

어느 여인 이 있다. 아들만 셋을 둔 행복한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여인은 인생의 황혼기에 눈물만 흘리고 있다.

 

여인의 삶은 기구하였다. 아들 셋을 낳고 잘 살았으나 남편이 젊어서 죽었다. 재산도 학력도 없는 여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노동밖에 없었다. 청소하는 일로 아들 셋을 어렵게 길렀다.

 

세 아들은 잘 자랐다.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모두 착하게 성장했다. 여인에게 두 번째 불행이 닥쳤다. 둘째 아들이 이십대 후반에 간으로 인하여 죽었다. 남편과 병력이 같은 것이다.

 

여인은 첫째와 셋째 아들을 결혼시켰다. 두 아들은 가난하였지만 근본이 착한성품이라 서로 우애하고 효도하며 살았다. 그러나 며느리들은 달랐다. 늙고 힘없는 시어머니를 불편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구박하였다.

 

여인은 청소하며 돈을 모았다. 평생모은 돈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돈은 여인에게 지금 없다. 첫째 아들 사업자금으로 주었다. 첫째 아들의 사업은 지지부진하여 빚만 잔뜩 진 상태가 되었다. 여인의 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여인에게 세 번째 불행이 닥쳤다. 셋째 아들이 죽은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간 때문이다. 셋째는 죽기 일년 전에 이혼했다. 장례식장에는 중학교 다니는 아들이 상주로 있었다.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여인은 울고 있다.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머리는 백발이 다 되었다. 몸은 볼품없이 쪼그라들었다.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이 없다. 우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여인은 남편을 젊었을 때 일찍 보내고 거의 이십여 년 간격으로 둘째와 셋째 아들을 보냈다. 첫째 아들이 있지만 며느리의 구박에 힘들어한다.

 

여인에게 희망이 없다. 늙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 둘 자신 곁을 떠났다. 그러나 늘그막에 일시적 행복은 있었다. 이혼한 셋째 아들과 몇 달 함께 산 것이 가장 행복했다. 그런 아들도 떠나고 여인은 이제 혼자 남겨졌다.

 

여인에게 삶은 힘겨운 것이었다. 평생 착하게 열심히 살았지만 늘 가난하고 불행했다. 여인은 이야기 할 때 마다 눈물을 주르르 흘린다. 그 눈물은 억울하고 분한 눈물이 아니다. 그냥 흘러 내리는 눈물이다. 여인의 눈에 눈물 마를 날이 없다.

 

 

 

Tear drop

 

 

[세존]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이 오랜 세월 유전하고 윤회해오는 동안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면서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훨씬 더 많아 사대양의 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수없는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했다. 그대들이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때문에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훨씬 더욱 많아 사대양의 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수없는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했다. 그대들이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때문에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훨씬 더욱 많아 사대양의 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수없는 형제의 죽음을 경험했다. 그대들이 형제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때문에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훨씬 더욱 많아 사대양의 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수없는 자매의 죽음을 경험했다. 그대들이 자매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때문에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훨씬 더욱 많아 사대양의 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수없는 아들의 죽음을 경험했다. 그대들이 아들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때문에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훨씬 더욱 많아 사대양의 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수없는 딸의 죽음을 경험했다. 그대들이 딸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때문에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훨씬 더욱 많아 사대양의 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수없는 친지의 죽음을 경험했다. 그대들이 친지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때문에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훨씬 더욱 많아 사대양의 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수없는 재산의 상실을 경험했다. 그대들이 재산의 상실을 경험하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때문에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훨씬 더욱 많아 사대양의 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오랜 세월 동안 수없는 질병의 비참을 경험했다. 그대들이 질병의 비참을 경험하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때문에 비탄해하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훨씬 더욱 많아 사대양의 물에 비할 바가 아니다.

 

(Assusutta-눈물경, 상윳따니까야 S15.3, 전재성님역)

 

 

[세존]

“수행승들이여,

이 윤회는 시작을 알 수가 없다. 무명에 덮인 뭇삶들은 갈애에 속박되어 유전하고 윤회하므로 그 최초의 시작을 알 수가 없다.

 

수행승들이여, 불행하고 가난한 사람을 보면 그대들은 ‘이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우리도 한때 저러한 사람이었다’ 라고 관찰해야 한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수행승들이여, 이 윤회는 시작을 알 수가 없다. 무명에 덮인 뭇삶들은 갈애에 속박되어 유전하고 윤회하므로 그 최초의 시작을 알 수가 없다.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이 참으로 오랜 세월을 그대들은 괴로움을 맛보고 아픔을 맛보고 허탈을 맛보고 무덤을 증대시켰다. 수행승들이여, 그러나 이제 그대들은 모든 지어진 것에서 싫어하여 떠나기에 충분하고 초연하기에 충분하며 해탈하기에 충분하다.

 

(Duggata-불행의 경, 상윳따니까야 S15:11, 전재성님역)

 

 

2015-05-0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