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은 자비롭지 않다
흔히 불교를 자비의 종교라 합니다. 해마다 부처님오신날 조계사에서는 법요식이열리는데 그 때 마다 총무원장 스님은 ‘이땅에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가득하길 바랍니다’라고 법어를 말합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스님들은 자비롭지 않습니다. 학생이 목숨을 걸고 고공농성을 해도 본체만체합니다.
뉴스에 따르면 두 종교사학에서 고공농성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동국대이고 또 하나는 감신대(감리교신학대학)입니다. 동국대의 경우 한 학생이 만해광장 조명탑위에 올라가 총장선거 재실시와 종단의 학사개입반대를 이유로 지난달 21일부터 19일째 목숨을 건 고공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비문중이라 일컫는 종단에서는 본체만체 할 뿐 입니다. 이런 행태는 편법과 탈법과 불법으로 얼룩진 스님총장선출 과정에서도 있었습니다.
교계뉴스에 따르면 탈법으로 구성된 동국대 이사회가 스님총장을 역시 탈법으로 선출하였다고 전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를 저지하려는 소수의 학생들을 향하여 다수의 스님들측에서 야유와 조롱을 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울분을 토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에게 스님들은 웃음 띤 얼굴로 ‘마치 무슨 일이 있느냐’는 듯 목탁을 치면서 고성염불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스님들을 보면 위의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고 자비롭지도 않았습니다.
불교를 자비의 종교라고 합니다. 그러나 스님들의 행태를 보면 전혀 자비롭지 않습니다. 이는 타종교와 비교 됩니다. 감신대에서도 고공농성이 있었습니다. 감신대 역시 어느 종교사학과 마찬가지로 성직자들의 불공정한 학사개입이 주요한 이슈이었습니다. 감신대에서 한 여학생이 채플종탑에서 이사장퇴임을 요구하며 일주일째 고공농성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학교의 주인이나 다름없는 학생과 교수들의 의견이 받아 들여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긴급이사회를 열어 이사장이 사퇴하고, 교수평의회와 총학생회 등에서 요구해 온 각종 의혹들을 공정하게 조사해 처리하기로 하였다고 전합니다.
두 건의 고공농성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한편에서는 본체만체 하고 있고, 또 한편에서는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자비의 종교라 불리는 불교에서는 수수방관하며 본체만체하고 못들은 척 합니다. 학생이 목숨을 건 고공농성을 해도, 교직원들이 단식을 하며 성명서를 발표해도 요지부동입니다.
종단의 스님들은 마치 학생들을 상대로 ‘갈데까지 가보자’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자비문중이라 불리는 종단에서 해야 할 일 입니까? 이러고서도 오는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 부처님의 자비광명 운운 하시렵니까? 눈물과 폭력과 상처로 얼룩진 동국대 사태를 바라보면서 ‘스님들은 결코 자비롭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015-05-09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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