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게으른 자는 이미 죽은 자

담마다사 이병욱 2015. 5. 26. 16:53

 

 

게으른 자는 이미 죽은 자

 

 

 

 

게으른 자는 이미 죽은 자와 같다. 살아 있어도 산 자가 아니다. 숨을 쉬고 있다고 해서 산 것이 아니다. 무기력, 나태, 참을 수 없는 권태를 느끼는 자들은 모두 죽은 자들이다.

 

베고프면 먹고 졸리면 잔다. 심심해 견딜 수 없어서 늘 두리번거린다. 눈으로, 귀로, 코로, 혀로, 감촉으로 늘 즐길거리를 찾는다. 그러나 늘 ()’()’로 귀결된다.

 

진수성찬을 먹어도 그때뿐이다. 한잔 술에 시름을 달래도 역시 그때뿐이다. 마셔도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이다. 남는 것은 어찌할 바를 모르는 무기력과 나태, 참을 수 없는 권태뿐이다.

 

사람들은 오늘도 내일도 즐길거리를 찾아 나선다. 한상 가득한 밥상을 마주 하였을 때 행복이라 한다. 행복한 밥상은 그 때뿐이다. 행복한 술좌석 역시 그때뿐이다.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잡담 역시 그 때뿐이다. 남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가공할 권태뿐이다.

 

무기력, 나태, 권태는 게으른 자들의 것이다. 어찌할 바를 몰라 방황하는 자들의 것이다. 게으른 자들은 늘 즐길거리를 찾는다. 그렇게 한해 두해 보내다 보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누구나 두려워하고 맞닥뜨리기 싫은 것이 죽음이다. 게으른 자는 죽음을 피해 갈 수 없다. 태어남을 뛰어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태어남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이 할 수밖에 없다.

 

게으른 자들은 막행막식하는 자들이다. 내일이 없는 자들이다. 그래서 악하고 불건전 일도 서슴없이 한다. 모두 즐기기 위해서이다. 이런 행위는 미래의 새로운 태어남을 유발하고 만다. 행위는 반드시 과보를 수반하므로 업으로서 태어난다.

 

태어남은 죽음을 전제로 한다. 이전에 내가 죽어야 새로운 태어남이 있다. 게으른 자들의 삶은 무기력, 권태, 막행막식의 악하고 불건전한 삶이므로 필연적으로 다시 태어남을 유발하고 만다. 대게 축생과 같은 악처에 태어난다.

 

게으른 자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악처에 태어날 운명의 죽음이다. 아니 게으른 자들은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다.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 게으른 자들은 좀비와 같은 자들이다.

 

부지런한 자가 있다. 늘 깨어 있는 자이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자이다. 베고프면 밥을 먹지만 밥먹줄 아는 자이다. 졸리면 잠을 자지만 잠을 자는 줄 아는 자이다. 술을 마셔도, 재잘재잘 하여도 자신이 뭐하고 있는지 아는 자이다.

 

부지런한자에게 무기력이나 나태, 참을 수 없는 권태가 있을 수 없다. 항상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심심하지 않다. 행복한 밥상을 받아도 행복한 것이라 알면 그뿐이다. 눈으로, 귀로 들어도 본 줄 알고 들을 줄 안다. 그런 것인 줄 안다. 그러려니 한다.

 

부지런한자는 살아있는 자이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늘 알고 있기에 항상 지금 여기에 머물러 있는 자이다. 항상 지금 여기에 마음이 죽 머물러 있다면 결코 죽지 않는다. 지금 여기에 사는 사람에게 죽음이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 항상 깨어 있는 자, 부지런한 자는 죽지 않는다.

 

태양이 떠 오를 때 전조가 있다. 그것은 새벽이다. 해가 떠 오르기 전에 새벽이 먼저 온다. 새벽은 부지런함과 동의어이다. 불사는 부지런함에서 온다. 부지런함은 죽지 않음의 전조이다.

 

부지런한 자는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난다. 새벽형 인간, 얼리버드형 인간이다. 부지런한 자는 계행을 잘 지키는 자이다. 그리고 팔정도의 길을 가는 자이다. 부지런한 자는 결코 죽지 않는다. 부지런한자는 살아 있는 자이다.

 

게으른 자들은 해가 뜬 후 일어난다. 게으른 자들에게 새벽은 없다. 게으른 자들에게 계행은 없다. 막행막식만 있을 뿐이다. 게으른 자들은 마음이 이미 지나간 과거에 가 있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현재에 살고 있는 자들이 아니다. 게으른 자들은 이미 죽은 자들이다. 게으른 자들은 좀비같은 자들이다.

 

 

부지런함은 생명의 길이요

게으름은 죽음의 길이다.

부지런한 사람은 죽지 않지만

게으른 사람은 죽은것과 마찬가지다.”(Dhp21)

 

 

2015-05-2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