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듯 있는 님
호불호(好不好)가 뚜렷한 사람이 있다.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 있다.
한번 좋으면 무지하게 좋아하고
한번 미우면 죽어라 미워한다.
자아의식과 자만에 가득 찬 사람이다.
호불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나에게 잘 해 주면 우호적이고
못해주면 적대적이다.
순간의 기분에 따라 좋아하고
미워함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사람이 있다.
공기 같은 사람, 물과 같은 사람이다.
창 밖의 저 새는 없는 듯 하지만
나름대로 새끼치며 살아간다.
저 사람은 없는 듯 하지만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고 있다.
있는 듯 없는 듯한 님이 있다.
호불호에서 자유로운 님이다.
대상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는 물과 같은 님,
있는 듯 없는 듯 공기와 같은 님이다.
천한 행위를 하면 천한 사람이 된다.
고귀한 행위를 하면 고귀한 사람이 된다.
자아와 자만에서 자유로운 님,
없는 듯 있는 그 님을 거룩한 님이라 부른다.
2015-07-17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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