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없는 듯 있는 님

담마다사 이병욱 2015. 7. 17. 09:11

 

없는 듯 있는 님

 

 

 

 

 

호불호(好不好)가 뚜렷한 사람이 있다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 있다.

한번 좋으면 무지하게 좋아하고

한번 미우면 죽어라 미워한다.

자아의식과 자만에 가득 찬 사람이다.

 

호불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나에게 잘 해 주면 우호적이고

못해주면 적대적이다.

순간의 기분에 따라 좋아하고

미워함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사람이 있다.

공기 같은 사람, 물과 같은 사람이다.

창 밖의 저 새는 없는 듯 하지만

나름대로 새끼치며 살아간다.

저 사람은 없는 듯 하지만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고 있다.

 

있는 듯 없는 듯한 님이 있다.

호불호에서 자유로운 님이다.

대상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는 물과 같은 님,

있는 듯 없는 듯 공기와 같은 님이다.

 

천한 행위를 하면 천한 사람이 된다.

고귀한 행위를 하면 고귀한 사람이 된다

자아와 자만에서 자유로운 님,

없는 듯 있는 그 님을 거룩한 님이라 부른다.

 

 

2015-07-1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