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사계, 삼년만에 다시 핀 난꽃
오래 전 지인으로 부터 난(蘭)를 선물 받았다. 이름하여 ‘관음사계’라 한다. 물은 7일에 한번 주라고 난의 이름과 함께 쓰여 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요즘 난꽃이 활짝 피었다.
난을 선물 받은 것은 음악씨디를 주었기 때문이다. 2008년 부터 불교음악씨디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때로 고객들에게 주기도 한다. 심지어 건물 청소하는 사람이나 택배기사에게 주기도 한다.
인연 있는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기쁜 마음으로 주었을 때 이처럼 기분 좋은 것이 없다. 받는 사람도 기분 좋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베풀고 나누고 보시하는 즐거움, 이 보다 더한 것이 없다.
음악씨디를 받은 지인은 감사의 표시로 난을 선물했다. 값비싼 난을 받으니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기분이었다. 어떤 대가를 바라고 선물한 것은 아니었지만 받고 보니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양이다.
난을 정성스럽게 잘 키우고 있다. 죽이지 않고 키우는 비법이 있다. 7일에 한번 물을 줄 때 물만 뿌려 주는 것은 아니다. 대야에 물을 가득 담고 하루밤 담구어 놓는 것이다. 마침내 삼년만에 다시 난꽃을 보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거든 보시를 해야 한다. 단지 자애의 마음을 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백번 자애의 마음을 내는 것 보다 한번 선물한 것만 못하다. 아무리 원한 맺힌 자라도 직접 만나서 보시하면 누그러지게 마련이다.
“보시는 조어되지 않은 사람을 조어하고
보시는 모든 이로움을 성취시킨다.
보시와 상냥한 말씨를 통해 시주자는 편해지고
시물을 받는 자는 머리를 숙인다.”(vsm)
2015-07-28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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