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여 떠나면 사라지고
생계를 유지 하려면 일을 해야 한다. 월급생활자라면 소속된 회사나 단체, 기관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 때로 싫은 일도 해야 하고 손에 피를 묻히는 일도 해야 한다. 모두 먹고 살기 위한 방편이다.
세상에 좋아서 하는 일은 드물다.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 일이다. 일에는 강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졌을 때 물불 가리지 않는다.
광고문구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말이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다름아닌 보상심리이다. 학생이 시험이 끝나면 해방감을 느껴 나이트클럽에서 밤을 세는 것과 같다. 추수가 끝난 농민들이 한판축제를 벌이는 것도 보상심리와 관련이 있다.
EBS에서 방영되는 ‘극한직업’이 있다. 석탄을 캐는 광부들의 하루일과가 끝났다. 샤워를 끝낸 그들은 삼겹살에 소주로 파티를 했다. 일없이 게으른 자들이 마시는 소주와 매우 대조적이다.
일에 대한 보상심리는 대게 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뜻한다.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고된 노동일수록 그렇다. 대게 먹고 마시는 것으로 표출된다.
현실을 살아가는 가장은 어깨가 무겁다. 등에 짊어진 짐이 너무 무거워 휘청거릴 정도이다. 하루 고된 일과가 끝나면 보상심리가 발동된다. 이때 알아차려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늘 그렇듯이 일이 벌어지고 난 다음 후회한다.
이 세상에 즐겁게 일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 세상을 즐겁게 사는 사람 역시 드물다. 일하기 싫어도 생계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 살기 싫어도 내가 지고 있는 등짐이 너무 무겁기에 살아 가야 한다. 이제 일에 지치고 삶에 지쳐 저 멀리 마음의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
Nibbindaṃ virajjati,
virāgā vimuccati,
vimuttasmiṃ
“싫어하여 떠나면 사라지고,
사라지면 해탈한다.”
2015-08-05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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