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마음 미인대회를 연다면

담마다사 이병욱 2015. 8. 10. 10:20

 

마음 미인대회를 연다면

 

 

 

 

 

 

갖가지 형상의 사람들을 본다. 얼굴이 넓적한 사람, 동그란 사람, 홀쭉한 사람 등 생긴 모습이 매우 다양하다. 생김새가 다양하듯 성격 또한 모두 다르다.

 

욕심 많게 생긴 사람이 있다. 대체로 욕심이 많은 편이다. 심술 궂게 생긴 사람이 있다. 얼굴에 심술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 같다. 대체로 심술 궂다. 성내는 형상을 가진 사람이 있다. 대체로 성미가 급해서 말 보다 행동이 앞선다. 그래서 생긴 대로 논다고 하는가 보다.

 

미인대회에서

 

미인대회에서는 얼굴 생긴 모습으로 선발한다.   얼굴이 잘 생기면 선발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대부분 20세 안팍이다. 나이 들었거나 결혼한 경우는 드물다. 그것도 외모만 보는 것이 아니다. 내면의 아름다움도 심사 대상이다. 그래서일까 진, , 미 세 개로 구분하여 시상한다.

 

미인대회에서 적어도 외모보다 착함을 우선으로 한다. 착함보다는 진실이다. 그래서 진, , 미 순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얼마나 착한지 얼마나 진실한지 알 수 없다. 함께 살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결국 판단 기준은 외모이다. 얼마나 예쁜가로 진선미의 순위가 결정 나는 것이다.

 

마음 미인대회를 연다면

 

미인대회는 외모가 주요한 판단기준이다. 드러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판단할 기준은 없을까?

 

아비담마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을 52가지로 분류 하였다. 이를 빠알리어로쩨따시까(cetacika)’라 한다. 한자어로는 심소(心所)’ 또는 마음부수라 한다. 일부에서는 마음의 작용또는 마음요소라고도 한다.

 

인간의 마음을 52가지로 분류 해 놓았다는 것은 대단하다. 그것도 마음의 성질을 분석하여 고유의 기능을 갖고 있음을 밝혀 내었다. 예를 들면 탐욕의 경우 거머쥐려는 성향이 있고 성냄은 밀쳐 내려 한다. 그래서 한 순간에 탐욕과 성냄은 절대로 양립할 수 없다.

 

마음의 미인대회를 연다면 어떨까? 당연히 선한 마음은 미인이고 불선한 마음은 탈락일 것이다무탐, 무진, 무치의 마음은 --의 반열에 든다. 반면 탐욕, 성냄, 어리석음은 --에 해당된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아름답다. 늘 알아차리는 사람 역시 아름답다.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아는 사람, 바른 말 하는 사람, 바른 행위를 하는 사람, 바른 생계를 하는 사람은 미인이다. 상대방이 고통에서 벗어 나기를 바라는 연민의 마음을 가진 사람은 아름답다. 상대방의 성공과 번영에 대하여 자기 일처럼 함께 기뻐해 주는 사람 역시 미인이다.

 

탐욕과 사견과 자만으로 사는 자가 있다. 분노와 질투와 인색과 후회로 사는 사람이 있다. 해태와 혼침, 그리고 의심으로 가득 찬 사람이 있다. 마음의 미인대회를 하면 모두 탈락할 자들이다. 아무리 예뻐도 심술이 덕지덕지 붙었다면 아귀와 같다. 이 세상의 절세미녀도 분노하는 모습을 보면 악마가 따로 없다.

 

미인대회를 하면 외모로 등급을 정한다. 마음의 미인대회를 하면 52가지 마음부수로 등급을 정할 수 있다. 선한 마음을 가진 자는 진선미로, 불선한 마음을 가진 자는 위악추로 정할 수 있다. 물론 이분법이다.

 

업이 뭇 삶들을 차별한다

 

외모가 다양하듯이 성향 또한 다양하다. 왜 이런 차별이 생겼을까? 그것은 업의 작용이다. 이전에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은 행위에 대한 과보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업이 뭇 삶들을 차별하여 천하고 귀한 상태가 생겨납니다. (M135)”라 하였다.

 

부처님은 업에 따른 차별을 인정하였다. 이렇게 차별화 되다 보니 가르침을 받아 들이는 것도 다르다. 이는 상윳따니까야 청원의 경을 보면 알 수 있다. 사함빠띠 브라흐마가 간청하자 부처님은 뭇삶에 대한 자비심으로 다음과 같이 세상을 내다 보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깨달은 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조금 밖에 오염되지 않은 뭇삶, 많이 오염된 뭇삶, 예리한 감각능력을 지닌 뭇삶, 둔한 감각능력을 지닌 뭇삶, 아름다운 모습의 뭇삶, 추한 모습의 뭇삶, 가르치기 쉬운 뭇삶, 가르치기 어려운 뭇삶, 그리고 내세와 죄악을 두려워하는 무리의 뭇삶들을 보았다.

 

마치 청련화, 홍련화, 백련화의 연못에서 어떤 무리의 청련화, 홍련화, 백련화는 물 속에서 생겨나 물 속에서 자라서 물 속에서 나오지 않고 수중에 잠겨 자라고, 어떤 무리의 청련화, 홍련화, 백련화는 물 속에서 생겨나 물 속에서 자라서 수면에까지 나와 있으며, 어떤 무리의 청련화, 홍련화, 백련화는 물 속에서 생겨나 물 속에서 자라서 수면을 벗어나 물에 젖지 않는 것처럼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깨달은 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조금밖에 오염되지 않은 뭇삶, 많이 오염된 뭇삶, 예리한 감각능력을 지닌 뭇삶, 둔한 감각능력을 지닌 뭇삶, 아름다운 모습의 뭇삶, 추한 모습의 뭇삶, 가르치기 쉬운 뭇삶, 가르치기 어려운 뭇삶, 그리고 내세와 죄악을 두려워하는 무리의 뭇삶들을 보았다. (S6.1)

 

 

 

 

 

 

부처님은 차별화 된 세상을 보았다. 이를 연꽃으로 비유 하였다. 수면을 중심으로 하여 수면 위로 나온 연꽃이 있는가 하면 수면 아래서 자라는 연꽃도 있고, 수면에 걸쳐 있는 연꽃도 있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성향도 다양하다.

 

경에서  “아름다운 모습의 뭇삶, 추한 모습의 뭇삶이라 하였다. 곧이 곧대로 해석한다면 미녀와 추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마음에도 아름다운 마음과 해로운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는 마음 씀씀이로 파악할 수 있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살아가는 자는 추한 모습의 뭇삶이 될 것이다. 반면 무탐, 무진, 무치로 살아 간다면 아름다운 모습의 뭇삶이 될 것이다.

 

수련을 보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두 알아 들을 수 없다. 그래서 사함빠띠는 알아듣는 자가 반드시 있으리니, 세존께서는 가르침을 설하여 주소서.”(S6.1) 라 하였다. 알아 듣는 사람이란 덜 오염된 뭇삶을 말한다. 부처님 가르침이 아무리 훌륭해도 받아 드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 인 것이다.

 

서울 대공원 동물원 내 연지에 연꽃이 피었다. 물에서 자라는 수련이다. 수련을 보니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고 핀 연꽃도 있다. 수면에 걸쳐 있는 것도 있다. 각자 자신이 지은 업대로 산다.

 

 

 

 

 

 

2015-08-0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