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여기는 거룩한 곳, 신을 벗어라”통도사 금강계단

담마다사 이병욱 2015. 8. 29. 13:38

 

여기는 거룩한 곳, 신을 벗어라통도사 금강계단

 

 

통도사 오랜만에 가 보았다. 망해사 주지 지원스님이 손수 봉고차 운전기사가 되어 통도사에 일행을 실어다 주었다. 영축산을 중심으로 하여 동쪽에 망해사가 있고 서쪽에 통도사가 있으니 두 사찰은 서로 영축산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그러나 통도사와 망해사는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언젠가 통도사에 가 보았다.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마 고등학교 수학여행이었을 것으로 생각 된다. 그 때 당시 산업단지 시찰 명목으로 울산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지나는 길에 통도사에 갔었을 것이다.

 

 

 

 

금강계단이 있는데

 

통도사에 도착 하였다. 통도사에 한번 왔었다는 기억만 있을 뿐 사실상 처음이나 다름 없다. 다만 불교TV 등에서 보았던 통도사는 매우 큰 절이다. 그런 통도사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금강계단이다.

 

 

 

 

 

 

우리나라 대찰은 나름대로 특징이 있다. 승보라 하면 송광사, 법보라면 해인사 하는 식이다. 여기 승보사찰로서 통도사라 한다. 그러나 가장 볼만한 것은 금강계단이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통도사 순례에서 종착지는 자연스럽게 금강계단이 되었다. 고색창연한 수 많은 전각들이 즐비하지만 사실상 금강계단을 보기 위하여 통도사에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도사 금강계단이 유명한 것은 부처님진신사리가 모셔져 진 것 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최초 통합계단이기 때문이다. 왜 금강계단이라 하였을까? 일반계단과 달리 통도사 금강계단은 한번 계를 얻으면 영원히 잃지 않는 것에서 유래 했다고 한다. 이는 금강이라는 말 자체에서 유래한다. 어느 것도 깨뜨릴 수 없는 것이 금강이다.

 

여기는 거룩한 곳, 신을 벗어라

 

금강계단에 들어 가려면 신발을 벗어야 한다. 흔히 성소에서 볼 수 있다. 인도의 경우 지성소라 하여 성전에 들어 갈 때 신발을 벗어야 한다. 지성소는 전세계 어디서든지 볼 수 있다.

 

이슬람사원에서도 들어 갈 때 신발을 벗어야 한다. 심지어 이슬람 사원에 들어 갈 때는 발을 씻는다. 모스크 주변에 수도꼭지 시설이 되어 있어서 손과 발을 씻어 몸과 마음을 청결히 하여 입장 한다. 그래서 여기는 거룩한 곳, 신을 벗어라라는 말이 있다.

 

지극히 성스런 장소, 지성소에서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금강계단에서도 신발을 벗어 신발주머니에 넣었다. 맨발이 아닌 양말을 신은 상태로 들어 갔다. 들어 가니 신심깊은 불자들은 탑돌이를 하고 있다.

 

 

 

 

 

삼국유사에도

 

금강계단 중앙에는 부도모양의 탑이 하나 서 있다. 이 부도탑을 중심으로 하여 사각형 모양의 석조 구조물이 설치 되어 있다. 그렇다면 금강계단은 언제 조성 되었을까?

 

삼국유사에 따르면 “선덕왕 때인 정관(貞觀)17년 계미에 자장율사가 (당에서) 가지고 온 부처님의 두골과 어금니와 불사리 100개와 부처님이 입으시던 금점이 있는 붉은 가사 한 벌이 있었는데, 그 사리를 삼분하여 일부분은 황룡사탑에 넣어두고 일부분은 대화사탑에, 또 일부분은 가사와 함께 통도사 계단에 두었으며, 기타는 소재가 분명치 않다” 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통도사 금강계단에는 부처님 부처님 두개골과 어금니 등 사리가 보존 되어 있음에 틀림 없다. 이는 삼국유사에도 나오는 역사적 사실이다.

 

 

 

 

 

 

요즘 왠만한 절에서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스리랑카 등 남방불교 국가에서 가져 온 것이라 한다. 과연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부처님 진신사리라면 반드시 석가모니 부처님만을 의미 하지 않을 수 있다. 깨달은 자에 대하여 모두 부처로 본다면 진신사리탑은 깨달은 자의 탑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실존하였던 석가모니 부처님 진신사리는 매우 희유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다는 부처님정골사리

 

부처님 진신사리와 관련하여 몇 해 전 중국에서 대규모 행사가 있었다. 이른바 부처님 정골사리라 한다. 이와 관련하여 3 세계불교논단(포럼) ‘부처님 정골사리(頂骨舍利)(2012-04-28)’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대체 어떤 내용일까?

 

2012년 세계불교포럼이 홍콩에서 개최 되었다. ‘중국굴기라는 말이 있듯이 중국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굴기 하고 있다. 불교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화려 하였던 불교문화를 복원하기 위하여 국가적으로 불교를 육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서 부처님 정골사리 이운식에 대한 행사가 대대적으로 있었다. 그렇다면 부처님 정골사리는 어떻게 발견 되었을까? 전하는 뉴스에 따르면 매우 극적이다.

 

중국성주일보 2012 4 25일자 기사에 따르면 부처님 정골사리는 우연하게 발견 되었다고 한다. 원래 부처님 사리는 1괴의 두정골(頭頂骨, 4과 의 아치(牙齒), 2괴의 견골(肩骨), 1절중지지골을 포함하여 84천과의 사리가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두정골 1괴가 중국에서 발견 되었다 (是世界上惟一的佛頂骨舍利) 고 전한다.

 

 이와 같이 세계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정골사리가 발견된 경위는 남경에 있는 절  ‘대보엔사(大報恩寺)’에서 땅파기를 하던 중이라 한다. 그 터는 이미 폐허가 된 절터로서 송왕조 시대의 ‘창간사( Changgan Temple, 長干寺)’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절터의 지하궁전(地宮)에서 고고학적 발굴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하여 한문으로 된 기사에서는 ‘의외발현(意外發現)’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때가 2008 4월이다.

 

동년 11월 불정골사리의 칠보아육왕탑(佛頂骨舍利的七寶阿育王塔)이라는 탑이 지하 궁전에서 출토 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2010년 국내외 108명의 고승대덕들이 견증(見證)하였고, 이는 천년전 남경 누하사(南京棲霞寺)에 매몰 되었던 것이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다는 부처님정골사리는 어떤 모습일까? 놀랍게도 중국에서는 일반에게 공개 하였다. 동영상을 캡쳐 한 것을 보면 다음 사진과 같다.

 

 

 

 

 

 

불상 보다 불탑

 

통도사 금강계단에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그것도 두골과 어금니와 불사리에 대한 것이다. 삼국유사에 기록 되어 있으므로 사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불사리에 대한 숭배는 신도들에게 매우 각별하다. 금강계단이 바라 보이는 전각에는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툭 터진 창문을 달아 놓았을 정도이다.

 

 

 

 

 

 

 

절에 가면 불상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부처님 사후 약 500년 간은 불상이 없었다. 이른바 무불상 시대 500년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 불자들은 무엇을 숭배하였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불탑이다. 부처님의 사리가 들어 있는 불탑을 숭배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불상 보다 불탑이다.

 

 

 

 

 

 

 

불자들은 절에 가면 불상에 참배 한다. 대게 삼배 하며 예를 표한다. 신심 깊은 불자는 구배를 하기도 한다. 불법승 삼보에 대하여 삼배를 하고, 여기에 세 번 더하여 구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불탑이 더 성스런 곳이다. 부처님 사리가 모셔져 있는 불탑을 숭배하였다. 무불상시대 오백년 동안 그랬다.

 

최상의 공양은?

 

신심 있는 불자들은 절에 가면 기도를 올린다. 예전에는 불공 드린다고 하였다. 대부분 자신과 가족에 대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상의 공양은 어떤 것일까? 시주를 많이 하는 것일까? 디가니까야 대반열반경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세존]

그러나 아난다여, 이러한 것으로 여래가 존경받고 존중받고 경배받고 예경받고 숭배받는 것이 아니다. 아난다여, 수행자나 수행녀나 남녀 재가신자가 가르침을 여법하게 실천하고 올바로 실천하고, 원리에 따라 행한다면, 그것이 최상의 공양으로 여래를 존경하고 존중하고 경배하고 예경하고 숭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다여, 그대들은 ‘우리는 가르침을 여법하게 실천하고, 올바로 실천하고, 원리에 따라 행하리라.’라고 배워야 한다. (D16)

 

 

 

 

 

 

사람들은 불상에 절을 하고 불탑 주변을 돌며 각자 소원을 빈다. 그리고 공양물을 올려 놓고 자신과 가족의 건강, 학업, 사업 등이 성취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부처님은 그런 공양은 진정한 공양이 아니라 하였다. 부처님이 말씀 하신 진정한 최상의 공양은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행자나 수행녀나 남녀 재가신자가 가르침을 여법하게 실천하고 올바로 실천하고, 원리에 따라 행한다면, 그것이 최상의 공양으로 여래를 존경하고 존중하고 경배하고 예경하고 숭배하는 것이다.”라고 말씀 하셨다.

 

 

2015-08-2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