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인 찾는 무상사, 관음스쿨(Kwan Um School of Zen)의 위력은?
수행자는 수행과 관련된 이야기만 해야 한다. 재가에서 수행을 해도 수행자이다. 재가의 삶을 산다고 하여 일반사람들처럼 먹고 마시며 떠든다면 수행자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수행자는 어떤 말을 해야 하는가? 가르침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된다. 여기서 가르침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하며 ‘담마(Dhamma)’라 한다. 담마는 진리, 가르침, 법 등으로 번역된다.
가르침을 듣고 논의 하는 것
부처님도 가르침에 대하여 논의 하는 것에 대하여 장려 하였다. 그 외에는 침묵하라고 하였다. 침묵하라고 하여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명상주제를 정하여 명상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하여 ‘고귀한 침묵(ariyo tuṇhībhāvo)’이라 하였다.
수행자가 말을 할 때는 담마에 대하여 말해야 한다. 그래서 숫따니빠따 ‘망갈라경’에서도 “때 맞추어 가르침을 듣는다.(Kālena dhammasavaṇaṃ: stn265)”라 하여 늘 배워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수행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논의한다.( Kālena dhammasākacchā, stn266)”라 하여 진리에 대하여 토론할 것을 요청하였다.
가르침(Dhamma)에 대하여 ‘듣는 것(savaṇaṃ)’과 ‘토론하는 것(sākacchā)’은 자신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아무리 재가의 삶이 바쁘다고 하지만 ‘적당한 때(Kālena)’에 가르침을 배우고 토론하는 것은 부처님도 장려 하였다. 그래서 ‘망갈라경(Sn2.4)’에 따르면 “때에 맞추어 가르침을 듣는 것”과 “수행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서로 논의하는 것”에 대하여 더 없는 축복이라 하였다.
어느 수행자를 만났는데
어느 수행자를 만났다. 오랫동안 한 수행했다고 소문난 수행자이다. 스님들과 안거를 함께 보낼 정도로 오랫동안 수행경력이 있는 법우님은 한눈에 보기에도 일반사람들과 달라 보였다. 그것은 외모에서도 나타나고 내면의 향기로도 느껴진다. 무엇 보다 청정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청정한 사람에게는 청정한 기운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는 수행을 오랫동안 한 사람에게 보이는 깊고 그윽한 맛이다.
법우님과 점심식사를 하고 사무실에서 차를 마셨다. 지난번 준비한 차도구를 써 먹게 되었다. 이른바 ‘차담’을 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오로지 커피만 마셨다. 그것도 프림과 설탕이 잔뜩 들어간 봉지커피였다. 스피드시대에 봉지커피 만한 것이 없다. 물을 부어서 몇 번 휘저으면 끝나는 것이다. 그러나 대외활동을 하다 보니 교계에는 차 문화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귀한 사람이 오면 차대접을 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에 자극받아 부족하지만 차도구를 갖추었다. 다만 아직 좋은 차가 준비 되지 않아 부족하나마 연잎차로 하였다.
뛰어난 한사람으로 인하여
법우님과 여러 시간 많은 대화를 하였다. 이러 저러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 중에 공동체생활에 대하여 공감하는 바가 컸다. 법우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수행공동체에서 생활 하다 보면 수승한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함께 생활하다 보면 모두 그 사람을 따라가게 됩니다. 그 사람처럼 됩니다.”
이 말에 참으로 공감하였다. 셋이서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한명은 배울점이 있다고 하였다. 수행공동체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생활하다 보면 뛰어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 사람을 본받게 될 것이다. 그 사람처럼 되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뛰어난 한 사람이 조직에 있게 됨에 따라 모두 그 사람처럼 따라 되는 것이다. 아마 이것이 공동체 생활의 가장 큰 이점이라 본다.
함께 모여 살면
부처님 당시 부터 수행자들은 모여 살았다. 대중생활을 한 것이다. 이렇게 대중생활을 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점은 모두를 향상으로 이끌 것이라는 점이다.
함께 생활 하다 보면 계율을 지켜야 한다. 혼자 사는 것과 다르다. 혼자 살면 멋대로 살 것이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 있으면 눕고 싶고, 누워 있으면 졸릴 것이다. 또 누워 있으면 온갖 잡생각이 일어날 것이고 음심도 치성할 것이다. 그러나 대중생활을 하면 모두를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살 수 없다.
공동체에서는 규칙을 따라야 한다. 계율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상가에서는 매달 보름날 학습계율을 외운다. 또 안거가 끝나면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고백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포살과 자자를 하였을 때 공동체생활은 청정해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수행공동체 생활의 첫번째 이점이라 본다.
감자의 비유
공동체 생활의 두번째 장점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된 대로 배울만한 사람을 따라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 중에 반드시 자신 보다 나은 사람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을 롤모델로 삼는 것이다. 그 사람이 도반이 될 수도 있고 스승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그 사람 같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법우님은 감자의 비유를 들었다.
감자의 비유는 무엇일까? 법우님에 따르면 숭산스님이 한 말을 인용하여 ‘감자가 있으면 바구니에 넣고 씼는 것이 훨씬 낫다’라고 하였다. 왜 그럴까? 바구니에 있는 감자를 물로 씻을 때 서로 부딪침에 따라 서로가 서로를 씻겨 주기 때문이라 한다. 참으로 이 말에 공감한다.
전세계 숭산스쿨은 얼마나 될까?
숭산스님은 미국에서 아이비리그의 젊은 대학생들에게 공동체 생활을 하게 했다고 한다. 집을 하나 얻어서 공동으로 생활 하게 한 것이다. 함께 자고 먹고 함께 수행하는 것이다. 이런 공동체수행방식이 ‘숭산스쿨’이이라는 이름으로 퍼져서 전세계에 수도 없이 많다고 하였다. 정식명칭은 ‘관음스쿨(Kwan Um School of Zen)’이다.
숭산스님은 입적 하였지만 상좌, 또는 손상좌 되는 외국인 수행자가 끊임 없이 배출 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스스로 수행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하는데 마치 자가 분열하는 것처럼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관음스쿨 홈페이지를 보면 수 도 없이 많다. 미국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1. 미국의 관음스쿨
1) Alaska
2) Arizona
3) Arkansas
4) California
5) Connecticut
6) Delaware
7) Florida
8) Illinois
9) Indiana
10) Kansas
11) Maine
12) Massachusetts
13) New Mexico
14) Nevada
15) New York
Chogye International Zen Center of New York
Three Treasures Zen Center of oneonta
16) Oklahoma
17) Pennsylvania
18) Rhode Island
19) Washington
20) Wisconsin
미국의 경우 20개 주에 걸쳐 34곳에 숭산스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럽은 어떨까? 홈페이지에 있는 사이트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2. 유럽의 관음스쿨
1) Austria
2) Belgium
3) Czech Republic
Olomouc Zen Group
Email: olomouc@kwanumzen.cz
Tel.: +420 603 449 959 (Petr Klásek)
4) France
5) Germany
7) Great Britain
8) Hungary
9) Israel
10) Latvia
11) Lithuania
Kaunas Zen Center
Email: 108tomas@gmail.com
Tel.: +370 601 56350 / +370 698 29299
Klaipeda Zen Group
Email: jaunatis@gmail.com
Tel.: +370 600 00370 (Linas Svirinas)
Sakiai Zen Center
Email: smirnovas.vytautas@gmail.com
Tel.: +370 686 56392 (Vytautas Smirnovas)
Vilnius Zen Center
Email: songji108@gmail.com
Tel.: +370 675 16008 (Modestas Kazlauskas)
12) Poland
Płock Zen Group
Email: alap7@gazeta.pl
Tel. +48 607 317 084
Toruń Zen Group
Email: torunskagrupazen@gmail.com
Tel. +48 609 69 60 60
Walbrzych Zen Group
Email: walbrzych@zen.pl
Tel.: +48 502308996 – Marek / +48 511968917- Grażyna
13) Russia
Rostov Zen Group
Email: poephaeng@gmail.com
Tel. +7 904 504 2111 (Leonid Kosmynin)
Saint Petersburg Zen Center
Email: contact@kwanumzen.ru
14) Slovakia
15) Spain
이외에도 전세계적으로 수 많은 숭산스쿨이 있다. 유럽에도 수십군데의 숭산스쿨이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폴란드가 유독 많다. 이는 숭산스님의 제자 중에 폴란드 출신의 활약이 컸기 때문이라 한다.
전세계인 찾는 무상사
해외 숭산스님의 제자들은 해마다 안거철이 되면 한국을 찾는 다고 한다. 세종시에 있는 외국인 스님들을 위한 ‘무상사’를 말한다. 무상사는 숭산스님이 살아 계실 때 전세계 수행자를 위하여 만든 일종의 집중수행처 개념이다.
해마다 안거철만 되면 무상사에는 전세계에 찾아 오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사용언어가 20개에 달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공통언어는 영어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이야기는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전세계인이 찾는 다는 것은 전세계에 퍼져 있는 숭산스쿨의 위력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렇게 공동체 생활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공동체생활을 하여 얻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함께 생활함에 따라 분명하게 뛰어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을 본보기로 하여 그 사람과 같아 지려 할 것이다. 마치 감자바구니에서 감자가 서로 부딪쳐 씻겨 가는 것과 같다. 이것이 수행공동체 생활의 가장 큰 이점일 것이다.
시군구에 하나 정도는
수행자를 만나서 법에 대하여 논의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오랜 만에 만난 수행자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 나누었다. 분명한 사실은 수행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숭산스님이 그랬던 것처럼 각 지역마다 수행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수행공동체는 동네에 하나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시군구에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 숭산스쿨은 전세계에 걸쳐서 수도 없이 많은데 한국에서 시군구에 수행공동체 하나 곳곳에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재가자들끼리 서로 수행하는 수행공동체를 말한다.
출가자가 자꾸 줄어 두 자리 숫자에 이른 요즘 뛰어난 재가자의 지도가 필요하다. 수행과 지혜를 갖춘 자가 많이 나와서 각 지역에 수 많은 수행공동체를 만든다면 요즘 말하는 승가의 문제점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스님보다 더 수행자 다운 재가수행자가 많아 졌을 때 자연스럽게 정화 될 것이다.
지금은 수행의 시대이다. 숭산스님이 재가자 위주의 수행공동체를 만들어 성공 하였듯이 한국에서도 재가자 위주의 수행공동체를 건립할 필요가 있다. 시군구에 하나씩 있는 수행공동체를 꿈꾸어 본다.
2015-09-11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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