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불선심(不善心)을 조장하는 연금귀족의 철밥통

담마다사 이병욱 2015. 9. 13. 08:02

 

불선심(不善心)을 조장하는 연금귀족의 철밥통

 

 

 

 

 

 

사람들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분노한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연금이다. 최근 모임에서 어느 교사출신의 연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전하는 이에 따르면 그녀는 한달 연금수령액이 삼백만원 가까이 된다고 하였다. 교사로서 정년퇴임하여 받는 연금치고는 지나치게 많다고 느껴졌다.

 

요즘 같이 갈수록 삶의 질이 악화 되고 있는 시대에 고액연금자의 이야기를 접하면 위화감이 앞선다. 그런데 그것 만이 아니다. 그녀는 나라에서 이것저것 받는 것까지 합 하면 더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의료보험비를 전혀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딸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딸의 직장에 대한 혜택을 본 것이다.

 

교사나 군인, 공무원 등 국가로부터 혜택 받는 고액연금자들이 많다. 대부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종종 전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들은 딴나라에 사는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확실히 다르게 살고 있다.

 

어느 교육자 부부가 있다. 남자는 교수로 정년퇴임 하였고 여자는 교사로 정년퇴임 하였다. 이 부부를 안 것은 2013년 실크로드여행 때이다.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큰 비용이 들어가는 여행이었지만 성지순례개념으로 큰 마음 먹고 한 여행이었다. 거기서 그 부부를 만났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분기마다 해외여행 다님을 알 수 있었다. 무슨 돈이 있어서 그렇게 여행만 다니는 것일까? 전해 들은 말에 따르면 한 달에 약 칠백만원 가량 들어 온다고 한다. 입는 것이나 먹는 것 등에 있어서 똑같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든든한 백이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의 최대 고민은 무엇일까? 아마 미래에 대한 불안일 것이다. 앞날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불안이 생겨난다. 미래를 살아 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자 한다. 그래서 한푼 이라도 모으고자 한다. 모두 안락한 노후를 위해서이다.

 

미래를 대비 하는 사람들은 투기도 불사한다. 때로 로또에 맞는 허황된 꿈을 꾸기도 한다. 그러나 현시대에 진정한 로또는 공무원연금일 것이다. 늙어 죽을 때까지 걱정 없이 살게 해주고, 유산개념으로 유족에게 물려 줄 수 있고, 철마다 해외여행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공무원연금이야말로 진정한 로또라 볼 수 있다. 연금혜택자야 말로 로또당첨자인 것이다. 그들을 연금귀족이라 부른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있었다. 그러나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시늉만 내고 말 것으로 보았다. 예상은 들어 맞았다. 철밥통을 깨지 못한 것이다. 왜 그럴까? 법을 만들고 시행하고 혜택을 받은 자들이 공무원 그들 자신들이기 때문이다.

 

고액연금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이 사회가 정의롭지 않고 불공정한 사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과도한 혜택에 기인한다. 적게 타고 많이 받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또한 국민연금과 비교 되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이야기만 나오면 불선심(不善心)이 자극된다. 그것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과도한 혜택을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공무원 연금에 대하여 좋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들이 타가는 연금액을 알게 되면 분개한다.

 

공무원들이 과도한 연금을 타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아마 과도한 욕심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혜택 받는 자들의 과욕이 오늘날 고액연금자를 양산하게 되었다고 본다. 그런 철밥통은 국가가 망하기 전까지는 깨지지 않을 것이다.

 

오계가 있다. 그 중에 불투도가 있다. 단순하게 말하면 도둑질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주지 않는 것을 취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과도한 이익을 취하는 것도 도둑질에 해당된다. 불법과 탈법으로 이익을 취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개념으로 본다면 불로소득도 도둑질에 해당된다. 큰 불로소득은 큰 도둑질로 볼 수 있다.

 

어느 누구도 도둑질에서 자유롭지 않다. 반드시 물건을 훔쳐야 도둑질이 아니다.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은 모두 도둑질이다. 과도한 이익을 취하는 것, 노동하지 않고 소득을 챙기는 것, 심지어 편안하고 안락하게 사는 것 자체도 도둑질 개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비난 받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이마의 땀팔뚝의 힘으로 살아 가는 사람들이다. 노동으로 살아 가는 사람들의 삶이 가장 떳떳하고 당당한 것이다.

 

주변에도 공무원들이 많다. 가족 중에도 있을 수 있고, 친구나 친척중에도 교사, 군인, 공무원 등 국가로부터 혜택받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같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삶의 질에 있어서는 딴나라 사람들이다. 무엇 보다 염려스런 것은 불선심이다. 그들의 혜택을 접하고 시기와 질투, 그리고 분노와 같은 불선심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불선심이 일어나게 만드는 사회는 불공정한 사회이다. 그리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이다.

 

 

2015-09-1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