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청련(웁빨라) 홍련(빠두마) 백련(뿐다리까) 중에 으뜸은?

담마다사 이병욱 2015. 9. 17. 11:34

 

청련(웁빨라) 홍련(빠두마) 백련(뿐다리까) 중에 으뜸은?

 

 

오랜 만에 조계사에 갔다. 아는 스님이 상경했다고 하여 점심 무렵에 한번 보자고 문자가 왔기 때문이다. 나무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전철을 탔다. 조계사에 도착하니 커다란 연꽃화분이 도량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미 철 지난 연꽃이라서 봉우리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 국화전시회를 앞두고 일 이주 후면 철거 될 것으로 본다.

 

청련(靑蓮)을 보고

 

연꽃화분이 가득한 조계사에서 눈길을 끄는 연꽃을 보았다. 그것은 수련이다. 조계사 경내에 가득한 연꽃과는 다른 종이다. 수련임에도 꽃 봉우리가 매우 크다. 이제까지 보았던 수련과는 또 다른 종이다. 커다란 수련중에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분명히 청색을 띠는 있는 청련이다. 그렇다고 하늘 색깔처럼 완전히 청색이 아니다. 약간 청색이 가미된 색깔이다. 이렇게 청색기운이 있는 청련을 보기는 처음이다.

 

 

 

 

수도권 최대연꽃단지 관곡지에 가면 연꽃을 마음껏 볼 수 있다. 해마다 7월말부터 8월에 연꽃을 테마로 하여 연꽃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그곳에서 청련을 볼 수 없었다. 산업용으로 재배하는 커다란 연꽃은 오로지 백련과 홍련 뿐이다. 관상용으로 보여 주기 위한 수련 연못에는 백련, 홍련, 자련 등이 있지만 청색을 띠는 연꽃을 보지 못하였다.

  

조계사 경내에 전시 되어 있는 수련은 관곡지의 수련 보다 훨씬 크다. 더구나 놀랍게도 청색이 약간 가미된 청련을 볼 수 있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청련을 보고서 카메라에 담아 두었다.

 

하느님의 청원에 대한 경(brahmāyācanasutta)’ (S6.1)에서

 

청련은 희귀하다. 백련, 홍련은 넘쳐 나지만 청련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경전에서는 청련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홍련, 백련과 더불어 청련에 대하여 언급된 내용 중의 하나는 다음과 같다.

 

 

마치 청련화, 홍련화, 백련화의 연못에서 어떤 무리의 청련화, 홍련화, 백련화는 물 속에서 생겨나 물 속에서 자라서 물 속에서 나오지 않고 수중에 잠겨 자라고, 어떤 무리의 청련화, 홍련화, 백련화는 물 속에서 생겨나 물 속에서 자라서 수면에까지 나와 있으며, 어떤 무리의 청련화, 홍련화, 백련화는 물 속에서 생겨나 물 속에서 자라서 수면을 벗어나 물에 젖지 않는 것처럼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깨달은 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조금밖에 오염되지 않은 뭇삶, 많이 오염된 뭇삶, 예리한 감각능력을 지닌 뭇삶, 둔한 감각능력을 지닌 뭇삶, 아름다운 모습의 뭇삶, 추한 모습의 뭇삶, 가르치기 쉬운 뭇삶, 가르치기 어려운 뭇삶, 그리고 내세와 죄악을 두려워하는 무리의 뭇삶들을 보았다.(S6.1, 전재성님역)

 

 

상윳따니까야 하느님의 청원에 대한 경(brahmāyācanasutta, S6.1)’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부처님이 깨달은 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보았을 때 갖가지 성향의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아셨다. 이를 연꽃으로 비유하였다. 여기서 청련화는 빠알리어로 웁빨라(uppalā)라 한다. 홍련은 빠두마(padumā)이고, 백련은 뿐다리까(puṇḍarīkā)라 한다.

 

수행자의 삶의 결실에 대한 경(samaññāphalasutta)’(D2)에서

 

웁빨라는 일곱종류의 연꽃 중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blue lotus’라 하여 청련 또는 청련화로 번역된다. 청련이 언급된 또 하나의 경이 있다. 디가니까야 수행자의 삶의 결실에 대한 경(D2)’이다. 경에서는 이렇게 표현 되어 있다.

 

 

[세존]

대왕이여, 예를 들어 청련이 핀 연못이나 홍련이 핀 연못이나, 백련이 핀 연못에서 청련이나 홍련이나 백련은 물 가운데서 생겨나고, 물 가운데서 성장하고, 물에서 나오지 않고, 물속에 잠겨 자라는데, 그것들의 꼭지에서 뿌리에 이르기까지 차가운 물이 스며들어 베어들게 되고 가득 채워지므로, 그 어떠한 청련이나 홍련이나 백련이라도 차가운 물로 채워지지 않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이 몸을 희열 없는 행복으로 스며들어 베어 들게 하고 가득 채움으로써, 그의 몸의 어느 곳도 희열 없는 행복으로 가득 차지 않은 곳이 없게 합니다. 대왕이여, 이것이 또 다른, 현세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수행자의 삶의 보다 뛰어나고 보다 탁월한 결실입니다.” (D2, 전재성님역)

 

 

부처님은 세 번째 선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희열이 사라진 뒤 행복에 대한 것이다. 평정하고 새김이 있는 행복한 삶에 대하여 세 번째 선정이라 하였다. 경에서는 청련, 홍련, 백련이 연못 가운데 생겨나고 성장하듯이, 마찬가지로 희열이 사라지고 행복만 남아 있는 세 번째 선정의 경지에 대하여 온 몸 두루두루 행복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비유의 큰 경(mahāpadasutta)’(D14)에서

 

청련, 백련, 홍련과 관련하여 디가니까야 비유의 큰 경(D14)’에 이런 구절이 있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마치 청련이나 홍련이나 백련이 많은 사람의 귀여움을 받고 사랑을 받듯, 왕자 비빳씬도 많은 사람의 귀여움을 받고 사랑을 받고 자랐다. 참으로 이 팔에서 저 팔로 안기며 사랑을 받았다.” (D14, 전재성님역)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과거에 출현 하였던 부처님들에 대하여 이야기 해 주고 있다. 그 중에 비빳신(Vipassin)붓다가 있다. 비빳신 붓다는 61겁 전에 출현하였다. 경전상에서는 과거칠불이라 하여 가장 먼저 언급된 부처님이다. 이 부처님의 전생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입태에서부터 열반에 이르기 까지 석가모니 부처님을 포함하여 과거 출현하였던 부처님의 행적과 동일 하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과거불이 이 세상에 출현하여 깨달은 내용이 동일함을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그 깨달은 내용은 연기법이다. 이미 원리로서 확정되어 있는 법이다.

 

경에서는 과거칠불중의 제일불인 비빳신 붓다의 유년시절에 대하여 언급되어 있다. 고귀하게 태어나 고귀하게 자란 왕자를 묘사한 것이다. 그래서 청련이나 홍련이나 백련이 많은 사람의 귀여움을 받고 사랑을 받듯이라는 표현과 함께 왕자가 사랑 받고 자랐음을 표현 하고 있다.

 

유복의 경’(A3.39A)에서

 

앙굿따라니까야에서도 세 가지 종류의 연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유복의 경(A3.39A)’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나는 유복했고 아주 유복했고 최상으로 유복했다. 수행승들이여, 나의 아버지의 주처에는 연못이 있었는데, 수행승들이여, 오로지 나를 위하여 한 곳에는 청련을 심었고 한 곳에는 홍련을 심었고 한 곳에는 백련을 심었다.”(A3.39A, 전재성님역)

 

 

부처님의 유년시절 유복하였던 환경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로지 왕자를 위하여 청련지, 백련지, 홍련지를 만들어 준 것이다.

 

아름다운 흰 연꽃이 물에 오염되지 않듯이

 

경에서 청련이 단독으로 사용도는 것을 아직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백련이 단독으로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숫따니빠따 사비야의 경(Sn3.6)’에 이런 구절이 있다.

 

 

Puṇḍarika yathā vaggu toye na upalippati,
Eva
puññe ca pāpe ca ubhaye tva na lippasi,
Pāde vīra pasārehi sabhiyo vandati satthuno'ti.

 

마치 아름다운 흰 연꽃이 물에 오염되지 않듯이, 당신은 공덕과 죄악, 둘 다에 물들지 않습니다. 영웅이시여, 두 발을 뻗으십시오, 싸비야는 스승께 예배드립니다.” (stn547)

 

 

유행자 사비야가 부처님의 설법에 감화를 받고 제자가 되기로 하였다. 이에 부처님에게 예경하는 장면이다. 여기서 아름다운 흰 연꽃이 물에 오염되지 않듯이라 하였다.  왜 흰 연꽃(Puṇḍarika)이라 하였을까?

 

백색은 순결의 상징이다. 오염되지 않은 순수를 의미한다. 그런데 경에서는 놀랍게도 공덕과 죄악, 둘 다에 물들지 않습니다.”라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윤회의 원인이 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은 것임을 말한다. 악행(pāpa)은 물론 공덕행(puñña)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선행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선행을 하되 선행 했다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다. 공덕행을 하였다 하여 티를 내지 않는 것을 말한다.

 

묘법연화경, 삿다르마뿐다리까수뜨라(Saddarma Pundarika Sutra)

 

백련은 순결의 상징이다. 그리고 정법의 상징이다. 대승불교 경전 중의 하나인 법화경의 산스크리트이름은 삿다르마뿐다리까수뜨라(Saddarma Pundarika Sutra)’이다. 이는 정법백련경(正法白蓮經)’이라는 뜻이다. 삿다르마 (Saddarma)가 정법의 뜻이고, 뿐다리까(Pundarika)는 백련의 뜻이다. 따라서 삿다르마뿐다리까수뜨라는 정법백련경이 된다. 구마라집은 삿다르마를 묘법으로 하여 묘법연화경이라 이름 지었다. 줄여서 법화경이라 한다. 왜 정법이라는 말을 사용하였을까? 그것은 백색의 경우 오로지 한 가지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순결하고 순수하기 때문일 것이다

 

백련이 오로지 백색 한가지 색깔이라면 홍련은 다양하다. 연꽃의 색깔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붉은 색 계통과 백색이다. 빠알리어로 붉은 색을 ‘ratta’라 하고, 백색을 ‘seta’라 한다. 그런데 세따의 뜻은 영어로 ‘white; pure’의 뜻이다. 백색은 오로지 한 종류만 있기 때문에 순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래서 법화경의 제목이 ‘Saddarma Pundarika Sutra’가 되었을 것이다.

 

홍련을 뜻하는 빠두마(padumā)

 

붉은 색 계통의 연꽃, 즉 빠두마는 백색 이외의 모든 색을 지칭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빠알리 사전에 따르면 홍련을 뜻하는 빠두마에는 blue, yellow, pink 이렇게 세 가지 컬러를 지칭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섯 가지 컬러를 지칭한다고 하였다. 이를 ‘pañcavaṇṇa’ 한다. 다섯 가지 색깔은 ‘blue, yellow, white, red, and brown’를 뜻한다. 이렇게 본다면 청련은 홍련의 범주에 들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초기경전에서 연꽃이 반드시 좋은 의미로만 사용된 것은 아니다. 숫따니빠따 꼬깔리야의 경(Sn3.10)’에 따르면 사함빠띠가 부처님에게세존이시여, 수행승 꼬깔리야는 죽었습니다. 사리뿟따와 목갈라나에게 적의를 품었기 때문에 죽어서 홍련지옥에 떨어졌습니다.”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홍련지옥은 어떤 곳일까? 경에 묘사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20압부다 지옥이 1니랍부다의 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20니랍부다 지옥이 1아바바 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20아바바 지옥의 기간이 1아하하 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20 아하하 지옥의 기간이 1아따따 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20아따따 지옥이 1황련지옥이고,

수행승들이여, 20황련지옥이 1백수련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20백수련의 지옥이 1청련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20청련지옥이 1백련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20백련지옥이 1홍련지옥의 기간이다.

수행승들이여, 수행승 꼬깔리야는 사리뿟따와 목갈라나에게 적의를 품어서 홍련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Sn3.10, 전재성님역)

 

 

수행승 중에 꼬깔리야가 있었다. 그는 근거 없이 부처님의 두 상수 제자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를 해코지 하였다. 경에 따르면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는 나쁜 마음을 품은 자로서 나뿐 욕망의 지배배를 받고 있습니다.”라 되어 있다. 이에 부처님은 그렇게 말하지 말라.”며 세 번이나 자제를 요청하였다. 그럼에도 꼬깔리야는 멈추지 않고 중상모략 하였다.

 

성자를 해코지 한 과보는 매우 컸다. 꼬깔리야에게 작은 종기가 생겨나 마침내 커다란 종기가 되어 그 병을 원인으로 죽었다. 죽어서 지옥에 태어났다. 지옥중에서도 홍련지옥에 태어났다고 하였다. 제자들이 홍련지옥의 수명에 대하여 물어 보자 위와 같이 말씀 하신 것이다.

 

경에 따르면 세 종류의 연꽃이 등장한다. 그런데 가장 긴 수명의 지옥이 홍련지옥이라 하였다. 순서대로 본다면 황련, 백련, 청련, 홍련 순이다. 이렇게 본다면 백련이 홍련 보다 더 나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연꽃 중에 으뜸은

 

경에서는 세 종류의 연꽃이 언급되어 있다. 청련, 홍련, 백련이다. 이중에서 가장 보기 어려운 것이 청련이다. 청련이라 해도 완전한 청색이 아니라 약간 하늘색이 가미된 것이다.

 

세 가지 연꽃 중에서 가장 물들지 않은 것이 백련일 것이다. 백련에는 오로지 백색 하나 밖에 없다. 그래서 순결과 순수의 상징으로 본다. 숫따니빠따에서는 아름다운 흰 연꽃이 물에 오염되지 않듯이”(stn547)이라 하여 어떤 행위에도 물들지 않은 고귀한 님의 상징으로 보았다. 그래서일까 대승경전에서는 백련을 소재로 삿다르마뿐다리까수뜨라(正法白蓮經)’라는, 즉 법화경의 이름으로 삼았다.

 

 

 

 

 

 

홍련은 매우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반드시 붉은 색깔 만이 아니라 blue, yellow, pink의 색깔도 같은 범주로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연꽃 중에서도 으뜸은 백련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절 이름 중에 백련사가 많은 것도 이에 해당될 것이다.

 

 

2015-09-1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