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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교만으로 질병의 과보를 받았을 때

담마다사 이병욱 2016. 3. 3. 12:28

 

건강의 교만으로 질병의 과보를 받았을 때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아파 보아야 인격적으로 성숙해 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아픔이라는 것이 육체적 아픔일수도 있고 정신적 아픔일 수도 있다.

 

몇 일 감기에 걸렸다. 이유는 여러 가지 이다. 과로라기 보다 몸 관리를 잘못 하였기 때문이다. 흔히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라는 말이 있지만 건강할 때 자만하기 쉽다. 지금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 때문에 무리하기 쉽다. 특히 욕망에 휘둘리기 쉽다. 그 결과는 저항력약화이다.

 

 

 

Cold

 

 

저항력이 약화 되어서 감기에 걸렸다. 그것은 음주영향이 매우 크다. 불교에서는 오계라 하여 음주를 금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피치 못하게 음주를 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 각종 모임에서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노동이다. 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힘든 노동이 끝난 다음에는 무언가 보상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많이 먹는다. 노동자체가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허기가 져서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음주하기 쉽다.

 

일은 힘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힘을 필요로 하고 또한 노동의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노동이 끝났을 때 이를 보충해 주어야 한다. 허기가 진 상태에서 먹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보상이 된다. 그 과정에서 알코올은 음식을 소화시켜 주고 식욕을 자극하여 몸과 마음을 충분히 보상해 준다.

 

감기가 걸린 원인을 조사 해 보니 음주가 원인이었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식사와 곁들인 반주개념의 음주가 지나친 것이다. 이는 일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 탓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저런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인관계, 재정문제 등 고질적 스트레스와 함께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 먹게 되는데 과음 함으로 인하여 몸의 저항력이 약화 된 것이다. 그 결과가 감기로 나타난 것이다.

 

일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매달 청구서는 꼬박꼬박 날라 오고 지급 해야 할 것은 많다. 만일 들어 오는 것 없이 나가는 것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몇 달 못 가서 통장의 잔고는 바닥날 것이다. 더구나 일한 대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때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통장의 잔고는 점점 줄어 간다.

 

매달 청구 되는 고정적 비용은 마치 밀물과도 같다. 수평선 저 멀리서 물이 들어 올 때 누구도 멈출 수 없다. 마치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인해전술 같은 것이다. 수입이 없다면 매달 밀물처럼 밀려 오는 청구서와 고정비용에 당해 낼 재간이 없다.

 

살다 보면 고정비용은 갈수록 늘어만 간다. 병원에 한번 가지 않지만 청구된 건강보험료는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 현재 수입에 비하여 터무니 없이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꼬박꼬박 징수해 간다. 산정방식이 근거에 의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해 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을 때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아파트와 사무실 관리비는 왜 이렇게 많이 나온 것일까? 지난해와 비교하였을 때 과도하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불편한 마음이 든다.

 

수입은 없고 지출만 있다면 부도의 길로 가게 된다. 그래서 수입을 늘려야 한다.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없으면 찾아서라도 해야 한다. 그것이 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가리지 않는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지 마다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가르침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 불교에서 금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일에는 보상이 따라야 한다. 허기진 배를 움켜 잡고 일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잘 먹어야 한다. 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노동을 한다는 것은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과도하면 탈이 나게 되어 있다. 음주도 그런 것 중의 하나이다.

 

감기에 걸렸어도 병원에 가지 않았다. 의사들이 이런 사실을 안다면 칭찬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십년 동안 건강검진 한 번 받지 않았다. 이런 사실은 칭찬은 커녕 비난 받을 일이다. 그러나 병원에 가는 케이스가 있다. 그것은 이가 아팠을 때이다.

 

감기에 걸렸지만 병원에 가지 않고 나아 보기로 하였다. 첫 째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찬바람을 쏘이지 않고 옷을 많이 껴 입어서 보온을 하였다. 둘 째 잘 먹으려고 노력하였다. 그렇다고 기름진 음식이 아니다. 집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같은 것이다. 셋 째 따뜻한 물을 많이 마셨다. 몸 안도 따뜻하게 해야 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따뜻한 물을 마셨는데 녹차를 주로 활용하였다. 다섯 째 집안에 있는 약을 활용하였다. 이전에 먹다 남은 감기약을 활용한 것이다. 이런 행위 역시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효과는 있었다.

 

감기에 걸렸어도 해야 할 일은 하였다. 일을 하고 글을 쓰는 등 해야 할 일을 했다.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집과 일터만 왕복 하였다. 그 결과 삼일 째 되는 날 몸의 저항력이 강화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느 순간 저항력이 생겨났음을 스스로 느낀 것이다. 그래서 이제 감기에서 벗어났다는 확신이 들었다.

 

감기에서 벗어났다고 하여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깨달은 다음 보림(保任)’이라 하여 깨달음의 이치를 뚜렷하게 하여 항상 구현되도록 행하는 과정이 있듯이, 감기에서 벗어났을 때 일정기간 몸조심을 해야 한다. 그래서 더욱 더 조심하였다.

 

몸을 보림하기 위하여 영양보충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모처럼 곰탕집으로 향하였다. 유명하다는 N곰탕집이다. 종종 기운이 떨어질 때 찾는 곳이다. 그런데 가격이 올랐다. 이전에는 7천원 이었으나 천원이 올라 8천원 한다. 이렇게 물가는 슬금슬금 올라 가는데 사람들의 수입은 예전 같지 않다. 가면 갈수록 살기 어려워 지는 세상 같다.

 

이제 감기에서 벗어 났다. 몸을 안팍으로 따뜻하게 하고 잘 먹고 절제 있는 생활을 하자 기분이 매우 상쾌 하다. 감기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하였던 음주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나 과도한 노동과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음주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또다시 저항력이 약화 되어 더 큰 병에 걸릴지 모른다. 왜 음주를 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한 이유라 본다.

 

사람은 아파 보아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건강할 때는 건강의 소중함을 모르기 때문에 만용을 부리기 쉽다. 이는 건강의 교만이다. 사람은 늙어 보아야 젊음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젊을 때 젊음의 소중함을 모른다면 역시 만용을 부리기 쉽다. 이는 젊음의 교만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부처님은 건강의 교만에 대하여 “나는 질병에 종속되었으며 질병을 벗어날 수 없다.” (A5.57)라고 했다. 또 부처님은 젊음의 교만에 대하여 “나는 늙음에 종속되었으며 늙음을 벗어날 수 없다.” (A5.57) 라고 했다. 누구든지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없고, 누구든지 늙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잘 관찰하였을 때 건강의 교만과 젊음의 교만은 사라질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만 하였을 때 건강이 무너진다. 그 결과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겪게 된다. 그래서 부처님은 건강의 교만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이렇게 말씀 하셨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무슨 이유로 ‘나는 질병에 종속되었으며 질병을 벗어날 수 없다.’라고 여자나 남자나 집에 있는 자나 출가한 자나 자주 관찰 해야 하는가?

 

수행승들이여, 뭇삶들은 건강한 시절에 건강의 교만이 있는데, 그 교만에 빠져 신체적으로 악행을 하고 언어적으로 악행을 하고 정신적으로 악행을 한다. 그가 그 사실을 관찰하면, 건강한 시절의 교만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버려지거나 약해진다.

 

수행승들이여, 이러한 이유로 ‘나는 질병에 종속되었으며 질병을 벗어날 수 없다.’라고 여자나 남자나 집에 있는 자나 출가한 자나 자주 관찰 해야 한다.

 

(hānasutta -사실의 경, 앙굿따라니까야 A5.57, 전재성님역)

 

 

부처님은 건강의 교만에 빠진 이유에 대하여 악행을 들고 있다. 그것은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악행에 기인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관찰하면 건강의 교만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말한다. 그래서 항상나는 질병에 종속되었으며 질병을 벗어날 수 없다.”라고 관찰하면서 자만하지 말라는 것이다.

 

병이 걸렸을 때 병이 걸릴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날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자만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건강하다고 하여 막행막식한다면 반드시 질병의 과보를 받을 수 있음을 말한다. 그렇다면 건강의 교만으로 인하여 질병의 과보를 받았을 때 어떤 마음 가짐이어야 할까? 부처님은 업이 자신의 주인임을 관찰하라고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무슨 이유로 ‘나는 업의 소유자이고 업의 상속자이고 업의 원인자이고 업의 친연자이고 업의 의지처이고 내가 선이나 악을 지으면 그 상속자가 될 것이다.’라고 여자나 남자나 집에 있는 자나 출가한 자나 자주 관찰 해야 하는가?

 

수행승들이여, 뭇삶들에게는 신체적으로 악행, 언어적으로 악행, 정신적 악행이 있다. 그가 그 사실을 자주 관찰하면, 그것은 모두 버려지거나 약해진다.

 

수행승들이여, 이러한 이유로 ‘나는 업의 소유자이고 업의 상속자이고 업의 원인자이고 업의 친연자이고 업의 의지처이고 내가 선이나 악을 지으면 그 상속자가 될 것이다.’라고 여자나 남자나 집에 있는 자나 출가한 자나 자주 관찰 해야 한다. (A5.57)

 

 

2016-03-0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