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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을 제비뽑기로? 염화미소법과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시즌2

담마다사 이병욱 2016. 4. 2. 18:11

 

총무원장을 제비뽑기로? 염화미소법과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시즌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 참석하고

 

3월 31일 불광사에 열린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 참석 하였다. 평소 알고 지내는 스님의 추천으로 가게 된 것이다. 처음 제도권 모임에 참석하니 인연 있는 어느 스님이 말하기를 이제 제도권에 들어 왔네요.”라 말하였다.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외곽을 돌며 때리기 보다 공론의 장에서 토론해 보자는 의미일 것이다.

 

100인 대중공사는 작년 아홉 차례 열렸다. 올해 열린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총무원장 선출과 관련이 있다. 어떻게 총무원장을 선출할 것인가에 대하여 토론하자는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총무원장선거를 직선제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대중공사를 하게 된 것은 직선제를 포함하여 소위 염화미소법과 종단쇄신위원회안도 논의해 보자는 것이다. 들어 보니 사실상 염화미소법을 염두에 두고 100인 대중공사가 열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자승스님의 발언으로 확인 되었다.

 

현행선거법을 바꾸려는 이유

 

자승스님은 사회를 보는 스님으로부터 한말씀을 요청받았다. 이에 대중공사를지난해 끝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 하였다. 듣기에 거북한 표현도 많이 있었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시즌2를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현행선거법의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자승스님에 따르면 지난 총무원장 선거 당시 금품을 엄청 나게 써서 당선된 것처럼 오해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이래로 금품을 한번도 안쓰고 제가 총무원장이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금품을 살포 하지 않고 선거를 치루었음을 말한다. 그런데 자승스님은 선거인단을 만났을 때 선거인단에게 돈을 주고 나오는 것 보다 돈을 안주고 나오는 것이 더 어려웠습니다.”라고 토로 했다. 돈쓰는 것 보다 안쓰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움을 말한다. 그럼에도 현행선거제도로 인하여 금품을 많이 쓰고 매관매직 한 것처럼 오해 받고 있는 현실에 대하여 안타까워 했다.

 

자승스님에 따르면 현행선거법은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왜 바꾸려 할까? 이에 대하여 현행 선거법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의 의식이 현행 선거법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거후유증을 최대한 줄여보고 가장 승가적인 방법으로 총무원장을 선출해 보고자 취지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라 하였다. 그 방안 중의 하나가 염화미소법’일 것이다. 

 

염화미소법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이날 대중공사에서는 염화미소법이 최대이슈이었다. 직선제도 있고 종단쇄신위원회안도 있었지만 종단 고위직 스님들이 염화미소법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특히 염화미소법을 최초로 발의한 법등스님은 취지에 대하여 길게 설명하였다. 패널로 참석한 화평스님은 염화미소법에 대하여 현행선거법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 되어 있는 금품과 매관매직을 극복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더구나 염화미소법에 대하여 총무원장 자승스님까지 나서서 거들었다.

 

자승스님은 두 번의 총무원장 선거를 거치면서 제도의 폐단을 보았다고 했다. 현실에 맞는 선거법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염화미소법이라 했다. 이십 여년 고민 하던 것을 해결해 주는 최적의 선거제도임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총무원장 선거에 대한 가장 혁신적인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 하던 차에 좋은 제안을 주셔서 그 뜻에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직선제나 준직선제, 지금 말씀 하고 있는 법등스님이 제안한 것 세 가지 다 물론 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법등스님이 제안한 이 염화미소법이 그나마 제일 현실에 가깝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승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불광사, 2016-03-31)

 

 

여기서 준직선제는 종단쇄신안을 말한다. 교구본사가 중심이 되어 현행 321명의 선거인단을 2천명에서 25백명 까지 대폭확대 하여 간선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안은 도법스님이 지지하고 있다.

 

직선제는 이전 총무원장 선거에서 공약사항이었다. 비구와 비구니 구별없이 모든 스님들이 참여 하여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이날 직선제 이야기는 쑥 들어 가고 그 대신 염화미소법에 대하여 주로 이야기 하였다.

 

자승스님은 법등스님이 제안한 염화미소법을 찬성하였다. 지난 20년간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볼 수 있는 금품과 매관매직, 그리고 승복하지 않은 문제 등 단점이 많아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로서 염화미소법이 최적이라 했다.

 

염화미소법이란?

 

염화미소법은 어떤 것일까? 이날 조기룡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후보자 갈마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총무원장 후보자들에 대하여 선거인단이 3명을 선출하면, 이들을 대상으로 종정예하가 최종 1인을 추첨으로 선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 했다. 요점은 갈마위원회추첨이다. 9인의 갈마위원회가 구성되어 후보자를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검증된 세 명의 후보자에 대하여 종정스님이 추첨으로 뽑는다고 했다.

 

세 명의 후보자를 추첨하면 누가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마치 추첨권을 넣은 상자에 손을 넣어 아무 것이나 고르는 것과 다름 없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추첨권을 가진 종정스님의 권위를 높여 주고 금품과 매관매직을 근본적으로 막아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단점도 있다. 그것은 소수득표자 당선시 대표성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염화미소법에 따르면 20% 득표한 사람이 50% 득표한 사람을 제치고 당선 될 수 있다. 마치 눈을 감고 세 명 중에 한명을 지명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금권선거에서 자유로울까? 선거인단을 현행 321명에서 500여명으로 늘렸어도 후보자간 담합이 있을 수 있고 여전히 금권선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누가 염화미소법을 선호하는가?

 

이날 100인 대중공사는 염화미소법이 최대 이슈이었다. 직선제와 쇄신안도 있었지만 종단에서 연구된 염화미소법이 소개 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장점과 단점에 대한 논의가 일어났다. 그러다 보니 가장 큰 이슈가 되어야 할 직선제는 상대적으로 관심사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120명 가량 모인 사부대중모임에서 두 개의 흐름이 감지 됐다. 염화미소법을 지지하는 그룹과 직선제를 지지하는 그룹이다. 염화미소법은 종단 고위직 스님들이 주로 찬성하였고, 직선제는 비구니스님들과 재가자들이 주로 찬성하였다.

 

염화미소법은 총무원장스님이 공개적으로 지지하였다. 그렇게 되자 각자 3분 이내 개별발언 시간에 염화미소법 찬성이 줄을 이었다. 봉은사 주지스님은 염화미소법에 대하여 잘된 선출방법이라 말하며 종단발전을 위하여 꼭 채택해 줄 것을 주문하였다. 호법부장스님은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폐단을 지적 하며 역시 염화미소법을 찬성하였다.

 

종단 고위직 스님들은 거의 예외 없이 염화미소법을 지지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재가자도 가세 하였다. 불교TV(BTN) 사장 직위를 가지고 있는 여성불자는 총무원장스님을 언급하며 총무원장스님이 그렇게 말씀 하셨으니 총무원장스님을 믿고 염화미소법에 동의합니다.”라 하였다.

 

종단쇄신위원회안

 

종단 고위직 스님들이 모두 염화미소법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결사본부장을 맡고 있는 도법스님은 종단쇄신위원회안을 지지하였다. 이렇게 말한 것은 출가자 감소 등 현재 한국불교가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라 했다. 그래서 지역불교를 활성화 하고 재가자들을 참여 시켜 사부대중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불교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에 기반을 둔 교구본사중심제에 적합한 안이 쇄신안이다. 이 쇄신안에 대하여 불광사회주이자 포교원장인 지홍스님도 찬성하였다. 그런데 지홍스님은 파격적 주장을 하였다. 조계종 종명을 바꾸자고 한 것이다. 현재 종명으로는 한국불교를 다 담아 낼 수 없는 것이 큰 이유라 한다.

 

종단쇄신안은 무엇일까? 개정취지를 보면 먼저 총무원장 후보자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 총무원장 후부자 이삼인을 추천받아 검증절차를 밟는다. 그리고 2천에 25백명으로 확대된 선거인단으로 선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간선제를 보완한 방식이라 볼 수 있다.

 

세력화를 우려하여

 

100인 대중공사는 자승스님의 두 번에 걸친 발언으로 인하여 염화미소법이 주요 이슈가 되었다. 마치 대중공사 시즌2를 하게 된 이유가 염화미소법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분위기가 염화미소법으로 돌자 고위직 스님들은 직선제의 폐단에 대하여 지적하였다. 봉은사 주지스님은 선거에 대하여 종단이 흔들릴 정도라고 우려를 표했다. 선거바람이 불면 산중에서는 후유증이 매우 심함을 말한다. 호법부장은 승복하지 않는 문화를 지적했다. 직선제를 하면 큰 혼란이 올 듯이 말하였다. 이런 우려는 자승스님도 지적했다.

 

자승스님에 따르면 선거가 치루어졌을 때 세력화를 우려 하였다. 현재 교구본사중심제인데 만약 승복하지 않았을 때 종단에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 했다. 현행 간접선거가 이 정도라면 직접선거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라 한다. 전체 스님이 두 개의 세력으로 나뉘어졌을 때 진쪽에서 승복을 하지 않으면 것 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를 것이라 했다.

 

비구니스님들이 결집하면 총무원장선거 끝이야

 

자승스님은 선거로 인하여 세력화 되는 것을 극히 경계하였다. 과거 막강한 권한을 가진 총무원장 시절과 달리 교구본사로 상당한 권한이 분산된 이 시대에 진쪽의 감정이 극대화 되었을 때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급적 작은 선거를 치루고자 한 것이다.

 

종단 고위직 스님들 생각과 달리 비구니 스님들은 거의 대부분 직선제를 찬성하였다. 율학연구소의 비구니스님은 국회의원이나 대통령도 직접 뽑는데 종단을 대표하는 스님을 간접으로 뽑는 것에 대하여 평등하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직선제를 하면 재가신도 들도 참여 하게 하여 재가자들도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함을 강조했다. 

 

비구니스님들의 직선제에 대한 열망은 절규에 가까웠다. 어느 비구니스님은 40년 승가공동체에 살면서 현재의 승가공동체가 가족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같은 비구니스님들의 바램과는 달리 종단의 고위직 스님들은 직선제에 대하여 매우 두려워 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특히 숫적으로 대등한 비구니스님들이 직선제에 참여 하였을 때 승단의 질서가 파괴될 것을 우려 하였다. 직선제를 하면 정치화 되고 세력화 되어서 종단이 커다란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자승스님은 다음과 같이 쇄기를 박았다.

 

 

비구니스님들이 5천명이에요. 비구니스님들이 결집하면  총무원장선거 끝이야. 그것이 장점도 있지만 종단의 균열을 낼 수도 있고 새로운 분규를 시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성도 있다는 것을 멀리멀리 이해하고, 개인적으로 집단적으로 종단의 이익을 길게 봐주시는 안목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자승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불광사, 2016-03-31)

 

 

자승스님은 직선제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직선제가 채택되어 비구니스님들에게 직접투표권을 주었을 때 세력화 되는 것을 우려 한 것이다.

 

참고로 조계종단에서 구족계를 받은 스님은 총 10,833명이다. 이중 비구니스님은 52,81명으로 48%이다. 거의 절반에 해당된다. 10년 이상 중덕 스님에게 선거권을 준다면 총 79,88명인데 그 중에 비구니스님은 3,901명으로 역시 48%이다. 20년 이상 대덕스님에게 투표권을 주면 총 5,585명 중에 비구니스님은 2,907명으로 52%가 되어 비구스님 보다 더 많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고위직 스님들은 직선제에 반대하고 조용하게 선거를 치룰수 있는 염화미소법을 선호 하고 있다.

 

총무원장을 제비뽑기로?

 

어떤 제도가 좋은지는 토론해 보아야 한다. 현재 세 개의 선거제도 즉, 직선제, 염화미소법, 쇄신안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장단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사부대중이 가장 선호하는 제도는 단연 직선제이다.

 

직선제는 단한번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금품선거나 매관매직이 일어나기 힘들다. 그리고 직선제는 이전 총무원장 선거 당시 공약사항이었다. 그럼에도 약속을 뒤집고 여러 개의 안에 대하여 토론하자고 공사에 붙인 것이다.

 

이번 100인 대중공사 시즌2는 총무원장선출제도를 결정하기 위해 열렸다. 일정을 보면 4월에 교구본사별로 7곳에서 대중공사가 열리고 5 18일 불광사에서 총무원장 선출제도에 대한 결과가 채택된다. 앞으로 두 달 후면 한국불교의 종단권력의 향방이 결정되는 것이다.

 

분위기는 염화미소법으로 흐르는 것 같다. 총무원장스님부터 염화미소법을 강력히 선호한다. 그래서일까 종무기관장 스님들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 화쟁위에서 일하는 재가불자는 염화미소법에 대하여 추첨민주주의라 하며 미래사회의 대안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모 교수는 염화미소법에 대하여 제비뽑기로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 했다.

 

한국불교에서 종단권력의 향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직선제가 가장 좋은 제도이긴 하지만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서는 여의치 않은 것 같다. 어쩌면 한국불교에서 제비뽑기로 총무원장을 선출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될 지 모른다. 추첨으로 선출된 총무원장 시대가 열린다면 불자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 들일까?

 

이득과 명예와 칭송 때문에

 

데바닷따는 부처님에게 제가 참모임을 이끌겠습니다라 했다. 그러나 부처님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본래 종단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아난다여, 어떤 사람이 내가 수행승의 승단을 이끌어 간다.’라든가 수행승의 승단이 나에게 지시를 받는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즉시 수행승의 승단에 관하여 어떠한 공표를 할 것이다. 아난다여, 그러나 여래는 이와 같이내가 수행승의 승단을 이끌어 간다.’라든가 수행승의 승단이 나에게 지시를 받는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엇 때문에 여래가 수행승의 승단과 관련하여 어떤 공표를 하겠는가?”(D16) 라고 말씀 하신 것에서 알 수 있다.

 

데바닷따는 부처님을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 하고자 했다. 데바닷따가 있지도 않은 부처님의 자리를 노린 것은 무슨 이유 때문 이었을까? 그 자리에 앉으면 부처가 되어 부처님처럼 세상사람들로부터 존중받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세상에 대한 이득과 명예와 칭송에 사로 잡혔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불교에서는 선거철만 되면 종권다툼을 한다. 그렇게 다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총무원장이 되면 한국불교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종단인사권, 종단재무권 등 막강한 권한까지 가진다. 유리한 선거제도를 만들어 종단권력을 가지고자 하는 것도 결국 이득과 명예와 칭송때문 아닐까?

 

 

파초와 대나무와 갈대는

자신의 열매가 자신을 죽이네.

수태가 노새를 죽이듯,

명성이 악인을 죽이네.”(S17.35)

 

 

 

2016-04-0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