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왜 승단과 교단으로 분리 되어야 하는가? 사부대중공동체에서 재가불자의 역할

담마다사 이병욱 2016. 4. 19. 10:56

 

왜 승단과 교단으로 분리 되어야 하는가? 사부대중공동체에서 재가불자의 역할

 

 

비 갠 후 하늘은

 

폭풍우 지난 후 하늘은 맑다. 어제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오늘은 맑고 화창하다. 공기는 상큼하고 나뭇가지에서는 초록이 시작 되었다. 비가 개인 후 살맛 나는 세상이다. 싱그러운 신록의 계절을 앞두고 서울에서 열리는 대중공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전철을 탔다. 벌써 세 번째 참석하는 대중공사이다. 100인 대중공사라 하여 출가자의 이부대중과 재가자의 이부대중, 모두 사부대중이 모여 현안을 토의 하는 장이다.

 

이번 대중공사는 총무원장제도에 대한 것이다. 현행 간선제의 조계종 총무원장선출이 금권선거와 매관매직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어 더 나은 방식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거론 되고 있는 것이 공약사항인 직선제와 종단권력층에서 들고 나온 염화미소법, 그리고 교구본사중심제의 쇄신안이다.

 

대중공사가 열리는 총무원청사에 도착하였다. 국가보조금으로 지어진 총무원청사에는 불교박물관, 대공연장, 국제회의장 등이 있다. 총무원청사와 조계사는 붙어 있어서 조계사를 먼저 둘러 보지 않을 수 없다.

 

울긋불긋 연등으로

 

부처님오신날이 머지 않아서일까 조계사경내는 연등으로 울긋불긋하다. 조계사의 상징이라 볼 수 있는 커다란 회화나무에는 꼭대기까지 연등이 걸려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연등을 만들기에 매우 분주해 보인다.

 

 

 

 

 

 

 

 

 

 

 

사월은 생명의 계절이다. 일제히 초목에서는 싹이 나고 꽃을 피워낸다. 조계사 앞마당에서도 생명의 향연은 계속된다. 꽃이 필 때만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일까 보라색의 라일락이 절정이다. 바로 앞에는 한국형 보리수가 새 잎을 내보이고 있다.

 

 

 

 

 

 

 

 

 

 

 

 

 

해종언론이라 하여

 

대중공사는 2시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점심 전에 도착했기 때문에 누군가와 점심약속을 해야 한다. 요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불교닷컴을 찾아가기로 했다. 몇 일 전 이사했다고 하는데 인터넷검색으로 찾았다. 목인박물관 바로 옆 허름한 4층 짜리 건물에 있음을 알았다.

 

건물 4층으로 올라가니 아주 작은 사무실에 두 명이 앉아 있다. 불교닷컴 이석만대표와 서현욱기자이다. 이사한지 몇 일 되지 않아서일까 아직 정리가 안 된 것 같다. 무엇보다 매우 비좁은 공간이 마음에 걸렸다. 소위 해종언론이라 하여 불교포커스와 함께 조계종 종무기관으로부터 찍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석만대표와 서현욱기자와 함께 근처 중국집에서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재가불자들이 모르는 것을 많이 이야기 해 주었다. 한국불교에서 일부 승려들의 범계사항이 일상화 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이제 낯 익은 국제회의장

 

시간이 되어서 대중공사가 열리는 국제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지역에서 열리는 네 번째 대중공사로서 직할교구와 봉선사와 용주사의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이 참석했다. 이외 100인 위원으로 등재된 사람들도 참석할 수 있다. 재가전문가 위원 자격으로서 참석했다.

 

 

 

 

 

 

 

 

 

 

 

 

국제회의장은 이제 낯이 익다. 몇 차례 들어 와 보았기 때문이다. 마치 여의도 국회 회의장을 축소시켜 놓은 것처럼 보이는 회의장에서 불교를 토론 하는 곳이다. 마치 국회를 본 뜬 같은 중앙종회가 있고, 마치 여야정당과 같은 종책모임이 있어서 불교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리모콘 투표를 했는데

 

이날 국제회의장 자리는 빈자리 없이 꽉 찼다. 직할교구가 가장 왼쪽에 자리잡고 바로 옆에 용주사, 봉선사, 100인 위원 순으로 앉았다. 참석인원은 얼마나 될까? 토론에 들어가기 전 리모콘투표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비구가 34명으로 31%, 비구니가 17명으로 15%, 재가자가 59명으로 53%였다. 110명으로 재가자가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충청지역과 대조적이다. 충청지역에서는 재가자가 27명으로 36%에 지나지 않았다. 여기서 재가자라 한 것은 아마 충청지역대중공사 할 때 영향이라 보여진다. 그 때 당시 우바새와 우바이를 잘 구별하지 못하여 남자신도는 우바새라 하고, 여자신도는 우바이라 하여 별도의 설명이 있었다. 그런 영향이어서일까 이번 서울에서는 우바새와 우바이를 하나로 보아 재가자라 하였다.

 

 

 

 

리모콘 투표 결과 토론전에는 직선제가 51 44%로서 1위 였다. 종단 종무기관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하는 염화미소법은 고작 16 14%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토론후에 본 결과는 종단쇄신안이 대약진하여 직선제 보다 한표가 많아 24명으로 40%를 차지하여 1위가 되었다. 전에 보지 못하던 현상이 이곳 서울에서 벌어진 것이다.

 

조기룡교수의 PPT에 따르면

 

일감스님의 사회로 대중공사가 시작 되었다. 동국대 조기룡교수가 세 가지 안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직선제와 염화미소법, 그리고 종단쇄신안의 장단점에 대하여 파워포인트로 프리젠테이션 했다. 내용 중에 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것은 사부대중공동체에 대한 것이다. 조계종 권력구조를 바꾸는 총무원장선거제도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가 사부대중공동체로 귀결 되었기 때문이다.

 

 

 

 

조기룡교수의 PPT에 따르면 총무원장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에 대하여 시대적 요청이라 했다. 사부대중이 주체적이고 능동적 참여로 가능함을 강조했다. 이렇게 선거제도를 보완하거나 바꾸는 것은 참종권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금전이나 비방의 부정적 측면을 배제코져 한 것이다. 이렇게 선거제도를 보완하였을 때 종단백년대계가 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사부대중공동체를 실현한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과연 조기룡교수의 설명대로 현재의 시스템으로 사부대중공동체가 실현될까?

 

각자 돌아 가며 3분 발언을 했는데

 

이번 100인 대중공사의 특징은 3분발언에 있다. 각자 돌아 가면서 참석자 전원이 3분 이내로 자신의 견해를 표출 할 수 있는 장을 말한다. 3분 발언에 들어 가기 전에 세 가지 안에 대하여 마중물발언이 있었다. 누구나 원하는 사람이 5분 이내로 발언하는 것이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재가여성불자가 발언했다. 그 불자에 따르면 리모콘투표할 때는 직선제를 눌렀으나 조기룡교수의 설명을 듣자 쇄신안으로 바꾸었다고 했다. 그래서 쇄신안과 직선제를 절충하여 사부대중이 모두 참여하는 축제로서 총무원선거제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여성불자는 논리정연하고 차분하게 발언하였다. 토론에 많이 참여 해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로 옆에 앉았기 때문에 명함을 받았다. 명함을 보니 아나기 대표 이며 이사장으로 되어 있다. 아나기는 무슨 뜻일까? 그것은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라는 말의 약어이다. 그래서 당당한 아줌마, 현명한 아내, 훌륭한 어머니의 3대 슬로건이 적혀 있다.

 

옆에 앉은 인연으로 준비 해 간 음악씨디를 선물했다. 최근 법회모임의 회장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았는데 헛되이 쓸 수 없어서 포교용 음악씨디를 만들었다. 물론 비매품이다. 이미우이 음악에서 선곡하여 만든 것이다.

 

 

 

 

들러리론에 대하여

 

3분 토론이 시작 되었다. 앞 줄에서부터 차례로 지그재그로 발언 하였다. 종단 고위층이 대거 포진 했던 불광사 모임이나 종단의 영향력 있는 스님들이 참석한 충청권 모임과 달리 굴종적인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체로 종무기관의 영향력 있는 스님들이 보이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래서 비교적 자유롭게 토론했다.

 

토론에서는 종단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어느 직할교구신도회장은 신도회의 발전이 없다고 말했다. 신도회가 구성되어 있는 사찰이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스님들이 신도회를 안키웁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비교적 자유롭게 토론하는 분위기이서일까 어느 여성불자는 100인 대중공사에 대하여 들러리서는 것이 아닌지 의문하였다. 이와 같은 들러리론은 이미 100 대중공사는 염화미소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들러리인가(2016-04-13)”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들러리론의 영향이어서일까 사회를 본 일감스님은 강하게 부인하였다. 대중공사를 여는 목적이 다양한 견해를 들어 보기 위한 것이고 종단의 백년대계를 설계하기 위한 것이라 했다. 종무기관에사 가이드라인을 치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했다.

 

재가불자 역할론에 대하여

 

이번 대중공사는 재가불자가 더 많았다. 그러나 말미에 삼분의 일 가량 빠져 나갔다. 스님들의 인원변동은 거의 없었다. 스님들, 특히 비구니스님들은 재가불자의 참여와 역할을 강조했다. 그래서 직선제나 쇄신안을 하면 재가불자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는 재가불자의 참여를 제한 하는 염화미소법과 대조적이다.

 

직선제를 하면 재가불자의 참여는 가능한 것일까? 한마디로 가능하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다. 왜 그런가? 현재와 같이 비구스님들의 종단에서는 재가자에게 참종권을 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비구니스님들에게도 참종권이 제한 되어 있는데 재가자들에게 투표권을 준다는 것은 거의 가능하지 않는 일이라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재가불자들이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3분 스피치를 위하여 원고를 작성하였다. 2시에 열리는 대중공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오전에 A4 한장 분량으로 작성하였다. 읽으면 아마 5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 3분 스피치용 원고는 다음과 같다.

 

 

서울 100인 대중공사 3분 발언

 

진흙속의연꽃 운영자입니다. 두 번의 대중공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참석하고 나면 반드시 블로그에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교계신문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소위 해종언론사에도 기고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종단에서 해종매체라 하여 두 언론사에 대하여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하여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모임의 초점은 직선제와 염화미소법 두 가지 안으로 압축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구스님들, 특히 총무원, 교구본사, 종회 등 종무기관에서는 염화미소법을 압도적으로 지지합니다. 반면 다수의 비구스님, 비구니스님들, 그리고 재가불자들은 대체로 직선제를 선호합니다.

 

현재까지 직선제가 다수입니다. 대중들은 직선제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염화미소법을 찬성하는 분들은 염화미소법의 장점을 주장하기 보다 직선제의 단점이나 폐단을 지적하기에 열중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직선제를 하면 종단이 망할 것처럼 말하는 것입니다.

 

직선제 해도 종단이 망하지 않습니다. 비구니스님들에게 투표권을 주어도 종단이무너지지 않습니다. 이번 4.13 총선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주권자가 되어 양극단을 무너뜨리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렇다고 재가불자에게 투표권을 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현재 조계종단은 비구와 비구니로 구성된 이부대중의 승단입니다. 원칙적으로 이부대중의 승단에 재가자는 참여 할 수 없습니다. 사방승가의 개념으로 따진다면 재가불자도 참종권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전승가의 개념이기 때문에 재가불자가 참종권을 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 봅니다. 다만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의 진정한 사부대중 교단이 창립된다면 재가자가 주도적 위치에 설 것입니다.

 

한국불교는 이원화 되어야 합니다. 승단과 교단으로 이원화 되어야 함을 말합니다. 승단은 비구와 비구니 이부대중의 승가를 말합니다. 교단은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의 사부대중 모임을 말합니다. 비구와 비구니의 이부대중승단에서는 오로지 수행과 포교에 전념해야 합니다. 반면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의 사부대중 교단에서는 종단의 운영, 행사, 교육 등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사부대중의 교단에서 재가불자가 운영을 하고 출가자는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 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사부대중교단일 것입니다.

 

승단과 교단으로 이원화 되면 장점이 많습니다. 비구와 비구니의 이부대중 승가에서는 직선제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간선제이든 추대이든 어느 것이나 가능합니다. 반면 사부대중의 교단에서는 직선제를 해야 합니다. 사부대중이 직접선거로 재가출신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불교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사부대중이라 하지만 현재의 종단의 모습은 승단도 아니고 교단도 아닙니다. 한국불교는 궁극적으로 승단과 교단으로 분리 되어야 합니다. 사부대중의 교단이 성립되었을 때 재가불자의 역할이 있을 것 입니다. 한국불교가 중흥하려면 하루 빨리 승단과 교단이 분리되어야 합니다.

 

2016-04-18 진흙속의연꽃

 

 

위 내용을 모두 발표하지 못하였다. 주어진 3분을 초과 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알리고 싶은 내용은 모두 전달하였다. 요지는 현재의 종단을 승단과 교단으로 분리하자는 것이다.

 

금은을 받지 말라 했는데

 

승단과 교단으로 이원화 하자는 이야기는 여러 차례 주장하였다. 마성스님이 주장한 것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소수의 스님들이, 그것도 비구스님들이 모든 것을 주도하려 하였을 때 죽도 밥도되지 않음을 말한다. 더구나 스님들 숫자는 갈수록 줄어 들고 사회는 전문화되고 복잡화 되는 현시대에 스님들만으로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말한다. 그래서 재가의 전문가를 활용한다면 훨씬 효율적임을 말한다.

 

흔히 종단개혁의 하나로서 사찰재정투명화를 말한다. 그러나 현재 비구스님들의 불교에서는 구호에 그칠 뿐이다. 스님들이 돈을 만지는 행위자체가 타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래서일까 율장에서 부처님은 빅쿠들에게 금은을 받지 말라고 했다. 금은은 요즘으로 말하면 돈이다. 그래서 “누군가 금과 은을 허용할 수 있다면 그는 다섯 가지 감각적 쾌락도 허용할 수 있습니다. (S42.10) 라  했다.

 

부처님가르침에 따르면 금은을 받으면 필연적으로 오욕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더구나 부처님은 “만약 누군가 다섯 가지 감각적 쾌락을 허용한다면 당신은 그를 수행자의 자질을 갖추지 못했거나 싸끼야의 아들을 따르는 자가 아니라고 확실히 여겨도 좋습니다. (S42.10) 라 했다. 금은을 받는 자, 즉 돈을 받는 자는 부처님의 제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스님들은 돈을 절대로 만져서는 안된다.

 

스님들이 돈을 만져서 문제가 된다. 돈으로 인하여 문중이 생겨나고 파벌이 생겨난다. 목 좋은 사찰을 차지 하기 위하여 문중권력이 생겨나고 종무기관의 고위직을 차지하기 위하여 합종연횡한다. 그래서 스님들이 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보는 것처럼 금권선거가 되었고 매관매직이 일반화 되었다. 또한 음주, 도박, 폭력, 은처가 일상화 되었다. 이 모두가 금은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부처님이 율장과 경장에서 말씀 하신 “누군가 금과 은을 허용할 수 있다면 그는 다섯 가지 감각적 쾌락도 허용할 수 있습니다. (S42.10) 라는 말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미래의 AKBC를 위하여

 

어떻게 해야 승가가 청정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한국불교가 중흥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스님들이 금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여러 가지 해법이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현재의 종단이 승단과 교단으로 분리 되어야 한다. 비구와 비구니의 이부대중승단과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의 사부대중교단을 말한다.

 

이부대중의 승단에서는 오로지 수행과 포교에 전념해야 한다. 종단의 모든 운영과 행사, 교육 등은 교단에 맡겨야 한다. 사부대중의 교단에서는 재가자가 대표가 되어야 한다. 또 재가자가 모든 운영과 행사, 교육을 주관해야 한다. 그렇다면 교단에서 스님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재가자가 잘 하는지 감시만 하면 된다. 감사역할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롤모델이 있다. 스리랑카의 사부대중공동체 ‘ACBC(All Ceylon Buddhist Congress)’를 말한다.

 

스리랑카 사부대중공동체 ACBC에 대하여 글을 쓴 바 있다. 그것은 승가를 견제할 있는 단체가 필요해, 미래의 AKBC 위하여(2015-07-06)”라는 제목의 글이다. 요지는 이부대중의 승가와 사부대중의 교단으로 이원화 되어 있어서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하고 감시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래서 미래의 한국불교에서 사부대중공동체가 생긴다면 ‘AKBC’가 될 것이라 했다. 여기서 AKBCAll Korea Buddhist Community’의 약자로서 전한국불교도회를 말한다.

 

스님들이 정치행위를 하였을 때

 

사부대중공동체의 교단이 성립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가장 먼저 승단을 외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단이 승단의 호법신장이 되어 주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종단의 모든 일을 스님들이 처리 하였다. 정부조직을 본 뜬듯한 총무원, 국회를 모방한 중앙종회, 사법부와 유사한 호계원을 만들어 놓았다. 더구나 선거제도를 도입하여 유력문중이나 종책모임에서 합종연횡으로 총무원장을 선출하고 있다. 이 모두가 정치행위에 속한다.

 

스님들이 정치를 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스님들이 재단 이사장을 하고 학교 총장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스님들이 이해 당사자들과 직접 대면하게 되었다. 최근 동국대사태가 대표적이다.

 

동국대에 스님총장이 있다. 또 스님이사장이 있다. 그런데 모두 정당한 방법이 아닌 편법으로 선출되었다는 것이다. 종단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항의 하였다. 그럴 때 마다 스님들이 앞에 나타나 나무석가모니불정근을 하며 방해 하였다. 스님들이 방패막이가 된 것이다.

 

최근 학생들은 총장스님의 차를 가로 막았다.  학생들과 스님의 대치가 여러 시간 계속 되었다. 총장스님은 차에 갇혀 꼼짝 못했다. 대화를 약속하고 간신히 풀려 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그 후 대화를 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위기만 모면한 것이다.

 

스님들이 전면에 나섰을 때 스님들의 권위는 땅에 떨어진다. 학생들에게 포위된 스님총장의 모습은 한국불교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 준다. 이렇게 스님들이 총장을 하고 이사장을 하고 종무기관의 장이 되었을 때 욕을 먹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서울에서 욕을 가장 많이 먹는 자가 서울시장이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욕먹는 자가 대통령이듯이 스님들이 전면에 나섰을 때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불교에서는 한전부지인수에 대하여 열을 올리고 있다. 강남 코엑스 앞에 있는 한전부지가 70년대 초반에는 봉은사땅이었다. 무려 10만평에 달하는 땅을 정부에 수용당하고 만 것이다. 그런데 요즘 조계종에서는 그 땅을 다시 돌려 달라고 신도들을 동원하여 시위를 하였다. 더구나 한전부지를 인수한 현대사옥 앞에서 소나타 그랜져 싼타페 투산 현대자동차라 하여 천도재 형식의 시위를 하였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스님들의 정치적 행보이다. 4.13총선을 앞두고 종단을 대표하는 스님은 노골적으로 여당후보의 선거지원을 하기도 했다. 이는 조계사 경내에 붙어 있는 플레카드에서도 확인 된다. 플레카드에는 더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전부자 개발인허가 즉각중단하라라는 구호가 적혀 있다.

 

 

 

 

 

스님들은 여당선거지원을 하면서 한편으로 야당서울시장을 압박했다. 이런 행위자체가 정치행위이다. 그러나 스님들의 바램대로 되는 것 같지 않다. 4.13총선 결과 여소야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뒤바뀐 선거결과에 정치를 일삼는 스님들은 당황해 하는 것 같다.

 

왜 승단과 교단으로 분리되어야 하나?

 

스님들이 모든 일에 전면에 나서 정치적 행위를 하면 비난 받게 되어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재가자 몫이다. 스님들이야 산에 살기 때문에 불국토에 사는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산에서 한발자국만 밖으로 나가면 십자가 천지이다. 스님들의 정치행위로 인하여 타종교인과 부대끼며 살 수밖에 없는 재가불자가 손해 보는 것이다.

 

스님들은 전면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종단의 모든 운영이나 행사, 교육은 재가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승단과 교단으로 분리 되어야 한다.

 

이부대중의 승단에서는 지도자를 뽑을 때 그토록 거부하는 직선제 대신 간선제나 추대제로 해도 문제 없을 것이다. 왜 그런가? 금은으로부터 자유롭고 정치행위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오로지 수행과 포교에 전념하는 스님들에게 있어서 감투는 거추장스러울 것이다.

 

사부대중의 교단이 되었을 때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가장 먼저 승단을 외호하는 호법신장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재가전문가들이 운영과 행사와 교육을 도맡아 하기 때문에 불교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재가불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재가불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이 마련 되기 때문이디.

 

한국불교는 궁극적으로 승단과 교단으로 이원화 되어야 한다. 이부대중의 승단에서는 오로지 수행과 포교에 전념하고 사부대중의 교단에서는 모든 행정을 총괄한다. 교단의 재가불자가 운영을 하고 스님들은 일을 잘 하는지 감시 하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이원화 되었을 때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감시 하기 때문에 부정이 일어날 수 없다. 한국불교가 중흥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승단과 교단으로 이원화 되어야 한다.

 

 

2016-04-1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