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모욕주고 내빼는 자전거 운전자를 보면

담마다사 이병욱 2016. 4. 5. 08:17

 

모욕주고 내빼는 자전거 운전자를 보면

 

 

봄이 왔다. 벚꽃이 피면 확실히 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오래 된 아파트 단지에 삼십년 이상된 벚꽃나무에서도 꽃이 활짝 피었다. 올해는 다른 해와 비교하여 5-6일 빨리 피었다. 이럴 때 걸음을 멈추고 꽃을 바라본다. 그리고 디카로 촬영해 둔다.

 

 

 

 

 

 

학의천도 봄이다. 노랑개나리와 벚꽃이 어우러져 이제 세상이 바뀌었음을 알리는 것 같다. 능수버들에서는 벌써 새로운 잎파리가 나왔다. 앞으로 이삼주만 지나면 거리의 나목들은 새옷으로 일제히 갈아 입을 것이다.

 

 

 

 

 

 

 

 

 

 

 

 

 

꿈결 같은 학의천을 걸으면서 꽃에 취했다. 노랑개나리와 흰 벚꽃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워서 디카를 대었다. 그때 갑자기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이 잘 보고 다니셔야죠?”라며 소리친다. 그리고 힐끔보며 획 지나간다.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었다. 종종 이런 류의 사람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생태하천 학의천은 안양천과 합류된다. 안양천을 따라 죽 가면 한강에 이르게 된다. 요즘에는 하천따라 자전거길이 형성되어 있어서 자전거만 타면 어디로든 갈 수 있다. 그런데 종종 불쾌를 당한다. 자전거타고 다니는 사람이 종종 한마디씩 툭 던지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주로 길을 방해한다는 이유이다. 이럴 때 상당한 불쾌를 경험한다. 그렇다고 쫓아갈 수 없다. 한마디 해 주고 싶어서 저 멀리 달아나 버렸기 때문이다.

 

꽃을 찍으려다 불쾌를 당하였다. 아침 평온했던 마음에 한 순간 산란되었다. 마치 고요한 호수에 돌맹이를 던졌을 때 파문이 이는 것 같다. 자전거통행을 방해한다 하여 한마디 툭 던지고 도망치듯이 내빼는 사람을 마치 닭쫓던 개모양 바라 볼 뿐이다.

 

모욕을 당하였을 때 화가 치밀었다.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하면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운전을 할 때 끼어들기하는 차를 보면 순간적으로 화가 난다. 성질 급한 사람은 보복하고자 할 것이다. 보복당하는 사람 역시 보복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말 것이다.

 

운전을 하다보면 이유없이 밀릴 때가 있다.  대부분 사고가 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지나가다 보면 사고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왜 밀렸을까? 놀랍게도 난폭운전이 원인이다.

 

어느 운전자가 지그재그로 차선을 변경하며 마구 달리고 있다. 그럴 경우 놀라서 브레이크를 밟을 것이다. 앞차에 브레이크등이 켜지면 뒤차 역시 급히 브레이크를 밟는다. 이렇게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마치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 파문이 파문을 만드는 것 같다. 어느 미꾸라지 같은 운전자로 인하여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되는 것이다.

 

모욕을 당하였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 참기 힘들어 맞받아 치고 말 것이다. 그렇게 하였을 경우 싸움 그칠 날 없다. 더구나 주변에까지 영향을 주고 만다. 이럴 때 알아차려야 한다. 평소 수행을 한 사람이라면 좋은 시험 무대가 된다.

 

화가 치밀어 올랐을 때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말로서 행위를 하면 업을 짓게 된다. 더 나아가 신체적으로 행위를 하면 더 큰 업을 짓게 된다. 언어로서 신체적으로 행위를 짓고 난 다음 알아차리면 이미 늦다. 그 전에 알아차려야 한다. 그럴 경우 , 내가 화가 치밀었구나라고 알아차리면 더 이상 구업이나 신업으로 전개 되지 않는다.

 

불쾌로 인하여 화가 치밀었을 때 멈추어야 한다. 멈추지 않고 관성대로 해 버리면 업을 짓게 된다. 나중에 업만 남고 그 화는 온데 간데 없다. 그 화에 속은 것이다. 그 화에 놀아 난 것이다.

 

화에 놀아 나지 않으려면 마음을 돌려야 한다. 모욕주고 내빼는 자전거운전자를 보면 화가 나지만 한숨 한번 크게 쉰다든가 허허”  하고 웃어 버리면 그만이다.

 

 

 

2016-04-0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