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정의로운 사부대중공동체를 위하여

담마다사 이병욱 2016. 6. 9. 09:11

 

 

정의로운 사부대중공동체를 위하여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긴 이름의 대중공사에 참여 했습니다. 모두 아홉 차례 열린 대중공사에 네 차례 참여 했습니다. 처음 참여 하는 대중공사에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고 느꼈습니다. 이에 대하여 블로그에 글로 남겼고 또한 교계신문에 기고하였습니다.

 

불광사에서

 

총무원장 선출제도를 위한 대중공사가 처음 열린 곳은 잠실에 있는 불광사이었습니다. 비구와 비구니, 그리고 우바새와 우바이가 140여명 모인 대중공사에서 놀라운 발언을 접했습니다. 총무원장스님이 참여하여 노골적으로 직선제 반대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또한 노골적으로 염화미소법에 대하여 찬성하는 발언을 보고 놀랐습니다.

 

두 번째로 놀란 것은 종회의원스님이나 종무기관의 스님, 그리고 직영사찰 스님들이 한결같이 원장스님의 발언에 동조 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더해 재가자들 역시 거들었습니다. 종단에서 일하는 어느 재가불자는 ‘추첨민주주의’에 대하여 미래사회의 대안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어느 교계 방송사 사장은 원장스님이 그렇게 말씀 하셨다면 저도 따르겠습니다.”라 하여 굴종적인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하여 놀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스님들과 재가자들은 소신 발언을 했습니다. 어느 스님은 소위 해종언론이라 규정한 두 언론매체에 대하여 취재허락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비구니스님은 소외된 삶에 대하여 울분을 토하듯이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원장스님이 지켜 보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소신발언을 하는 것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대중들은 현명했다

 

첫 번째 대중공사 참여 하였을 때 감을 잡았습니다. 분위기가 염화미소법을 띄우는 분위기이었습니다. 총무원장스님부터 노골적으로 칭찬 했고, 이를 발의한 스님들의 긴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100인 대중공사가 염화미소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들러리로 활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회가 거듭할수록 염화미소법의 찬성율을 높여 결국 염화미소법으로 낙착 되는 건 아닌지 의심 했습니다. 그러나 대중들은 현명 했습니다. 그것은 투표로 나타났습니다. 각자에게 부여된 리모콘을 이용하여 투표한 결과 직선제가 압도적이었습니다. 비록 말로서 의사표현은 못하였지만 각자에게 주어진 리모콘을 이용하여 의사표현을 한 것입니다. 직선제가 되면 이렇게 단번에 결정됩니다. 그래서 모든 갈등이 일거에 해소됩니다.

 

총 일곱 차례 열린 대중공사에서 직선제가 60%, 쇄신안이 16%, 미소법이 9% 이었습니다. 사실상 염화미소법은 아웃(out)’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럼에도 염화미소법은 부활 하고 있습니다.

 

왜 만지작거리는가

 

마지막 대중공사는 처음 열렸던 곳과 같은 잠실 불광사이었습니다. 이미 직선제가 다수이었기 때문에 약간은 맥빠지는 분위기이었습니다. 염화미소법은 대중의 관심에서 밀려났기 때문에 사실상 아웃된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이제 직선제가 선택되어 총무원장을 직선으로 선출되는 과정만 남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모종회의원 스님이 3분 발언에서 직선제가 선택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했습니다. 종회에서 통과 될 리가 없다는 것 입니다. 한마디로 꿈 깨라는 것 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현실의 벽을 실감 했습니다. 아무리 대중들이 모여서 다수로 결정한 안건도 종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음을 알았습니다.

 

최근 종회에서는 염화미소법을 만지작 거리고 있습니다. 당초 안에서 숫자를 늘리는 등 보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소법에 대하여 최근 법응스님은 기고문에서 제비뽑기라 하여 비판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불사에 총무원장을 제비뽑기로 해서야 되겠는가?”라 하며 요행과 운에 의지하여 선출하는 것에 대하여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대중의 뜻과 무관하게 염화미소법을 만지작 거리고 있습니다.

 

그들만의 리그

 

종회에서 직선제에 대하여 논의 했다는 소리를 들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요? 그것은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입니다. 특정 모임이 거의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선제를 발의할 스님들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중들이 60%로 찬성한 직선제에 대하여 발의할 수 조차 할 수 없는 것이 한국불교의 현실입니다.

 

흔히 중앙종회에 대하여 그들만의 리그라 합니다. 리더의 성향과 유사한 스님들이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이전에는 갖가지 종책모임이 있어서 현안에 대하여 토론하여 민주적 결정을 하였으나 이제는 오로지 한 개의 모임만 있는 셈이 되었습니다. 현실정치로 말한다면 일당독재인 것입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마치 5공 시대처럼 총무원장 임기를 6년 단임제로 하자고 합니다. 모든 것이 그들 뜻대로 입니다. 그래서일까 지난 100인 대중공사에서 사실상 아웃된 염화미소법을 손질하여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입니다.

 

정의롭지 못한 리더가 출현했을 때

 

왜 이렇게 심하게 운동장이 기울어졌을까요? 왜 이렇게 그들은 대중의 바램과는 무관하게 염화미소법을 만지작 거릴까요? 왜 그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마치 닭들이 마당에서 모이를 해쳐먹듯이그들끼리 독식하려 할까요? 이는 리더의 문제라 봅니다. 리더의 성향에 따라 가는 것입니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왕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왕자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되고, 왕자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사제들과 장자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되고, 사제들과 장자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도시와 지방의 백성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된다.” (A4.70)

 

 

부처님은 정의롭지 못한 왕에 대하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요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 나라의 민도는 지도자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정의롭지 않은 지도자가 나타났을 때 모든 것이 틀어집니다. 대신은 물론이고 성직자와 국민들도 정의롭지 못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부패와 범죄로 가득한 대통령이 출현 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마 비슷한 성향으로 가득 채워질 것 입니다. ‘윗물 아래물논리입니다. 종교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궤도를 벗어나면

 

정의롭지 않은 자가 리더가 되었을 때 역시 정의롭지 못한 자들로 가득 채워질 것입니다. 그 결과 신도들 역시 정의롭지 않게 됩니다. 모든 것이 틀어져 버립니다. 그 결과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세존]

도시와 지방의 백성들이 정의롭지 못하게 되면, 해와 달도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해와 달도 바르게 돌지 못하면 행성들도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행성들도 바르게 돌지 못하면, 한 달과 반달이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한 달과 반달이 바르게 돌지 못하면, 계절과 년도가 바르게 돌지 못하게 된다. 계절과 년도가 바르게 돌지 못하면, 바람이 바르게 불지 못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불면, 신들이 분노하게 된다. 신들이 분노하면, 비가 바르게 내리지 않게 된다. 수행승들이여, 바르게 익지 않은 곡식들을 인간이 먹으면, 수명이 짧아지고, 용모가 추하고 힘이 쇠하고 질병이 많게 된다.” (A4.70)

 

 

정의롭지 않은 사회가 되었을 때 질서가 파괴 될 것이라 했습니다. 이를 해와 달이 바르게 돌지 못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행성이 궤도를 벗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지구가 조금만 각도를 틀어도 타 죽거나 얼어 죽을 수 있습니다. 정의롭지 않은 리더가 출현하였을 때 행성이 궤도를 이탈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결과는 끔찍한 대재앙으로 나타날 것이라 했습니다.

 

동타지옥(同墮地獄)

 

한국불교는 궤도를 이탈한 행성과도 같습니다. 정의롭지 않은 지도자가 출현하면 모두가 잘못된 길로 가듯이, 정의롭지 않은 종교지도자의 출현은 모두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말 것입니다. 죄를 많이 지은 사람과 인연 맺어 놓으면 같이 지옥에 떨어집니다. 동타지옥(同墮地獄)입니다.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관계를 맺습니다. 그래서 저열한 경향을 가진 자들은 저열한 경향을 가진 자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과 어울린다. 탁월한 경향을 가진 자들은 탁월한 경향을 가진 자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과 어울린다.(S14:4)라 했습니다. 데바닷따와 같이 승단을 분열하는 자 주변에는 사악한 욕망을 가진 자들이 모입니다. 사리뿟따와 같이 위대한 지혜를 지닌 자 주변에는 지혜로운 자들이 모입니다. 이런 현상은 과거세도 그랬고, 현세도 그렇고, 미래세도 그럴 것입니다.

 

자비(慈悲)로 대할 뿐

 

부처님은 저열한 자들을 가까이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친하지도 말고 섬기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함께 하면 같이 지옥에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부처님의 가르침에 답이 있습니다. 부처님은 이와 같은 사람에 대해서는 자애를 베풀고 연민을 베풀 뿐, 사귀지 말아야 하고 친하지 말아야 하고 섬기지 말아야 한다.”(A3.26) 라고 했습니다.

 

지금 정의롭지 못한 자들이 있는데 그들과 사귐으로써 이득을 취하려 한다면 똑 같은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정의롭지 못한 사람을 보았을 때 단지 자애와 연민, 자비(慈悲)’로 대해야 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들을 대할 때 다만 자비의 마음을 낼 뿐 사귀지 말라고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귀면 퇴락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저열한 자와 사귀면 퇴락하기 마련이지만 동등한 자와 사귀는 자는 퇴락하지 않네. 수승한 자와 사귀면 빠르게 성장한다. 그러므로 자신보다 수승한 자와 사귀라.” (A3:26) 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성장하려면

 

부처님은 자신 보다 나은 자를 사귀라고 했습니다. 이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퇴락하려거든 저열한 자를 사귀면 되고, 성장하려면 수승한 자를 사귀면 됩니다. 정의롭지 못한 자들을 가까이 하였을 때 퇴락만 있을 뿐입니다. 무관심해야 하고, 사귀지 말아야 하고, 친하지도 말아야 하고, 섬기지도 말아야 합니다. 죄를 많이 지은 자를 가까이하면 할수록 함께 지옥에 떨어집니다. 동타지옥입니다.

 

지도자가 잘못 가면

 

한국불교는 정의롭지 못한 자들에 의해 장악되어 있습니다. 한눈 파는 사이에 사판승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이판승 사판승이 없었습니다. 옛날에는 삼권분립을 연상케 하는 종무기관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율장정신에 따라 여법하게 살았습니다.

 

정의롭지 못한 자들이 종권을 장악함으로 인하여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습니다. 대중이 모여 직선제라는 결론을 내었음에도 안중이 없습니다. 대중의 뜻과 무관하게 변형된 염화미소법을 만지작 거리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지도자를 잘못 뽑은 과보입니다. 지도자가 잘못된 길을 가기 때문에 모두가 잘못된 길을 따르고 있습니다.

 

 

[세존]

소들이 강을 건너는데,

우두머리 황소가 잘못 가면,

지도자가 잘못된 길로 가기 때문에

모두가 잘못된 길을 따르네.

 

인간에게서도 마찬가지라.

최상자라고 여겨지는 자가

정의롭지 못하면,

그 백성들이야 말해 무엇하리.

왕이 정의롭지 못하면,

왕국전체가 고통을 겪으리.

 

소들이 강을 건너는데,

우두머리 황소가 바로 가면,

지도자가 바른 길을 가기 때문에

모두가 바른 길을 따르네.

 

인간에게서도 마찬가지라.

최상자라고 여겨지는 자가

정의로우면,

그 백성들이야 말해 무엇하리.

왕이 정의로우면,

왕국전체가 행복을 누리리.”(A4.70)

 

 

시대는 정의로운 사부공동체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국불교 100년 대계를 위한 힘찬 시동이 걸렸습니다. 비록 시작은 미미하지만 결과는 장대할 것입니다. 가르침 속에서 성장하는 진정한 사부대중공동체가 한국불교의 희망입니다.

 

 

2016-06-0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