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가르침과 계율을 지켜내기 위하여, 사부대중이 직선제를 바라는 이유

담마다사 이병욱 2016. 6. 15. 10:26

 

 

가르침과 계율을 지켜내기 위하여, 사부대중이 직선제를 바라는 이유

 

 

 

이대로가면 불교가

 

누구나 나라를 걱정한다. 여기에 보수와 진보의 구별이 없다. 치열하게 싸우지만 결국 목적은 한가지이다. 나라가 잘 되기 위해서이다. 불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불자들은 불교가 잘 되기 바란다. 부처님 원음이 널리널리 퍼져서 이 나라가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불국토가 되기를 바란다. 여기에 출가대중이나 재가대중의 구별이 없다. 또 종권을 쥐고 있는 권승들이나 변화를 바라는 대중들의 차이는 없다. 한가지 목표는 한국불교가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라가 망하기를 바리는 사람은 없다. 그런 세력이 있다면 국가전복세력으로 간주하여 엄벌에 처해진다. 헌법에 근거하여 구성된 정부를 바꿀 수 있어도 근본을 바꿀 수는 없다. 자유민주주의에서 다른 어떤 체제로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체제가 잘못 되었다면 국민의 동의하에 헌법을 바꾸면 된다. 그러나 현상태가 계속 유지 되기를 바라는 기득권층에서는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변화를 요구하는 세력을 불온시 하여 법과 질서와 원칙이라는 명목 하에 억압하고 탄압한다. 불교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불교가 망하기를 바라는 불자는 없다. 훼불행위를 일삼는 호전적 외도가 아닌 한 번영하길 바란다. 그럼에도 한국불교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대로가면 불교가 망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외적 환경보다는 내적 요인이 더 크다. 그것은 총무원장선거제도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수의 선거인단은 매수대상이 될 수 있고 매관매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가면 갈수록 심화 되고 있다. 그래서 어느 스님은 한국불교에 대하여뿌리가 썩은 보리수와 같습니다.”라고 했다.

 

견고한 권력카르텔

 

한국불교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가장 큰 요인은 특정세력들이 요직을 독차지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소위 돈이 되는 사찰을 소유하여 소유하고 상속하는 것이다. 또한 문화재보존 명목 등으로 국가보조금을 지원 받아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 이대로 천년만년 권력을 향유코져 하는 것이다. 한국불교는 특정문중과 특정인맥에 의해 먹혀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들은 직선제를 바라고 있다. 직선제만이 한국불교의 희망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아홉 차례 열린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총무원장선출제도에 대한 염화미소법, 쇄신안, 직선제 이렇게 세 가지 중에서 대중들은 61%라는 압도적 다수로 직선제를 선호했다. 그럼에도 종권을 장악하고 있는 특정세력들에 의하여 종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할 것이라 한다. 종회에서는 불과 9%에 지나지 않는 염화미소법을 수정하여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런 미소법도 통과될 전망이 없다고 한다. 결국 현행제도로 또 다시 선거를 치룰것이라 한다. 이미 형성된 권력카르텔에 따라 그들끼리 권력을 나누어 갖는 것이다.

 

서울시청 바스락홀에서

 

대중들은 왜 직선제를 바랄까? 2016 6 14일 불교언론인협회(불언협) 주관으로 토론회가 열렸다. 서울시청 지하에 있는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사부대중이 모였다. 바스락홀은 최대 100석 가량 되는 작은 공연장이다. 삼귀의 함께 시작된 토론회 참석자는 70명 가량 된다. 청중은 57, 연단토론자 6, 기자단 7명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렇게 많이 모이기는 처음이라 한다. 대게 이삼십명 모이는 것이 보통이라 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스님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모두 여덟 분의 스님이 참석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불언협은 어떤 단체일까? 창립과 활동경과에 대한 자료를 보니 2016 2 26일 창립되었다. 교계언론기자들이 회원이다. 그런데 소위 해종언론이라 지칭되는 매체의 기자들도 포함 되어 있다. 종단의 입장에서 본다면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단체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소위 기관지와 종단에 우호적인 매체의 기자들은 찾아 볼 수 없다. 불언협의 첫 번째 이야기 마당으로 왜 대중은 직선제를 택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모두 다섯 명의 토론자가 나섰다. 허정스님은 눈치안보는 승가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강연 했다. 손혁재님은 총무원장 선거제가 담을 가치에 대하여, 정성운님은 총무원장 선거제 가치와 지향에 대하여, 김경호님은 직선제가 의도한 것, 의도하지 않은 것, 남긴 에 대하여, 전준호님은 직선제 바람에 대한 함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사회는 윤남진님이 진행했다. 특별기고문으로 필자의 정의로운 사부공동체를 위하여가 실렸다.

 

어찌 하다 보니 이 자리에

 

기조발제자로서 허정스님이 말문을 열었다. 어찌 하다 보니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말하면서 주변 스님들이 스님, 그래도 돼?” “스님, 어떻게 되는 거 아니야?”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스님을 염려해서 하는 말이다. 이는 최근 모 종회의원 스님이 B신문에 기고한 기고문에서 서산 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 등 최근 언론에 보도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참석자들의 직선제 요구 기고문을 보면 매우 우려스럽다.”라는 글에서 알 수 있다. 더구나 조계종기관지에서는 종무지침 위반 여부를 가릴 대상은 최근 해종매체에 글이 실린 A스님과 B스님 등 일부 스님과 관련 재가단체 관계자 등이다.”라고 보도 했다. 소위 해종언론이라는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에 기고했다는 이유로 징계하겠다는 것이다.

 

허정스님은 눈치보지 않고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하여 인도유학시절 미얀마스님들 이야기를 들어 설명했다. 최근 미얀마가 직선으로 인하여 민주화 되었다. 그러나 완전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군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칠팔년 전까지만 해도 마음대로 말도 할 수 없는 시대이었다.

 

미얀마스님들이 인도에 유학와서 학위를 따고 되돌아 가야 하나 되돌아 가지 않고 계속 머물렀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돌아가 보았자 말 할 수 있는 자유가 없었기 때문이라 한다. 언론자유가 박탈된 나라인 것이다. 그런데 한국불교 역시 마찬가지라 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할말을 반납한 것이라 했다. 미얀마는 말할 자유를 박탈당했지만 한국스님들은 할말을 스스로 반납한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할말을 못하는 한국불교

 

할말을 못하는 것이 한국불교의 현실이다. 왜 말을 못하고 살까?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출가한 스님들이 왜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할까? 이에 대하여 허정스님은 한국스님들은 돈과 명예라는 기득권의 유지를 위해서 스스로 발언의 자유를 반납했습니다.”라 했다. 각자도생하며 살 수밖에 없는 스님들이 종단고위층 스님들의 눈밖에 벗어나면 그나마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것까지 모두 다 잃어 버릴 수 있음을 말한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해종언론에 기고했다는 이유로, 직선제를 추진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시키려 하는 것이다.

 

허정스님은 말 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서라도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자유를 위해 출가한 스님들이 스스로 자유를 반납 하였을 때 고민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강조한 말이 눈치 안보고 말 할 수 있는 승가를 위해서 직선제가 꼭 필요하다고 말입니다.”라 했다.

 

직선제논의는 94년에도

 

총무원장직선제에 대한 논의는 이번이 처음일까? 놀랍게도 뿌리는 매우 깊다. 이미 지난 1994년 종단개혁당시에도 이야기가 있었다. 그때 당시 기사를 보면 개혁회의는 당초 종도들의 대부분이 총무원장 직선제를 요구한데다 총무원장 권한축소에 따른 위상보완을 위해 차기에 한해 직선제로 선출하기로 했으나 원로스님들과 교계 중진들은 직선제를 실시할 경우 과열.혼탁 선거로 인한 후유증으로 종단이 분열될 우려가 있다며 간선제를 주장해왔다.” (연합뉴스, 1994-09-03)라 되어 있다. 대부분이 직선제를 원한 것이다. 그러나 보수적 스님들에 의해 좌절 된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혼란론이다.

 

일부스님들 하는 얘기가 있다. ‘직선제를 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종단이 분열되어 혼란이 극에 달해 한국불교가 망함을 말한다. 이런 혼란론은 총무원장스님이 첫 번째 대중공사에서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혼란론의 뿌리는 이미 22년 전에도 있었다. 이렇게 본다면 94년의 개혁은 완성된 것이 아니다. 직선제가 실현되지 않는 한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다.

 

직선제는 혼란을 부추기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토론자 김경호님은 “1) 직선제는 돈이 많이 든다는 말은 거짓이다. 오히려 현재와 같은 유권자 매수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기득권에게 불리할 뿐이다. 2) 직선제는 관리가 어렵다는 말은 거짓이다. 이미 결계와 포살로 전체 대중이 연2회 모이고 있다. 3) 불교 전통에 어긋난다? 자자와 포살, 대중공사, 승려대회는 무엇인가? 오히려 몇몇 권승들이 짬짜미해서 대중의 참종권을 박탈하는 간선제가 비승가적이고 비전통적이다.”라며 조목조목 반박 했다. 지난 22년동안 직선제를 하지 않은 것은 기득권층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한번 잡은 권력을 내려 놓기 싫은 것이다.

 

염화미소법은 모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토론이 열렸다. 자유토론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허정스님은 염화미소법에 대하여 종정불통법이라 했다. 부처님이 꽃을 들었을 때 가섭이 미소지었다는 염화미소법은 이심전심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총무원장 후보자 세 명에 대하여 제비뽑기한다는 것은 염화미소의 취지와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름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만일 종정스님과 후보자가 이심전심으로 통했다면 염화미소법은 모순이다.

 

비겁하다는데

 

방청석에서 여러 발언이 있었다. 용주사와 동국대 사태를 거론 하며 동참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비겁하다고 했다. 이에 토론자들은 비겁함을 솔직하게 실토하기도 했다. 그것은 현재 처한 상황이 말을 하지 못할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할말을 하기 위해서라도 직선제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설령 자살이나 분신을 한다고 해도

 

용주사와 동국대 사태는 현재 진행중이다. 권승들의 위선과 모순이 그대로 드러난 종단역사상 치욕으로 기록될 부끄러운 사건이다. 이에 뜻 있는 재가불자단체와 불자들이 벌써 2년 째 싸우고 있다. 분명 명분 있고 정의로운 행위임에도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어느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스님들 사고를 알아야 합니다. 스님들 생리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판과 사판스님들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판스님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습니다. 사판스님들 조차 공부해야 하는데라며 공부를 중요시 여깁니다. 94년 종단개혁당시에는 사판스님들이 주도 했습니다. 이판스님들은 사판스님들이 하자니까 좋은 생각이지라며 동참했습니다. 현재 용주사와 동대가 커다란 이슈이긴 하지만 총무원에서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설령 자살이나 분신을 한다고 해도 눈하나 깜짝 하지 않을 것 입니다. 재가자들만의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총무원에서는 스님들을 두려워 합니다. 스님들과 함께 했다면 무시 당하지 않을 것 입니다. 직선제도 마찬가지 입니다.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힘을 모았을 때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A스님)

 

 

A스님에 따르면 재가단체만으로는 개혁을 이루어 낼 수 없음을 말한다. 반드시 스님들이 동참해야 함을 말한다. 설령 총무원 앞에서 분신을 해도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 한다. 사부대중의 결집된 힘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승가와 재가의 소중한 연대가 필요하다. 낮은 단계에서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해 나가다 보면 큰 목표도 이루어질 수 있음을 말한다.

 

초기불교로 돌아가면 길이 보인다

 

토론회에서 수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그 중에 하나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이 있었다. 손혁재님이 초기불교로 되돌아 가면길이 보인다고 했다. 율장결집과정에 대중공사와 민주주의에 대한 답이 있다고 했다. 율장정신에 따라 사부대중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었고 민주적 절차에 따랐기 때문이라 했다. 그렇다면 율장결집과정은 어떤 것일까? 찾아 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Handa maya, āvuso, dhammañca vinayañca sagāyāma. Pure adhammo dippati, dhammo paibāhiyyati; pure avinayo dippati vinayo paibāhiyyati; pure adhammavādino balavanto honti, dhammavādino dubbalā honti; pure avinayavādino balavanto honti, vinayavādino dubbalā hontī

 

[마하 깟싸빠]

벗들이여, 우리는 가르침과 계율을 결집합시다. 예전에 가르침이 아니었던 것이 번영하고 가르침이었던 것은 쇠퇴하고, 예전에 계율이 아니었던 것이 번영하고 계율이었던 것은 쇠퇴하고, 예전에 가르침이 아니었던 것을 설하는 자가 강해지고 가르침이었던 것을 설하는 자가 약해지고, 예전에 계율이 아니었던 것을 설하는 자가 강해지고 계율이었던 것을 설하는 자가 약해집니다.”(Vin.II.285, 전재성님역)

 

 

율장소품 11오백결집의 다발(Pañcasatikakkhandhaka: 오백건도)’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부처님이 열반하고 난 다음 슬픔에 빠져 있을 때 수밧다라는 나이 든 비구가 그대들은 슬퍼하지 마시오.”라며 말하고는 우리는 이것은 그대들에게 옳다. 이것은 그대들에게 그르다.’라고 간섭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고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Vin.II.285) 라며 말하고 다녔다. 이런 사실을 목격한 부처님의 수제자 마하깟사빠는 위기를 느꼈다. 이대로 놔 두면 정법(dhamma)이 훼손되고 비법(adhamma)’이 득세하게 될 것임을 직감한 것이다. 그래서 늦기 전에 경과 율을 외우자고 결집을 제안하였다. 이것이 역사적으로 마하깟빠에 의한 오백결집(Pañcasatika)’ 또는1결집이라 한다.

 

가르침과 계율을 지켜 내기 위해서

 

오백결집을 보면 매우 민주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참석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여 제안을 하고 동의하면 침묵하시고, 이견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이 대중공사와 직선제의 당위성이다. 가르침 아닌 것이 득세하는 것을 막고, 계율이 아닌 것이 강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가르침과 계율을 지켜 내기 위해서 직선제가 필요한 것이다.

 

 

 

2016-06-1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