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자신의 몸을 끔찍이 사랑하는 사람

담마다사 이병욱 2016. 7. 14. 09:42

 

자신의 몸을 끔찍이 사랑하는 사람

 

 

반야심경에 전도몽상(顚倒夢想)’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뒤바뀐 생각이라는 뜻 입니다. 어떤 이는 몽상대신 망상(妄想)’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희론(戱論)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래서 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하면 망상 또는 희론을 멀리하여 놓아 버린다.”는 뜻이 됩니다.

 

망상 또는 희론을 빠알리어로 빠빤짜(papanca)’라 합니다. 생각으로 지어낸 사념의 구조물, 예를 들어 토끼의 뿔이나 거북의 털과 같은 것입니다. 실제하지도 않고 실체가 없는 것을 뜻합니다. 62가지 사견과 20가지 유신견이 대표적 입니다.

 

62가지 사견은 외도의 빗나간 견해를 말합니다. 디가니까야 브라흐마잘라경(D1)에 따르면 영원론, 단멸론, 회의론 등 부처님당시 외도사상이 총 망라 되어 있습니다. 이를 부처님은 연기법으로 논파 하였습니다.

 

초기불교를 접하기 전까지 상락아정이었습니다. 특히 자아가 있다는 견해를 가졌습니다.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전도몽상 입니다. 그런데 초기경전에서는 끊임 없이 무상, , 무아라 했습니다. 특히 무아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무아론과 정반대의 개념이 유신견(有身見: sakkāyadiṭṭhi)입니다. 초기경전에서는 자아가 있다는 유신견을 이렇게 설명 합니다.

 

 

그는 물질을 자아로 여기고,

물질을 가진 것을 자아로 여기고

자아 가운데 물질이 있고,

물질 가운데 자아가 있다고 여긴다.

 

그는 느낌을 자아로 여기고,

느낌을 가진 것을 자아로 여기고

자아 가운데 느낌이 있고,

느낌 가운데 자아가 있다고 여긴다.

 

그는 지각을 자아로 여기고,

지각을 가진 것을 자아로 여기고

자아 가운데 지각이 있고,

지각 가운데 자아가 있다고 여긴다.

 

그는 형성을 자아로 여기고,

형성을 가진 것을 자아로 여기고

자아 가운데 형성이 있고,

형성 가운데 자아가 있다고 여긴다.

 

그는 의식을 자아로 여기고,

의식을 가진 것을 자아로 여기고

자아 가운데 의식이 있고,

의식 가운데 자아가 있다고 여긴다.” (M109)

 

 

 

 

 

 

 

자신의 몸을 끔찍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몸을 위하여 온갖 것을 다합니다. 몸을 자신과 동일시 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는 물질을 자아로 여기고라 한 것입니다.

 

자아와 동일시 하는 것은 몸뿐만 아닙니다. 느낌, 지각, 의도, 의식도 자신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4개조로 하여 모두 5종류 20가지 ‘자아’가 생겨나게 됩니다. 이를 ‘20가지 유신견’이라 한다.

 

누군가 의식을 자아로 여겼을 때 아마 식()이 윤회한다고 말할 겁니다. 영혼이 있어서 몸만 바꾼다고 생각하는 것 입니다. 사띠빅쿠는 마음을 자아라 여겨 윤회한다는 ‘사견’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 어리석은 자여(moghapurisa)”라 했습니다. 이것이 대표적인 유신견 입니다.

 

게송을 보면 모두 20가지 유신견이 소개 되어 있습니다. 인류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가 다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는 간단합니다. 네 개의 정형구로 되어 있습니다. 마음을 예로 든다면

 

 

1)그는 의식을 자아로 여기고,

2)의식을 가진 것을 자아로 여기고,

3)자아 가운데 의식이 있고,

4)의식 가운데 자아가 있다고 여긴다.

 

 

가 됩니다. 공통적으로 자아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전도몽상 입니다.

 

자아가 있다는 견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자신의 것이라 여기는 견해를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유신견을 버리지 않는 한 성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성자의 흐름에 들어가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유신견 타파 입니다.

 

 

Yo nājjhagamā bhavesu sāra

vicīna pupphamīva udumbaresu,

So bhikkhu jahāti orapāra

urago jiṇṇamiva taca purāa.

"무화과 나무에서 꽃을 찾아도 얻지 못하듯,

존재들 가운데 어떠한 실체도 발견하지 못하는 수행승은,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stn5)

 

 

 

2016-07-1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