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어떻게 해야 분노를 조복 받을 수 있을까?

담마다사 이병욱 2016. 7. 17. 20:39

 

어떻게 해야 분노를 조복 받을 수 있을까?

 

 

 

 

 

 

요즘 불교에서 가장 강조 되는 말이 자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불교하면 깨달음의 종교로 알려져 있으나 요즘은 자비에 대해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자비와 깨달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 봅니다. 깨달은 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비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자애와 연민은 성냄과 분노의 반대말이기 때문 입니다. 성냄과 분노가 소멸된 자리에 자애와 연민만 자리 잡고 있기 때문 입니다.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애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연민입니다. 둘 다 숫따니빠따 멧따경(자애의 경, Sn1.8)에 근거합니다. 그래서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라고 자비의 마음을 내고, 모든 존재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하며 연민의 마음을 냅니다. 그러나 원한 맺힌 자에게 자비의 마음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 나에게 나에게 해를 끼친 자가 있습니다. 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노의 마음이 일어나 불선심을 자극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초기경전에 답이 있습니다. 삶의 과정에서 문제에 부딪쳤을 때 이럴 때 부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라며 경전을 찾아 보면 틀림없이 답이 있습니다.

 

앙굿따라니까야에 절복진노경(A5.161)’ 이 있습니다. 진노의 마음을 조복받는 방법에 대한 것 입니다. 원한 맺힌 자에 대하여 모두 다섯 가자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키워드를 나열하면 자애, 연민, 평정, 아사띠, 업의 상속자 입니다. 사무량심중에서 세 가지에다 두 개가 추가 되었습니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 선연 있는 사람에게 자비의 마음을 내기는 쉽습니다. 사무량심으로 설명 됩니다. 그러나 악연의 경우 사무량심 중에서 기뻐함(무디따)이 보이지 않습니다. 원한 맺힌자의 행위에 대하여 더불어 기뻐하는 마음이 일어날 수 없음을 말 합니다. 그 대신 아사띠(asati)’ 하라고 했습니다. 관심두지 말라는 얘기 입니다. 굳이 원한 맺힌 자를 떠 올리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서 절복진노경에서는 어떠한 사람에 대하여 원한이 생겨나면, 그 사람에 대하여 새김을 놓아 버리고 정신활동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와 같이 하면, 그 사람에 대한 원한은 제거 된다.” (A5.161) 라 했습니다.

 

또 한가지는 행위의 두려움을 생각하는 것 입니다원한 맺힌 자에 대하여 불선심을 냈을 때 고스란히 자신의 업이 될 수 있습니다. 가급적 그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화가 그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업의 행위에 대해 생각하는 것입니다. 방법은 어떠한 사람에 대하여 원한이 생겨나면, 그 사람에 대하여 행위가 주인이라는 사실을  이와 같이 ‘이 사람에게 행위가 주인이고, 행위가 상속자이고, 행위가 모태이고, 행위가 친족이고, 행위가 의지처이다. 선하거나 악한 행위를 하면, 그것의 상속자가 될 것이다.’라고 인식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하면, 그 사람에 대한 원한은 제거 된다. (A5.161) 라고 생각하는 것 입니다.

 

절복진노경은 사무량심에서 기뻐함이 빠지고 그 대신 아사띠와 업의 상속자 두 가지가 추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다섯 가지 방법을 사용하면 원수도 용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가장 큰 핵심은 자애와 연민입니다. 자애와 연민의 마음을 내면 어떠한 경우라도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윳따니까야 제석천의 7대 서원 중에 나는 살아 있는 한 화내지 않으며 만약 나에게 화가 나면 곧바로 그것을 제거하리라.”(S11.11) 가 있습니다.

 

깨달은 자에게 화내는 마음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항상 자애와 연민의 마음으로 충만할 것 입니다. 특히 원한 맺힌 자에 대하여 아사띠하라고 했는데 이는 자비의 마음을 내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 해주는 경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수행승들이여, 사귀지 말아야 하고 친하지 말아야 하고 섬기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수행승들이여, 이 세상에 어떤 사람은 계행과 삼매와 지혜가 우리보다 저열한데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은 사람에 대해서는 자애를 베풀고 연민을 베풀 뿐, 사귀지 말아야 하고 친하지 말아야 하고 섬기지 말아야 한다. (A3.26)

 

 

나를 싫어 하는 자, 원한 맺힌 자에게 아사띠 할 뿐 가까이 하지도 말고 사귀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안 보는 것이 상책입니다. 이는 법구경이나 자애경 등애서 어리석은 자를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말과 일맥상통 합니다. 어리석은 자는 단지 자애와 연민의 마음을 낼 뿐 가까이 해서도 안되고 사귀어서도 안되고 친하게 지내서도 안된다는 말 입니다. 한마디로 상대하지 않는 것 입니다. 그래서 법구경에서는 어리석은 자와 길을 함께 가느니 차라리 홀로 가는 것이 낫다.’라 했습니다. 사람을 사귀려거든 동등한 자나 탁월한 자를 사귀라는 말 입니다. 그래야 해탈과 열반의 길에 향상이 있을 것이라 합니다.

 

 

201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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