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군법당 비천사 낙성소식을 듣고

담마다사 이병욱 2016. 7. 19. 21:12

 

군법당 비천사 낙성소식을 듣고

 

 

한장의 사진에 필이 꼽혔습니다. 교계신문에서 일제히 발표한 군법당 낙성식 사진입니다. 하남시에 있는 제1항공여단 비천사입니다.

 

 

작년 11월 착공한 경기도 하남시 소재 육군 제1항공여단 신축 법당비천사가 완공됐다. 철골조로 120㎡ 규모의 법당과 대중방 등으로 건립된 이번 불사에는 2 8천여 만원의 군예산이 소요됐다.

 

7 14일 군종교구가 주관한 낙성 법회에는 하남시 사암연합회장 학명 스님, 국방부 군종정책과장 남장 김갑영 법사, 1항공여단장 박기연 대령, 경기지역 포교사단 및 불자장병 등 200여 명이 동참했다.

 

(육군 제1항공여단 신축 법당 비천사 낙성법회, 미디어붓다 2016-07-15)

 

 

 

 

7 14일 비천사 낙성법회(미디어붓다)

 

 

 

1항공여단에서 복무 했습니다. 정확히 502항공대 입니다. 지금도 그 이름으로남아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때 당시 사병으로 복무 했는데 정비사였습니다. 말이 정비사이지 헬기 닦고 주유하고 이동시키는 것 등이 주된 업무였습니다. 정비는 숙련된 직업하사관들이 했습니다. 병들은 단지 보조 역할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군생활을 생생히 기억 합니다. 특수한 환경에 있었기 때문 일겁니다. 그때 당시 광주군 초일리 제1항공여단에서 만 2년 복무 했습니다. 계절이 여덟 번 바뀌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뒤로는 이성산이 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백제 이성산성이 있던 곳입니다.

 

1981 5월 부터 1983 6월 까지 근무 했으니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군에서 보낸 것입니다. 지나고 나니 아까운 생각도 들어갑니다. 젊었을 때 2년은 매우 귀중한 시간인데 그냥 보낸 듯 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의 경우 그 시간에 공부를 하여 학위를 따는데 특수한 환경하에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손해 보는 것 같습니다.

 

군생활 2 4개월 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천주교사역 나간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여단장이 천주교인 이었던 것 같습니다. 각 부대별로 병력을 차출해서 부대 내의 교회에 갔습니다. 교회에서 천주교 미사를 보았습니다. 천주교성당이 없어서 교회를 빌어 미사 본 것입니다. 몇 차례 동원 되었는데 그 때 처음으로 천주교를 경험 했습니다.

 

그때 당시 유일하게 부대 안에 교회가 있었습니다. 신병들은 내무생활에서 해방 되고자 일요일 오전이면 교회로 갔습니다. 군종병은 지금 생각하니 매우 자비로워 보였습니다. 그러나 부대안에 불교는 없었습니다. 여단급 부대에서 교회는 있었어도 천주교성당이나 불교의 절은 없었습니다.

 

1983 6 8일 제대 했습니다. 이 날을 기억하는 것은 위병소를 통과하는 순간 너무 산뜻했기 때문 입니다. 6월의 푸른 녹음에 햇살은 따사로웠고 바람은 부드러웠습니다. 일명 개구리복이라 부르는 예비군복을 입은 전역자는 날아 갈 것만 같았습니다. 전역패에 표시 되어 있는 대로 인생의 그윽한 향기 품고새출발한 것입니다.

 

멀리 여행 떠 났을 때 돌아 갈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릅니다. 전역을 하고 나서 돌아 갈 곳이 집이기도 했지만 학교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전역자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데 돌아 갈 곳이 있다는 곳은 축복일 것입니다.

 

세월이 한참 지났습니다. 30여년만에 제1항공여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은 하남시 초일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중부고속도로 타고 가다 보면 동쪽방향으로 부대가 보입니다. 그런데 비천사라는 군법당이 낙성 되었다고 합니다. 계절이 여덟 번 바뀌면서 군생활 한 곳인데 30여년 지난 지금도 부대 곳곳이 눈에 선 합니다.

 

복무할 당시 부대가 창설된지 몇 년 안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부대 중앙에 그것도 가장 높은 곳에 교회가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30여년 지난 현재 절이 세워 졌습니다. 그 간극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천주교성당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렵게 세워진 법당이라 합니다. 자식세대가 되어서야 세워진 법당에 불음이 널리 퍼지기를 기원합니다.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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