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지금 전쟁하자는 건가요?

담마다사 이병욱 2016. 7. 18. 08:33

 

 

지금 전쟁하자는 건가요?

 

 

 

요즘 카톡방에 전쟁관련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한반도정세가 보통이 아님을 알리면서 전쟁기운이 농후하다 합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사드배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북한이 도발할지 모른다는 겁니다. 놀라운 것은 이런 도발에 선제타격해야 된다고 합니다. 공격을 징후를 먼저 파악하여 먼저 대응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한반도는 초토화 될 것이라 합니다. 그러면서 현정부는 과연 선제타격할 시스템이 갖추어졌는지 의문 합니다.

 

카톡의 글을 보면 대단히 보수적 입니다. 전쟁이 나면 종북세력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라 합니다. 보수층을 겨냥한 카톡의 글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널리 알려 달라거나 이 글을 퍼날라 달라고 합니다. 보수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이곳저곳 카톡이나 밴드에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조하기도 합니다.

 

 

 

 

 

 

전쟁관련 카톡글을 읽어 보면 일부 극보수주의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힘에 의한 통일 입니다. 빌미가 생기면 힘으로 제압하여 통일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마치 전쟁하고 싶어 안달이 난 듯 합니다. 이럴 때 하는 말이 지금 전쟁하자는 건가요?” 입니다.

 

북의 침공이든 우리의 선제타격이든 전쟁이 나면 한반도는 초토화 됩니다. 또 주변 강대국들의 전쟁터가 될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전쟁터에서 죽어 나갈 것입니다. 내부적으로는 혼란은 극에 달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평화의 시대는 가고 지옥같은 생활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전쟁광들의 주장에 동조해야 될까요?

 

전쟁 없는 평화의 시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너무 오래 지속 되어서 전쟁이라도 한판 나기 바라는 걸까요? 우리나라 국민들 대부분은 전쟁을 겪지 않았습니다. 나이 든 고령의 세대만이 전쟁의 참상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유튜브 등으로 인하여 전쟁관련 다큐를 종종 접합니다. 애국심을 고취 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참상에 대한 것입니다.

 

최근에 본 것 중의 하나가 인도차이나에서 벌어진 베트남전쟁에 대한 것입니다. 한국군도 참전한 바 있습니다. 프로에서 매우 인상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어느 베트콩간부가 전쟁은 증오심 없이 할 수 없습니다.”"라 했습니다. 증오심이라는 말이 전쟁에 대하여 가장 잘 설명해 주는 키워드라 볼 수 있습니다.

 

애국심을 고취하는 전쟁영화를 보면 용감하게 돌격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과연 평상시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돌격명령이 떨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 할까요? 분명한 사실은 전장에서 증오심 없이는 전쟁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옆의 동료가 총에 맞아 픽픽 쓰러져 갈 때 자연스럽게 증오심이 발동 됩니다. 그래서 전쟁은 증오심과 적개심 없이는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불교에서는 전쟁을 어떻게 볼까요? 초기경전에 전사의 경(S42.3)’이 있습니다. 어느 날 마을의 촌장이 부처님에게 세존이신 고따마여, 저는 전사들의 옛 스승의 스승으로부터 이와 같이 ‘전사는 전쟁터에서 전력을 다해서 싸워야 하는데 전력을 다해서 싸우면서 적들에 의해 살해되어 죽임을 당하면 그는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전사자의 하늘에 태어난다’ 라고 전해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답하지 않았습니다. 세 번 째 물었을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세존]

촌장이여, 전사가 전쟁터에서 전력을 다해서 싸우면 그의 마음은 이와 같이 ‘이 사람들을 구타하거나 결박하거나 절단하거나 박멸하거나 없애 버려야 한다’ 는 생각 때문에 이미 저열해졌고 불우해졌고 사악해졌습니다. 그 전력을 다해서 싸우는 자를 적들이 살해하여 죽인다면, 그는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전사자의 지옥이 있는데 있는데 그곳에 태어납니다.” (S42.3)

 

 

참으로 놀라운 말 입니다. 촌장은  젊은 시절 전장에서 보냈습니다. 그때 들었던말이 전쟁하다 죽은 자는 전사들만 간다는 전사자의 천상에 태어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 말을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부처님은 전쟁하다 죽으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라 했습니다. 전쟁은 증오심 없이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증오심과 적개심으로 가득찬 병사들이 죽음을 맞았을 때 그 분심으로 인하여 지옥에 태어날 것이라 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에 촌장은 망연자실 합니다. 그리고 슬피 울며 통곡합니다.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믿음이 무너진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 합니다.

 

 

[촌장]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 그와 같이 말씀하신 것에 슬퍼하여 통곡한 것이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전사들의 옛 스승의 스승으로부터 이와 같이 ‘전사는 전쟁터에서 전력을 다해 싸워야 하는데 전력을 다해서 싸우면서 적들에 의해 살해되어 죽임을 당하면, 그는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전사자의 하늘에 태어난다’ 라고 오랜 세월 동안 속아 살고 기만당하고 현혹된 것입니다.” (S42.3)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왕년의 참전용사 촌장은 전쟁의 참상에 운 것이 아닙니다. 이제까지 속아 온 삶에 대해 통곡한 것입니다. 전쟁광들이 했던 말에 속은 것이 분해서 운 것입니다. 전쟁광들은 전쟁하다 죽으면 전사자의 천국이 있다고 하며 증오심을 부추겼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전쟁하다 죽으면 그 증오심 때문에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정반대로 말씀 했습니다.

 

어느 시대니 어느 나라에서나 전쟁광들은 전쟁을 부추깁니다. 그들은 병사들에게 언젠가는 죽는 목숨이다. 목숨을 아끼지 말라.”며 증오심과 적개심을 고취시킵니다. 그러나 평화주의자들은 하나 뿐인 목숨이다. 목숨을 가벼이 말라.”며 생명과 자비를 강조 합니다. 과연 누구 말이 옳은 것일까요?

 

어느 나라이건 민족과 국가를 위한 희생을 미덕으로 강조합니다. 그러나 전쟁광들이 증오심과 적개심을 부추기면서 전쟁불사를 외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입장에서 더욱 더 동조할 수 없습니다. 에스엔에스에서 증오심과 적개심, 그리고 전쟁을 부추기는 자들에게 묻습니다. “지금 전쟁하자는 건가요?”

 

 

201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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