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장막에서 벗어나라고
“이 세상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와 고수들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대중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헛된 명예를 추구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함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뛰어난 불교학자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오직 논문으로 자신의 연구 성과를 발표할 뿐, 대중과의 접촉을 가능한 한 삼간다. 이처럼 진짜 전문가는 자신이 전문가라고 나서지 않는다. 비전문가가 엉뚱한 헛소리를 하는 것은 전문적인 학자들의 논문을 읽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해프닝이다.” 이 말은 마성스님이 미디어붓다에 기고한 글의 일부입니다.
마성스님은 어설프게 아는 초기불교근본주의자에 대하여 경계의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상에는 쥐꼬리만 지식으로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라 했습니다. 아마 필자를 포함하여 인터넷에 글쓰기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진정한 고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명예가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책이나 논문 등으로 발표할 뿐 인터넷에 잡문 같은 것은 쓰지 않은 것으로 받아 들입니다.
인터넷에 글쓰기 하고 있습니다. 시간 나는 대로 쓰고 있습니다. 멀리 가는 것 대신 그 시간에 글을 쓰면 글하나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일요일 오후 다섯 시간 동안 글을 썼습니다. 이전부터 해 오던 번역비교입니다. 이것저것 자료를 찾고 검색하고 다듬고 하다 보니 다섯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올리고 나니 매우 상쾌 합니다. 아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카톡과 밴드 등 SNS시대에 끊임 없이 생각한 것을 글로서 표현합니다. 가급적 경전에 근거하려 합니다. 이전 글에 올렸던 좋은 게송을 올려 놓기도 합니다. 공유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올린 글을 날 잡아 한꺼번에 블로그에 올립니다. 스마트폰 자판을 똑똑 친것이기 때문에 단문이 되기 쉽습니다. 이런 행위에 대하여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언짢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문가와 고수라는 말에 자극 받아 ‘강호의 숨은 고수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시길’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올린 글에서 “제 글을 보시고 부족하다 생각하시면 더 고매하고 높으신 분들한테 찾아 가셔가지고 더 공부를 하시고 수행을 하시는데 도움을 얻으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제가 아는 만큼만 여러분들 깨 알려드리고자 합니다.”라 했습니다. 이 글에 대한 댓글을 받았습니다. 댓글을 공개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눈이 먼 맹인이 "보이는 만큼 본다"고 말하는 것처럼 반야의 체험에 들지 못한 사람이 "아는 만큼 안다."라고 말하는 것은 같은 의미입니다. 이 말은 절대 연꽃님을 모욕하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전 인류가 생각에 사로잡혀 혼란한 지금에 그래도 최초의 부처님의 음성을 전하려고 노력하고 계시는 것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 감사의 뜻으로 이 댓글을 남깁니다.
그러나 여시아문 하셨으면합니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는 최초의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었던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전혀 덧붙이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토시하나 바꾸지 않고 다음 사람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씀이 전해지다보면,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사는 지혜로운 사람은 그 말속에 있는 부처님의 뜻을 헤아려 벗어나는데 발판으로 삼을 것입니다.
반야의 체험에 든 자가 극히 드문 이시대의 종교인들이 하는 말을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바라드와자여, 마치 봉사들이 줄을 섰는데, 앞선 자도 보지 못하고 가운데 선 자도 보지 못하고 뒤에 선 자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바라드와자여, 모든 성직자들이 설한 것은 봉사들이 줄을 선 것과 같이 앞선 자도 보지 못하고 가운데 선 자도 보지 못하고 뒤에 선 자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나는 말한다." 분별없이 아는 반야의 체험에 들지 못한 사람은 눈뜬 봉사와 같다고 알아야 합니다.
연꽃님이 매일 두뇌에서 떠올리시는 생각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흐리는 빠삐만의 그물입니다. 빠삐만은 그 누구도 이곳에서 벗어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사람들이 매일 쉬지 않고 하는 생각은 연못에 물을 휘저어 흙탕물을 만들어 그 속을 보지 못하게 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연꽃님도 부처님의 고귀한 가르침을 흐리는 것은 절대 원치 않을 것이라 압니다.
우리가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깬자와 잠자는 자 두가지가 상태가 있다는 것을 알듯이, 어느 정도 깨어난 자라는 상태는 있지 않습니다. 확실하게 깨어난 것이 아니면 잠든 자입니다. 글을 읽다보니 "강호의 고수"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것은 어떤 상태에 있는 자를 가르키는 것인지...
사람은 눈 밖에 있는 사물이 망막에 비추어지면 뇌에서 지각하고 그 지각한 여러 사물과 상황을 떠올려 "세상"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세상이라는 것이 있다라고 생각하고 믿겠지만, 두뇌의 교란인 생각에서 벗어난 자에게 그런 세상이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상속에 숨는 다는 것도 있지 않습니다. 다만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이와 같습니다.
"벗이여 비싸카여, 이세상의 배우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은 거룩한 이를 인정하지 않고, 거룩한 가르침을 알지 못하고, 거룩한 가르침에 이끌리지 않고, 참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참사람을 알지 못하고, 참 사람에 이끌리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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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J님)
먼저 삭제하지 않고 공개하게 된 것을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오해를 풀어 드리기 위함입니다. 강호의 숨은 고수는 스님이 언급했듯이 불교계의 고수를 말합니다. 스님이 될 수 있고 학자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재야의 고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인터넷에서 활약해 준다면 보통불자의 어설픈 글쓰기가 커버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글을 쓰면서 아직까지 매일 글을 쓰는 강호의 고수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 대신 글에 얽매여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를 “언어의 장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글쓰기는 언어의 장막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 체험에 이르지 못한 사람이 하는 말은 방바닥에 몸을 의지한체 꿈속에 빠진 사람이 하는 잠꼬대와 같다고 알아야 합니다.”라 한다면 글쓰기를 포기하라는 말과 같습니다.
부처님은 빠삐만의 그물에서 나올 수 있는 가르침을 설하였습니다. 그것은 구분교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행승들이여, 여래는 위없이 바르고 원만한 깨달음을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밤부터, 잔여 없는 열반에 세계로 완전한 열반에 든 밤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에 대화하고 말하고 설한 모든 것이 이와 같고, 다른 것과 같지 않다. 그러므로 여래라 한다.”(It121) 라고 말씀하신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꿈깨라’는 이야기를 한다거나, 모든 것은 생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면 사실상 외도의 이야기와 같습니다. 이에 대하여 “십이입처는 공상해 낸 것이다(2016-02-26)”라는 글에서 비판했습니다. 이중표교수 역시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공부가 안되면 그곳을 떠나라, 이중표교수의 불교강좌를 듣고(2016-01-03)’라는 제목의 글에서 비판한 바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즉, 경 , 응송 , 수기 , 게송 , 감흥어 , 여시어 , 전생담 , 미증유법 등 아홉 가지 부처님의 가르침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런 가르침은 잘 전승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에 대하여 주석에 따르면“의미상으로 형식상으로 비난의 여지가 없고, 모자라거나 넘치는 것이 없다. 또한 일체의 형태를 갖추고, 탐욕의 광기, 성냄의 광기, 어리석음의 광기를 쳐 부수고, 털끝만큼도 잘못도 없다. 그래서 설해진 목적과 완전히 일치하고, 그것과 일치하기 때문에 다른 것이 아니다.”라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일체에 대하여 ‘인식작용’으로만 보는 것과 ‘분별하지 말라’는 뜻으로 꿈깨는 이야기만 하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과 거리가 있습니다.
2016-07-17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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