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바쁘다는 핑계로

담마다사 이병욱 2016. 11. 14. 11:45

 

 

바쁘다는 핑계로

 

 

모두들 바쁘다고 합니다. 좋은 현상입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바쁘다고 한다면 축하해야 합니다. 할 일이 없어 놀고, 일자리가 없어서 노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이 안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성장의 시대가 있었습니다. 삼십여년 전 입니다. 일자리는 넘쳐 났습니다. 거의 완전고용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별다른 능력이 없어도 취직이 잘 되는 시대이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삼십여년만에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산아제한시대에서 출산장려시대로 바뀐 것만큼 극적인 변화입니다.

 

저성장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불과 2-3프로 또는 1-2프로 경제성장이 고작입니다. 성장이 멈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령화는 가속화 되고 청년인구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구절벽이라는 말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이제 육십만 대군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 합니다. 사실상 마이너스성장시대에 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습니다.” 언젠가 김국진이 결혼식에서 한 말 입니다. 우연히 본 TV에서 한 말을 자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현재 김국진은 홀로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의 유명작가는 묘비에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라 했습니다. 우물쭈물 하다보니 죽음에 이르렀다는 말 입니다. 그래서 내 이럴 줄 알았다.”라 했습니다. 이런 날은 지금 여기를 말 합니다. 현재 위치가 이런 날 입니다.

 

저성장 또는 마이너스성장시대에 서 있습니다. 가면 갈수록 악화 될 것입니다. 호시절은 이미 지나갔습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입니다. 주식에서도 시세분출하고 나면 고꾸라지듯이 경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한없이 성장만 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는 정점을 찍고 하향합니다. 이것이 세상이치 입니다.

 

모두 바쁘게 산다고 합니다.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초분을 다투며 사는 자들을 말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사람의 도리는 다 해야 할 것입니다. 가 보야 할 곳에 가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는 것도 도리를 다 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바쁜 자들입니다.

 

바쁜 자가 있으면 게으른 자도 있습니다. 어떤 자가 게으른 자일까요? 다음과 같은 시가 있습니다.

 

 

게으르고 정진없이

백년을 사는 것보다

정진하고 견고하게 노력하며

하루를 사는 것이 낫다.”

(Dhp.112)

 

 

 

 

시에서 게으르고 정진없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구절에 대한 해설을 보면

게으르다는 것은 시각, 청각 등을 만족시키고 마음을 즐겁게 하는 형상, 소리와 같은 감각적 쾌락의 욕망에 매인 사유,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분노에 매인 사유, 다른 사람을 위협하고 억압하는 폭력에 매인 사유에 종사하며 정진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DhpA.II.260)라고 설명 되어 있습니다.

 

감각적 쾌락에 탐닉하는 것이 게으름이라 했습니다. 물론 출세간적인 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간에 적용해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대게 게으른 자의 특징이 즐기는 것이기 때문 입니다. 즐기는데 있어서 게으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감각적 쾌락을 즐기는 자와 게으른 자는 동의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으른 자는 이미 죽은 자와 같다고 했습니다. 살아 있는 시체, 좀비와 같은 자 입니다. 누군가 바쁘게 산다면 축하해야 할 일입니다. 그럼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역시 게으른 자라 볼 수 있습니다.

 

저속성장시대 입니다. 조만간 마이너스 시대에 살아 갈 것입니다. 고속성장시대의 신화를 버려야 합니다. 불로소득의 시대는 오지 않습니다. 노력하는 자가 우대 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팔의 힘으로 이마의 땀으로 정당하게 살아 가는 자들이 존경받는 시대를 말합니다. 바쁘게 촌음을 다투며 자신의 할 바를 다하는 자가 대우받는 시대가 도래한 것 입니다.

 

 

20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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