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장의 가르침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공양게를 새로 쓴다면

담마다사 이병욱 2016. 11. 14. 18:04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공양게를 새로 쓴다면

 

 

오관게를 보면

 

타종교인들은 식사할 때 기도를 합니다. 어떤 이는 옆사람이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말하기도 합니다. 또 성호를 긋기도 합니다. 음식을 대할 때 아무 생각없이 덥썩 먹는 것 보다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경건해 보입니다. 그러나 불교인들이 밥 먹을 때 기도하는 모습을 보기 힘듭니다. 그렇다고 기도하는 행위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관게라 하여 음식에 대한 감사의 예를 올립니다. 오관게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計功多小量彼來處 계공다소량피래처

忖己德行全缺應供 촌기덕행전결응공

防心離過貪等爲宗 방심이과탐등위종

正思良藥爲療形枯 정사양약위료형고

爲成道業應受此食 위성도업응수차식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오관게는 승려의 식사 때, 또는 식당작법의 의례를 할 때 독송하는 게송입니다. 절에서 식사할 때 오관게를 낭송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소심경(小心經)에 근거한 것이라 합니다.

 

병이 나지도 않았음에도

 

오관게에서 다섯 번째 구절 정사양약위료형고(正思良藥爲療形枯)”가 있습니다. 이를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라고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약으로 알아 먹는다는 것입니다. 음식을 약으로 대하는 것에 대하여 불교백과사전에 따르면 밥 먹는 것을 약으로 여겨 몸의 여윔을 방지하는 것으로 족하다는 것을 관한다.”라 되어 있습니다. 단지 몸이 약해 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음식을 약으로 알아 먹는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사찰순례를 갔었습니다. 공양식당에 오관게가 한문과 함께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었습니다. 네 번째 것을 보니 넷째, 좋은 약으로 지친 몸을 위로하듯 하겠습니다.”라 되어 있습니다. 음식 대하기를 지친 몸을 위로 하는 좋은 약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관게에서 언급된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라는 표현은 빠알리 율장에 따르면 어긋납니다. 몸이 약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 병이 낫을 때 음식을 약으로 알아 먹는 것입니다. 병이 나지도 않았는데 예방차원에서 음식을 약으로 대한 다는 것은 율장정신에 맞지 않습니다.

 

 

 

 

 

 

 

최근 미디어붓다에 실린 빤냐와로 삼장법사의 칼럼에 따르면 불교에서는 모든 음식을 약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병이 난 것이 아닐 때는 이러한 약을 사용하여서는 안 됩니다.”라 했습니다. 일상적으로 약의 개념은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서, 버터, 치즈, 벌꿀, 설탕, 고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아프지 않을 때는 재가 신자가 공양 올리는 것만을 먹는 것이지, 먹고 싶은 것을 청할 수 없습니다. 병이 났을 때 치유목적으로 음식을 약으로 알아 먹을 수 있지만 병이 나지 않았음에도 음식을 약으로 알아 먹는 것은 잘못되었음을 말합니다. 이는 율장에 근거합니다.

 

율장대품에

 

율장대품에 이런 가르침이 있습니다. 율장대품에 따르면, 부처님이 홀로 명상에 들었다가 병이 든 수행승들을 생각했습니다. 부처님은 지금 수행승들은 가을을 지내면서 병이 들어 죽을 먹어도 토하고 밥을 먹어도 토한다.”라고 생각하시고, “내가 수행승들을 위하여 어떤 약을 허용할 것인가? 그것은 약이거나 세상에서 약으로 간주 된 것으로 세상사람의 자양에 도움이 되고, 거친 음식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라며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이렇게 결론적으로 생각했습니다.

 

 

imāni kho pañca bhesajjāni.seyyathīda: sappi navanīta tela madhu phāita bhesajjāni ceva bhesajjasammatāni ca lokassa. Āhāratthañca pharanti. Na ca oāriko āhāro paññāyati.

[세존]

이러한 다섯 가지 약, , 버터기름, 신선한 버터, 기름, , 당밀이 있다. 이러한 것은 약이자 세상에서 약으로 간주 되는 것이다. 내가 수행승들에게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약을 올바른 때에 받고 올바른 때에 먹도록 허용하는 것이 어떨까?’

(율장대품, 6장 약품의 다발, Vin.I.200)

 

 

부처님은 자비의 마음으로 제자들에게 약으로써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여기서 올바른 때란 일출 무렵에서 정오까지 입니다. 오후불식이기 때문에 오전에만 약으로써 음식, 즉 버터기름, 신선한 버터, 기름, , 당밀 이렇게 다섯 가지를 허용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병든 수행승들의 병이 낫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수행승들이여, 그 다섯 가지 약을 받아서 올바른 때에도 아닌 때에도 복용하는 것을 허용한다. (anujānāmi bhikkhave, tāni pañca bhesajjāni paiggahetvā kālepi vikālepi paribhuñjitu)”(Vin.I.200) 라 했습니다. 모든 때 약으로써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입니다.

 

부처님이 허용한 다섯 가지 음식으로써 약, 즉 버터기름, 신선한 버터, 기름, , 당밀은 아픈 자에게만 허용되었습니다. 죽도 밥도 소화할 수 없는 병든 수행승들을 위하여 어느 때나 먹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입니다. 이 밖에도 지방약이라 하여 곰의 지방, 물고기의 지방, 상어의 지방, 돼지의 지방 등이 있습니다. 약이 되는 음식을 조리하여 조리하여 먹는 것도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7일 까지 입니다. 7일간만 보관하고 복용할 수 있습니다. 7일 이상 되면 사타죄에 저촉된다라 했습니다.

 

공양게를 새로 쓴다면

 

오관게를 보면 정사양약위료형고(正思良藥爲療形枯)”라 하여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라 했습니다. 병이 걸리지 않았음에도 단지 몸을 지탱하기 위해, 여읨을 방지하기 위해 예방차원에서 아무 때나 음식을 대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삼시 세 끼 진수성찬을 먹는다면 이는 율장정신에 크게 어긋납니다. 부처님은 음식대하기를 몸에 기름칠 하는 정도, 아픈 곳에 연고를 바르는 듯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들고기의 교훈을 생각하며 음식을 대하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정신은 재가불자들에게도 해당될 것입니다. 음식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적당량을 알아 음식절제 하는 것입니다.

 

빠알리 경전에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있습니다. 일종의 공양게라 볼수 있습니다. 오관게의 내용과는 다릅니다. 어느 곳에도 약으로써 음식을 대한다는 표현은 없습니다. 청정한 삶을 살기 위해서 음식을 대하라고 했습니다. 공양게를 새로 쓴다면 근거가 되는 경이라 볼 수 있습니다.

 

 

 

수행승들이여, 수행승이 어떻게 음식을 먹을 때 알맞은 분량을 아는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수행승은 ‘이것은 놀이나 사치로나 장식이나 치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몸이 살아있는 한 그 몸을 유지하고 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청정한 삶을 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예전의 불편했던 경험을 제거하고 새로운 고통을 초래하지 않겠다. 이것으로 나는 허물없이 안온하게 살리라.’라고 이치에 맞게 성찰해서 음식을 취한다.

 

수행승들이여,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치료가 될 때까지 상처에 연고를 바르듯, 또한 예를 들어 짐을 옮길 수 있도록 수레바퀴에 기름을 치듯, 수행승들이여, 수행승은 ‘이것은  놀이나 사치로나 장식이나 치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몸이 살아있는 한 그 몸을 유지하고 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청정한 삶을 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예전의 불편했던 경험을 제거하고 새로운 고통을 초래하지 않겠다. 이것으로 나는 허물없이 안온하게 살리라.’라고 이치에 맞게 성찰해서 음식을 취한다.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이 수행승이 음식을 먹을 때 알맞은 분량을 안다.” (S35:239)

 

 

 

2016-11-1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