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가야 보리수를 선물받고
사람에 따라 가치관이 다릅니다. 인생관 역시 다를 것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하찮게 보이는 것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식물키우기가 그렇습니다.
사무실에 식물이 가득합니다. 행운목을 필두로 하여 홍콩대엽야자, 쿠루시아, 고무나무, 커피나무, 밴자민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열대식물로 사방에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식물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사야 할 식물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약 한달전 뱅갈고무나무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나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처님이 정각을 이루고 두 번째 7일을 맞았을 때 자리를 이동한 곳이 뱅갈고무나무라 합니다. 이에 대하여 ‘깨달음의 나무, 인도의 국민나무 벵갈고무나무(2017-02-05)’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뱅갈고무나무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다만 잎이 시들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뿌리가 약한 것이 특징입니다. 화원에서 분갈이를 했는데 뿌리의 상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잎이 시들어 떨어질 때 마음도 떨어져 내리는 것 같습니다. 화원에 문의 해 보니 햇볕나는 곳에 두라고 합니다. 동향이어서 햇볕이 잘 들지 않지만 자리를 창측으로 이동했습니다.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보드가야 보리수
뱅갈고무나무와 관련된 글을 쓰고 나서 댓글을 받았습니다. 어느 법우님이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안녕하세요?
블로그를 방문한지는 십여년도 넘었지만 글을 올리는 건 처음입니다.
지난해 한 도반이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오면서 보드가야 보리수 열매를 가져다
싹을 틔웠는데요, 지금은 아기병아리처럼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깨달음 나무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한그루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겨울에 영하로 내려가지 않게 관리하면 잘 자란다고 하는데,
실내에서는 무난할 것 같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방법은 간단^^
"미디어붓다"에 갖다 놓을께요.
답글 주세요._()_” (B법우님)
법우님에 따르면 ‘보드가야 보리수’라 합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었던 바로 그 나무입니다. 더구나 열매를 가져야 싹을 틔운 것이라 합니다. 이것을 전달해 주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학종대표기자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보리수가 미디어붓다 사무실에 있으니 가져 가라고 합니다. 사흘 전에 연락을 받은 것입니다. 마침내 오늘 가져 오게 되었습니다.
미디어붓다에 도착하니 보리수가 세 개 있습니다. 하나는 미디어붓다에서 키우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가져 갈 것입니다. 또 하나가 있는데 이제 싹이 난 매우 작은 것입니다. 부처님이 정각을 이룬 곳 보드가야, 그곳에 있는 보리수에서 열매를 추출하여 국내에서 싹을 틔운 보리수는 갸날픈 모습입니다.
보리수는 특유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잎파리에서 구별됩니다. 보리수 잎파리는 ‘하트’모양입니다. 그리고 꼬리가 긴 것이 특징입니다. 갸냘픈 모습의 보리수에서 분명히 하트모양의 긴꼬리를 볼 수 있습니다. 틀림 없는 보리수입니다. 그것도 ‘보드가야 보리수’라 합니다.
깨달음의 나무
보리수를 영어로 ‘Bodhi Tree’라 합니다. 일반적으로 ‘Bo’라 합니다. 보(Bo)라는 말은 싱할리어 Bo에서 유래합니다. 그래서 ‘Bo Tree’라고도 합니다. 또 다른 말로 핍팔트리(Peepal tree)라고도 합니다.
보리수는 깨달음의 나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권에서는 신성한 무화과(sacred fig)라고도 합니다. 인도와 네팔, 중국남서부, 인도차이나 반도가 원산지로 자라면 키가 30미터가 됩니다. 학명은 Ficus religiosa 입니다.
보리수는 인도 보드가야에 있는 보리수가 유명합니다. 부처님이 정각을 이룬 그 장소에 지금도 보리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리지널 보리수는 아닙니다. 오리지널 보리수는 파괴 되어 죽었고 그 자리에 여러 번 심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오리지널 보리수의 가지가 스리랑카에 있다는 것입니다. 스리랑카 아누라다푸라에 있는 보리수가 그것입니다. 영문판 위키백과에 따르면 B.C 288년 심어진 것으로 현존하는 보리수 중에 가장 오래 된 것이라 합니다.
일설에 따르면 현재 보드가야 보리수는 아누라다푸라에 있는 보리수 가지를 이식한 것이라 합니다. 1880년 마하보디사원을 발굴·조사했던 영국 출신의 고학자 알렉산더 커닝햄이 아누라다푸라 스리마하보디 사원에서 옮겨 심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오리지널 보리수가 스리랑카로 이식되었고, 다시 스리랑카에서 보드가야로 이식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보리수신앙
보리수를 깨달음의 나무라 합니다. 특히 테라와다에서는 신성시 합니다. 그래서 보리수신앙이 생겨났습니다. 무불상시대에 부처님의 사리가 모셔진 스투파와 족적, 그리고 보리수는 신앙의 대상이었습니다. 지금도 스리랑카에서는 보리수는 신앙의 대상입니다. 이는 스리랑카를 순례한 아깍까소 빅쿠의 글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접한 아깍까소 비구는 2006년 웨삭일 모습을 다음과 같이 글로 남겼습니다.
Bhikkhu writes:
“By 6 AM…Buddhist devotees, all dressed in white traditional costumes, converged to the temples. As usual, they left their slippers or sandals at the gate, or kept them in their bags, and walked barefoot.
The ground of Sambodhi Viharaya was full of people, mostly women, by 6:15AM. on ly some managed to get a spot in the main hall, and the rest put out mats throughout the temple ground to sit on . In fact, it is preferable to sit outside, especially in the shade of a tree, because the air is much better outside.
The ceremony started at 6:30AM, with breaks at 8AM and noon for breakfast and lunch. The chanting sessions, Dhamma lectures and Dhamma discussions continued non-stop until late in the afternoon.
In the meantime, people made flower offerings to the stupa and the Bodhi tree (virtually every temple has a white stupa and a Bodhi tree), circumbulated the Bodhi tree holding containers of water, and lit the tiny oil cups.”
비구가 쓴다
“모두 하얀 전통복장을 한 불교도들이 아침 6시까지 사원에 모였다. 그들은 보통때와 같이 슬리퍼와 샌달을 문밖에 벗어 놓고 맨발로 걸어서 들어갔다.
아침 6시 15분이 되자 삼보디사의 마당은 사람들로 가득하였는데, 주로 여자들이었다. 단지 몇 사람들만 메인홀의 작은 지점에 자리를 잡고 앉았고 나머지는 마당에 매트를 깔고 그 위에 앉아 있다. 사실 밖에 앉아 있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특히 나무그늘아래의 공기는 나무 바깥 보다 훨씬 더 좋아 보인다.
의식(ceremony)은 6시 30분에 시작 되어 8시에 끝났다. 그리고 정오에 아침겸점심을 먹었다. 경전독송회(chanting sessions)와 담마강좌, 그리고 담마토론이 늦은 오후까지 쉬지 않고 계속되었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스투파와 보리수(사실상 모든 사원에 하얀 스투파와 보리수가 있다)에 꽃 공양을 하거나 작은 오일그릇에 불이 켜진 그릇을 들고 보리수 주위를 돌기도 하였다.”
(악깍까소(Akakkaso)비구, the Vesak ceremonies of 2006.)
스리랑카 삼보디사 보리수(2006년 웨삭)
악깍까소 비구의 스리랑카 순례기에 따르면 삼보디사(Sambodhi Viharaya)의 웨삭당일의 행사를 짤막하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여기서 보리수에 대한 것을 보면 “사람들은 스투파와 보리수(사실상 모든 사원에 하얀 스투파와 보리수가 있다)에 꽃 공양을 하거나 작은 오일그릇에 불이 켜진 그릇을 들고 보리수 주위를 돌기도 하였다.”라 했습니다. 보리수가 스투파와 함께 신앙의 대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
부처님의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는 율장대품에 자세히 소개 되어 있습니다. 방대한 율장에서 가장 처음 등장하는 것이 ‘보리수이야기(Bodhikathā)’입니다. 이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Tena samayena buddho bhagavā uruvelāyaṃ viharati najjā nerañjarāya tīre bodhirukkhamūle paṭhamābhīsambuddho. Atha kho bhagavā bodhirukkhamūle sattāhaṃ ekapallaṅkena nisaadhikaraṇasamathāsaṃvidī.
한때 세존께서는 바르고 원만한 깨달음을 얻은 후에, 우루벨라 지역의 네란자라 강가에 있는 보리수 아래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보리수 아래서 칠일 동안 홀로 가부좌를 하고 해탈의 지복을 누리며 앉아 있었다.
(Bodhikathā-보리수이야기, 율장대품 Vin.I.1, 전재성님역)
보드가야 보리수(영문판 위키백과)
he Bodhi Tree at the Mahabodhi Temple.
Propagated from the Sri Maha Bodhi,
which in turn is propagated from the original Bodhi Tree at this location.
율장대품 첫 페이지에 실려 있는 보리수는 빠알리어로 ‘bodhirukkha’로 표기 되어 있습니다. 이를 한자어로 보리수(菩提樹)라 하고 영어로는 ‘the Bo-tree; the Ficus Religiosia’라 합니다.
부처님은 무엇을 깨달았을까?
부처님이 보리수 이래에서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율장에 명확하게 표기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고 세존께서는 밤의 초야에 연기법의 순관과 역관에 대하여 정신활동을 기울였다. (Atha kho bhagavā rattiyā paṭhamaṃ yāmaṃ paṭiccasamaanvaddhamāsaṃlomapaṭilomaṃ manasākāsi)” 라고 되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보리수 아래에서 연기법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는 십이연기에 대하여 순관과 역관에 정신활동을 기울여 초야, 중야, 후야 세 번에 걸쳐서 깨달았습니다.
부처님은 초야에 “사실들이 원인을 갖는다는 것을 분명히 앎(Yato pajānti sahetudhamma)”이 있었고, 중야에는 “조건지어진 것들은 소멸하고야 만다는 사실을 인식함(Yato khayaṃ paccayānaṃ avedī)”이 있었고, 후야에는 “태양이 어두운 허공을 비추듯(Suriyo'va obhāsayamantalikkha” 번뇌를 소멸하여 진리를 꿰뚫어 악마의 군대를 쳐 부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초야, 중야, 후야 세 번에 걸쳐서 십이연기의 순관과 역관에 정신활동을 기울임으로써 완전한 깨달음을 이룬 것입니다.
귀한 선물을 주신 법우님에게 감사를
스리랑카에는 지금도 보리수 신앙이 있습니다. 보리수를 의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부처님이 정각을 이룰 때 앉아 있던 나무로 성스럽게 보기 때문입니다. 불교평론에 실린 난다라타나의 논문에 따면 보리수신앙에 대하여 이렇게 기술해 놓았습니다.
“보리수 행사는 정해진 날이 없이 개개인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의식인데 보름날에는 모든 곳에서 보리수 신앙을 행한다. 이러한 보리수 행사도 각종 위험이나 재난 질병과 액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서, 또는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에 축하하기 위해서도 보리수에 물을 붓는 의식을 행한다.”
(상좌부 불교의 현황 / 난다라타나, 불교평론 2002년)
난다라타나는 스리랑카 씨암종파의 비구입니다. 보리수 주변을 돌면서 소원을 비는 등 보리수가 일종의 타력신앙화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불상시대에 보리수가 주요 신앙의 대상이었는데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앙의 대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보리수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보드가야에 있는 보리수의 열매에서 싹 트인 것이라 하니 각별하게 생각합니다. 아주 작고 갸냘프지만 보리수 잎사귀만큼은 분명 하트모양으로 긴꼬리를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귀한 선물을 해 주신 법우님에게 감사드립니다.
2017-03-02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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