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바이블 구절이 불경으로 둔갑한 문자서비스, BBS 오늘의 부처님 말씀

담마다사 이병욱 2017. 4. 7. 17:11

 

바이블 구절이 불경으로 둔갑한 문자서비스, BBS 오늘의 부처님 말씀

 

 

불교방송과 불교TV가 있습니다. BBS BTN이라고도 합니다. 한국 불교에서 두 방송매체는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불교방송은 라디오채널이고, 불교TV TV채널입니다. 그러나 요즘 경계는 허물어지는 것 같습니다. 불교방송에서도 인터넷으로 TV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교방송이 한때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임원진이 편성되면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후원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후원자가 수 만 명 단위로 늘어나서 재정을 든든하게 해 주고 있다고 합니다.

 

불교방송에서는 후원자를 위하여 문자서비스를 해주고 있습니다. 오늘의 부처님 말씀이라는 문자서비스 입니다. 사이트를 들어가 확인해 보니 3,240원입니다. 가입하면 스마트폰으로 부처님말씀을 전송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유명스님의 문자서비스도 많이 있습니다. 지광스님, 황산스님, 법현스님, 법상스님, 월호스님, 용수스님, 정우스님, 해성스님, 승한스님, 원순스님, 덕조스님, 법담스님, 재가불자로서는 이경남님이 있습니다. 스님들과 재가자의 문자서비스는 월 4,400원입니다.

 

가르침도 상품화하나?

 

불교방송과 스님들, 그리고 재가불자의 유료 문자서비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도 상품화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에 대한 저작권은 엄밀히 따지면 부처님에게 있습니다. 또 번역한 자에게 있습니다. 그럼에도 경전 등 각종 자료에서 가르침을 취합하여 부처님 말씀이라 하여 유료화 한다면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지난 2012년에 부처님 말씀도 상품화 하다니! 불교방송의 ‘오늘의 부처님 말씀’(2012-11-10)’라는 제목의 글로 비판한 바 있습니다.

 

2012년 당시 올린 글에서 두 가지를 비판했습니다. 하나는 부처님 말씀을 상품화 한 것을 비판했고, 또 하나는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을 비판했습니다. 예를 들어 법구경 게송을 든다면 어느 품에 몇 번 게송인지 밝히지 않는 것입니다. 다만 두루뭉실하게 법구경, 또는 숫타니파타, 잡아함경 등 큰 경전제목만 알리는 것입니다.

 

법구경이라면 게송 넘버를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법구경 1번 게송이라면 알파벳을 사용하여 ‘Dhp.1’라고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알파벳 ‘Dhp’‘Dhammapada(법구경)’의 약자입니다. 숫자 1 423개의 게송 중에 1번 째 게송이라는 뜻입니다. 숫따니빠따에서 인용했다면 stn(Suttanipata)라는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약어가 있습니다. 상윳따니까야라면 S12.1, 맛지마니까야라면 M10 이런 식입니다.

 

가르침을 상품화 하지 않는다

 

가르침도 상품화 하는 시대입니다. 매우 짤막한 게송이나 글을 문자로 서비스하여 이익을 챙기는 시대입니다. 주로 유명스님들입니다. 그렇다면 매일 글을 쓰는 입장에서 유혹의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11년 동안 매일 반나절 가량 투자하여 글을 써 오고 있습니다. 이를 유료화 한다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아는 만큼 알려 준다는 취지로 모두 오픈 하고 있습니다. 다만 오른쪽 마우스는 오픈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른쪽 마우스버튼을 불허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 개작(改作)을 들 수 있고 또 하나는 수정때문입니다. 이전에는 퍼 갈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이 여기저기 돌아 다니는 것입니다. 글을 인용하는 것은 좋지만 마치 자신의 글처럼 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오래 전에 쓴 글이라도 바로 잡습니다. 이런 이유로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올린 글은 모든 사람들에게 오픈합니다. 누구든지 아무 제한 없이 들어 와서 마음껏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요즘 매일 1,500명 가량이 다녀 갑니다. 페이지뷰는 배에 달합니다. 지난 12년 동안 누적된 조회수는 543만명에 달합니다.

 

가르침을 유료화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불교방송 유료문자서비스에서 오류가 발견되었습니다. 그것도 치명적 오류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대체 어떤 내용일까요?

 

Web발신, BBS 오늘의 부처님 말씀

 

C사찰 단체카톡방이 있습니다. 신심 깊은 법우님이 매일 부처님 말씀을 올려 주고 있습니다. 대게 짤막짤막한 가르침입니다. 출처를 보니 [Web발신] 이라 하여 [BBS 오늘의 부처님 말씀] 이라 되어 있습니다. 오늘 올려 놓은 것을 보니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출가하여 바른 행을 닦으려 합니다. 만일 저 호강스럽고 지위가 높으며 재산이 많은 집에 태어나게 되면 속세를 떠나기는 낙타가 바늘 구멍을 빠져나가는 것보다 더 어려울 것입니다.”<현우경>

 

 

 

 

 

가장 눈에 띄는 말이 낙타입니다. 경전에서 낙타는 매우 생소합니다. 조사해보니 초기경전에 낙타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승경전에 낙타가 등장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BB문자메세지에 따르면 분명히 현우경에  낙타가 바늘 구멍을 빠져나가는 것보다 더 어려울 것입니다.”라 했습니다. 이 구절을 보고 매우 놀랐습니다. 자연스럽게 바이블을 연상하게 되었습니다.

 

현우경에 낙타바늘구멍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낙타바늘구멍이야기는 바이블이 원조일까요 현우경이 원조일까요?

 

낙타바늘구멍이야기는 오류

 

바이블에 낙타바늘구멍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사람들이 알고 있는 낙타구멍이야기는 잘못 전달된 이야기라 합니다. 이에 대하여 영혼을 심판하는 저울, 이집트보물전을 보고(2017-02-19)’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기독교에 낙타와 바늘의 비유가 있습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 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 귀에 들어 가는 것이 더 어렵다’(마태복음 19 24)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 번역된 것이라 합니다. 아랍어 밧줄을 뜻하는 gamta를 낙타를 뜻하는 gamta를 잘못읽은 오류라 합니다. 낙타 밧줄이 바늘 구멍속에 들어 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자는 정신적으로 오염된 자들일 것입니다. 부자라 하여 모두 천국에 들어 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되는 과정에서 죄업을 많이 지은 자들이라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고대 이집트인들도 권력자라 하여 모두 사후에 영원한 삶이 보장되지 않은 듯 합니다. 욕망에서 자유로운 자들만이 영원한 안식처가 보장 되었음을 말합니다.”(진흙속의연꽃, 영혼을 심판하는 저울, 이집트보물전을 보고, 2017-02-19)

 

 

 

 

 

 

 

올린 글에서 낙타바늘구멍이야기는 잘못된 것이라 했습니다. 아랍어 밧줄을 뜻하는 gamta를 낙타를 뜻하는 gamta를 잘못읽은 오류라 합니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 가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낙타 밧줄이 바늘 구멍속에 들어 가는 것이 어렵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해야 말이 됩니다. 그럼에도 후대 사람들은 맹목적으로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 가기 어렵다는 식으로 말한 것입니다.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불교방송 문자서비스에서는 바이블에 실려 있는 낙타바늘구멍이야기가 있습니다. 놀랍게도 대승경전 현우경에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이런 말이 정말 실려 있다면 불교경전이 기독교 영향을 받았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현우경과 낙타를 키워드로 하여 구글검색해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검색된 것이 2007 9 18가려뽑은 현우경 21에 등장합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실려 있는 글입니다. 내용은 글자 한자 바뀌지 않고 똑같습니다. 2007년 이후 똑 같은 내용이 등장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퍼 간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불교방송 문자서비스 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그것도 유료문자서비스로 활용한 듯 합니다.

 

출처를 추적해 보니

 

단체카톡방에서 법우님은 신심으로 불교방송 문자서비스를 매일 정성스럽게 올려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우경에 실려 있는 낙타바늘구멍이야기는 출처도 불분명합니다. 더구나 바이블에 그대로 실려 있는 내용으로 오류가 있는 것입니다. 이에 H스님은 “[현우경]에 정말 아래와 같은 문장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경전에서 낙타가 등장하는 것을 처음 보며 오히려 성경의 구절이 떠오릅니다.”라고 의문을 표했습니다.

 

H스님이 의문의 글을 남기자 최초 글을 올렸던 법우님은 단지 방송국에서 메시지가 온 것에 대하여 광고문구를 지우고 올렸을 뿐이라 합니다. 그런데 불과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출처가 밝혀 졌습니다. H스님은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위 게송은 현우경 제6품 항가달품(恒伽達品)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분명히 낙타등의 단어가 없음에도 누군가 집어넣었네요. 사막에서 볼 수 있는 낙타비유를 부처님경전에 나타난다는게 이상해서 딴지를 걸어보았습니다. 아래게송은 천신이 인간계에 태어나기전에 읊은게송이네요. 항가달비구의 이야기 읽어 볼만합니다."(H스님)

 

 

현우경을 제대로 해석한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H스님이 올린 글입니다.

 

 

“저는 출가하여 바른 행을 닦으려고 합니다. 만일 저 높고 호강스런 집에 태어나면 속세를 떠나기는 극히 어려울 것입니다. 중류(中流) 집에 태어나고자 하면 뜻한 바를 성취하지 못할 것입니다.(현우경)

 

 

H스님에 따르면 문제의 낙타바늘구멍이야기는 현우경 현우경 제6품 항가달품(恒伽達品)에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불교방송 문자메세지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낙타라는 말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천신이 인간으로 태어 나기 전에 읊은 게송이라 합니다.

 

신뢰 있는 방송국에서

 

현우경에서 강조한 것은 부자집에 태어나서 호강을 누리며 살다가 속세를 떠나기가 극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이블에 있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보다 더 어렵다로 내용이 둔갑한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하여 H스님은 다음과 같이 따끔한 일침을 가합니다.

 

 

위 게송에서 중류(中流)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이해가 쉽게 성경구절을 인용한듯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가 있는 방송국에서 불경에 성경을 집어 넣은 것은 잘못인듯합니다.”(H스님)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대한민국에 하나 밖에 없는 라디오방송이자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방송매체에서 바이블에 실려 있는 구절을 불경구절로 둔갑시켜 유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심 있는 불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지도 못한 채 단체카톡방에 올리고 있습니다.

 

바이블 구절이 불경으로 둔갑한 문자서비스

 

단체카톡방에 글을 올린 법우님은 H스님과 법우님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법우님에 따르면 방송국에서 가끔씩 오타와 오류가 나오는 걸 보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땐 그냥 무작위로 떠도는 걸 보내주나 하는 의심도 해 보았습니다…^^”라 했습니다.

 

불교방송에서는 불자들을 대상으로 문자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통신사를 통해서 스마트폰으로 전송되는 유료문자서비스입니다. 이런 문자서비스에 신심 있는 불자들은 불교방송후원차원에서라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류투성이에다 출처도 불분명하고 검증되지 않은 글이 오늘의 부처님 말씀이라 하여 마구 유포되고 있습니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바이블의 구절이, 그것도 오류로 판명된 구절이 버젓이 불경으로 둔갑한 것입니다. 대체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20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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