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인간권력은 저열한 것, 왕권이 부럽지 않은 포살공덕

담마다사 이병욱 2017. 5. 10. 17:50

 

인간권력은 저열한 것, 왕권이 부럽지 않은 포살공덕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레드카펫 계단을 오르는 부부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입니다. 청와대 2층 집무실로성큼성큼 올라가는 대통령부부의 뒷모습이 생애 최고의 날처럼 보여집니다. 그런 한편 대통령의 앞날이 은근하게 염려 되기도 합니다. 역대 대통령들의 말년이 대부분 불운 했기 때문입니다. 레드카펫을 밟고 올라가는 대통령은 부부는 그 순간 무슨생각을 했을까요?

 

대통령은 국회에서 선서를 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자 마자 임기가 시작된 대통령의 하루 일정은 빠듯했습니다. 국립묘지를 참배한 천천히 느릿느릿 청와대를 향해 갔습니다.

 

청와대권력은 선거때마다 바뀝니다. 임기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국민들이 위임한 권력을 남용 했을 때 용납하지 않습니다. 전임대통령이 무능과 불통으로 일관하다 결국 감옥에 들어갔습니다. 전임 대통령을 감옥에 집어 넣고 치른 선거에서 또 다시 새로운 청와대 주인이 탄생했습니다. 레드카펫을 밟는 순간 대통령부부는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끽 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권력은 전제군주시대의 왕권보다 더 세다고 합니다. 왕권이 부럽지 않은 최고권력을 남용했을 때 대게 불행하게 끝났습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성공한 대통령이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권력을 사유화하고 남용한다면 실패한 대통령이 되기 쉽고, 국민과 소통한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은 문재인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정어(正語)가 되어 있지 않은 선거에서

 

선거과정은 매우 치열했습니다. 선거캠프에서는 네거티브는 물론 중상모략도 불사했습니다. 지지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상대방 후보를 깍아 내리기에 바빴습니다. 특히 유튜브에서의 중상모략은 도를 넘은 것 같습니다. 특정후보에 대하여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 비난하고 비방하는 동영상을 연속으로 올린 것을 보았습니다. 소위 유명논객이나 교수 등도 총력전에 올인했습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정어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선거 캠프에서 극심했습니다.

 

팔정도에 정어가 있습니다. 정어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이간질을 하지 않고 ,욕지거리를 하지 않고, 꾸며대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극성지지자들은 정어와는 정반대로 거짓말을 하고, 이간질을 하고 ,욕지거리를 하고, 꾸며대는 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정어가 되어 있지 않은 선거에서 승자나 패자나 모두 패배자가 되었습니다. 이긴자도 상처뿐인 영광입니다.

 

승리는 원한을 부르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리를 탐하는 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한시적인 자리를 놓고 사활을 건 싸움을 합니다. 오로지 이긴자가 모든 것을 가져 가는 승자독식이기 때문에 죽기살기로 싸우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중상모략, 거짓말, 욕지거리가 난무합니다. 모두 입으로 짓는 죄업에 해당됩니다. 그렇게 해서 자리를 차지 했을 때 상처뿐인 영광에 지나지 않습니다.

 

승리자는 환호하고 패배자는 비통해 합니다. 사활을 건 싸움에서 승리했더라도 승리는 원한을 부릅니다. 전임대통령을 감옥에 집어 넣고 치루어진 대선에서 승리한자는 모든 것을 거머 쥐었습니다. 그러나 패배자는 비통해서 잠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 했습니다.

 

 

“승리는 원망을 낳고

패한 자는 잠을 못 이루네.

이기고 지는 것을 버리면,

마음 편히 잠을 이루네. (S3.14, Dhp.201, 전재성님역 )

 

 

이 게송은 법구경 Dhp.201번 게송과 병행합니다. 꼬살라의 국왕 빠세나디는 그의 조카이자 마가다의 국왕인 아자따삿뚜에게 패했습니다. 그것도 세 번이나 싸워서 패배한 것입니다. 세 번째 패배에서는 이 유치한 애숭이를 굴복시키지 못하다니, 더 오래 살아서 무슨 소용인가?”라며 식음을 전폐하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러나 분통해서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승리한 자는 승리로 인하여 환희하지만, 패배한 자는 패배로 인하여 비통해 합니다. 사활을 건 싸움에서 승리하지만 결국 원망을 낳습니다. 승리는 원한을 부르고 패한 자는 복수를 벼릅니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면 원한 살 일도 없고 복수를 벼를 일도 없어서 잠을 편히 잘 것입니다.

 

왕권을 버리고 출가한 밧디야존자

 

왕권보다 더 세다는 대통령권력을 가진 자는 행복할까요? 레드카펫을 밟는 순간 권력의 정점에 있음을 실감할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 당시 제자들은 왕권 보다 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습니다. 그 중에 밧디야존자가 있습니다.

 

밧디야존자는 출가하기 전에는 왕이었습니다. 고대인도에서는 왕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자이었습니다. 나라도 국민도 왕의 소유물과 다름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소유한 밧디야는 사끼야 족의 왕이었습니다. 왕으로서 사끼야 족을 통치했던 밧디야는 왕권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같은 왕족이자 친구인 아누룻다와 함께 출가했습니다.

 

왕으로서 밧디야가 출가하게 된 동기가 있습니다. 부처님이 정각을 이루고 난 후 싸끼야족 출신의 왕자들이 여럿 출가했습니다. 왕족인 아누룻다도 출가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아누룻다의 어머니는 아누룻다야, 싸끼야족의 왕 밧디야가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출가하면, 너도 출가하도록 해라.”라며 조건을 하나 걸었습니다. 아누룻다의 친구이자 싸끼야족의 왕인 밧디야가 출가하면 허락하겠다는 것입니다. 아누룻다의 어머니 입장에서 보았을 때 설마 왕이 왕위를 내버리고 출가하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밧디야는 왕권을 버리고 출가했습니다.

 

밧디야는 아들과 형제들에게 왕정을 맡기고 출가했습니다. 그때 당시 밧디야를 비롯하여 아누룻다, 아난다, 바구, 낌발라, 데바닷따 이렇게 여섯 명의 왕족과 이발사 우빨리가 출가하여 싸끼야족에서 모두 일곱명이 출가했습니다. 그런데 여섯 명의 왕족들은 하인에 해당되는 이발사 우빨리를 가장 먼저 출가시켰습니다. 그것은 왕으로서 또는 왕족으로서 교만을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부처님의 상가는 누구나 평등하기 때문에 네 가지 계급에 대한 차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 행복하다. ! 행복하다. (aho sukha, aho sukha)”

 

부처님의 교단에 출가한 전왕 밧디야는 행복을 만끽했습니다. 수행처에 늘 하는 말은 ! 행복하다. ! 행복하다. (aho sukha, aho sukha)”였습니다. 왕에서 출가자로,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출가한 밧디야는 왜 행복하다고 틈만 나면 말했을까요? 행복이라는 말일 입게 달고 다니자 다른 수행승들이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왕으로 살았던 자가 숲속에서 사는 것이 전혀 행복할 것 같지 않음에도 행복을 노래하는 것에 대하여 가식으로 그렇게 말하는 줄 안 것입니다. 이에 부처님은 밧디야를 불러서 왜 그렇게 ! 행복하다. ! 행복하다.”라고 하는지 물었습니다. 이에 밧디야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왕이었을 때는 내궁에 있어도 호위들이 엄하게 지켰고, 외궁에 있어도 호위들이 엄하게 지켰고, 성안에서도 호위들이 엄하게 지켰고, 성밖에서도 호위들이 엄하게 지켰고, 나라 안에서도 호위들이 엄하게 지켰고, 나라 밖에서도 호위들이 엄하게 지켰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와 같이 호위받고 수호받아도, 두려워하고 근심하고 의심하고 전율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혼자서 숲속으로도 가고 나무 밑으로도 가고 빈집으로도 가도, 두려워 하지 않고 근심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전율하지 않고 평안하고 순조롭고 안정되고 사슴과 같은 마음으로 지냅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의미에서 제가 숲으로도 가고 나무 밑으로도 가고 빈집으로도 가서 이와 같이 ‘아! 행복하다, ! 행복하다.’라고 자주 감흥어린 말을 하는 것입니다.(율장소품 845, 전재성님역)

 

 

밧디야가 왕이었을 때는 호위를 받았습니다. 왕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많아서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는 독이 들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잠을 잘 때도 호위를 하지 않으면 잠을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왕권을 버리고 숲속 빈집에서 홀로 지내니 생명의 위협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 마음이 평안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사슴과 같은 마음으로 지냅니다.”라 했습니다. 사슴은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가서 풀만 먹고 살아 갑니다. 그래서일까 부처님의 32상 중에 사슴과 같은 장딴지를 가졌다고 했습니다. 이와 같은 소욕지족의 삶에 대하여 ! 행복하다, ! 행복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을 것입니다.

 

대청 순치황제도

 

중국 청나라시절 순치황제는 황제의 지위도 버리고 출가했습니다. 순치황제의 출가시에 따르면 곳곳이 총림이요, 쌓인 것이 밥이니 대장부 어디 간들 밥 세 그릇 걱정하랴. (天下叢林飯似山鉢盂到處任君餐)”로 시작되어 내 이제 손을 털고 산 속으로 돌아가니 천만 가지 근심 걱정 내 아랑곳할 것 없네. (我今撤手歸山去那管千愁與萬愁)”로 끝을 맺습니다. 대청황제의 지위도 헌신짝 처럼 버리고 출가한 순치황제는 사해와 오호에서 자유로운 손님 되어 부처님 도량 안에 마음대로 노닐세라. (四海五湖爲上客逍遙佛殿任君棲)”라 하며 대자유인으로 살았습니다.

 

부처님의 도량에서 노닐면 천하가 부럽지 않을 것입니다. 사끼야족의 왕이었던 밧디야존자는 ! 행복하다, ! 행복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고, 순치황제는 출가하여 시원한 선열미(禪悅味)를 누렸습니다. 그렇다면 재가불자들에게는 어떤 행복이 있을까요? 세간에서 최고의 지위에 올라 가는 것이 행복일까요?

 

왕권이 부럽지 않은 포살공덕

 

부처님에 따르면 여덟 가지 포살공덕을 지으면 왕권이 부럽지 않다고 했습니다. 부처님은 포살공덕의 과보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 했습니다.

 

 

“비싸카여, 예를 들어 많은 칠보를 소유하고 있는 십육대국, 즉 앙가, 마가다, 꼬쌀라, 밧지, 말라, 쩨띠야, 방싸, 꾸루, 빤짤라, 맛차, 쑤라쎄나, 앗싸카, 아반띠, 간다라, 깜보자에 대하여 왕이 왕권을 가지고 권력을 행사하더라도 여덟 가지 덕목을 갖춘 포살을 준수 하는 것의 십육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비싸카여, 하늘나라의 행복에 비해서 인간의 권력은 저열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A3.70, 전재성님역)

 




 

여덟 가지 포살공덕은 팔관재계라 하여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버리고, 주지 않은 것을 빼앗는 것을 버리고, 주지 않은 것을 빼앗는 것을 버리고, 순결하지 못한 삶을 버리고, 거짓말을 버리고, 곡주나 과일주 등 취하게 하는 것을 마시는 것을 버리고, 하루 한 끼 식사를 하고 저녁은 들지 않고, , 노래, 음악, 연극을 보거나 화환, 향기, 크림을 가지고 단장하고 치장하는 것을 삼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공덕을 지었을 때 칠보를 소유한 왕권이 부럽지 않다고 했습니다. 포살공덕을 지으면 하늘나라에 태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삼보에 귀의하고 계행을 지키는 삶을 살면 하늘나라에 태어난다고 했습니다. 재가자가 여덟 가지 포살항목을 지키는 삶을 살았을 때 욕계육욕천이 보장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불교적 세계관에 따르면 욕계천상에 형성되는 조건은 믿음(saddhā:)과 보시(dāna:)와 지계(sīla:)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욕계천상의 하루는 인간과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사대왕천(cātummahārājikā)의 경우 인간의 오십 년이 하루 낮 하루 밤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삼십삼천(tāvatisā)은 인간의 백년이 하루 낮 하루 밤에 해당되고, 야마천(yāmā)은 인간의 이백년이 하루 낮 하루 밤에 해당되고, 도솔천(tusitā)은 인간의 사백년이 하루 낮 하루 밤에 해당되고, 화락천(nimmāaratī)은 인간의 팔백년이 하루 낮 하루 밤에 해당되고, 타화자재천(paranimmitavasavattī)은 인간의 천육백년이 하루 낮 하루 밤에 해당된다고 했습니다.

 

인간권력은 저열한 것

 

인간의 수명은 길어야 백년입니다. 부처님 당시에는 더 짧았을 것입니다. 왕권은 더욱 더 짧습니다. 더구나 언제 어떻게 왕권을 빼앗길지 알 수 없습니다. 역대 수 많은 왕조의 왕들이 제명대로 살다가 죽은 자는 드물었습니다.

 

오늘날 대통령이나 총리의 권한도 몇 년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최고의 지위에 오르기 위하여 갖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게임의 룰을 정해 놓고 선거를 하지만 선거운동원들이나 지지자들은 거짓말, 이간질, 욕지거리, 꾸며대는 말을 예사로 합니다. 선거에서는 이른바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네거티브전략을 구사합니다. 사활을 건 싸움에서 승리하면 자리라는 전리품을 나누어가질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 때문에 대부분 불행하게 결말이 납니다. 역대 대통령 중에 감옥에 가지 않은 자는 많지 않습니다. 역대 가족이나 측근 중에 감옥에 가지 않은 자 역시 많지 않습니다.

 

승리는 원망과 원한을 부릅니다. 행위에 대한 과보는 반드시 따릅니다. 사람들은 한시적인 권력에 사활을 걸지만 남은 것은 몸으로 입으로 생각으로 지은 행위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은 대권이 부럽지 않습니다. 대권은 유한하고 악업만 쌓여서 저열한 것이지만 여덟 가지 포살공덕을 쌓은 자들은 행복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하늘나라의 행복에 비해서 인간의 권력은 저열한 것이다.”(A3.70) 라 했습니다.

 

 

생명을 죽이지 말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지 말고

거짓말 하지 말고, 취기가 있는 것을 마시지 말고

순결하지 못한 것을 삼가고 성적교섭을 금하라.

그리고 밤의 때 아닌 때에 식사하지 말라.

 

화환과 향수를 사용하는 것을 피하고

낮은 침대, 바닥에 누워야 하리.

이것이 포살일에 지켜야 하는 계율이네.

괴로움을 종식시킨 부처님이 설하신 것.

 

태양과 달이 모두 밝게 비추고

그 궤도를 따라 멀리 비추네.

어둠을 몰아내고 허공을 달리며

모든 방향으로 비추며 하늘에서 빛나네.

 

그 빛나는 지역의 모든 재보

진주와 보석과 황금과 청금석과

쇠뿔모양의 황금과 광산의 황금과

황색의 황금과 황금티끌이 있어도

 

여덟 가지 덕목을 갖춘 포살을 지키는 것에 비하면

이들은 십육분의 일의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리.

마치 달이 허공에 비추면

별들의 무리들이 빛을 잃어버리듯.

 

남자이든지 여자이든지

계행을 지키며 여덟 가지 덕목을 갖춘 님은

지복을 가져오는 공덕을 쌓아

비난받지 않고 하늘나라에 이르네.” (A3.70, A8.42, 전재성님역)

 

 

 

진흙속의연꽃

2017-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