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유쾌한 제1회 마하마야페스티벌
어느 법우님의 걱정이 대단했습니다. 오후 들어 갑자기 날씨가 급변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커다란 비라도 몰고 올 듯 하늘은 잔뜩 찌뿌려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뇌성과 함께 비가 쏟아졌습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비오는 날로 되어 있었습니다.
5월 13일 ‘마하마야페스티벌’이 조계사에서 열렸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열린 축제는 여성불자들이 준비한 것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날씨가 급변하는 바람에 저녁 7시부터 열리는 축제에 영향을 줄 것 같아 노심초사한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오후 늦게부터 비가 개이기 시작했습니다. 행사 두 시간 전에는 햇볕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법우님들의 간절한 바램이 있어서일까 한국의 여성불자들과 여성단체에서 주관하는 세계최초의 마야페스티벌은 시종 유쾌하게 진행 되었습니다.
“내 안의 마하마야를 깨우자”
페스티벌을 알리기 위한 포스터가 교계신문과 에스엔에스상에서 선 보였습니다. 이름 하여 ‘마하마야페스티벌’입니다. 포스터의 캐치프레이즈는 “내 안의 마하마야를 깨우자”입니다. 자세한 설명으로서 “세세생생 보살의 어머니이지, 2,600여년 전 붓다가 어머니로 선택한 여성, 구도자인 선재동자의 스승은 위대한 여성 마하마야를 찬탄하는 페스티벌이 열립니다.”라 되어 있습니다.
왜 마하마야인가?
부처님의 생모는 불자들에게 마야부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존칭으로 뜻으로 ‘마하마야(mahāmāyā)’라 합니다. 이는 부처님의 양어머니이자 이모를 마하빠자빠띠(mahāpajāpati)라 한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마하는 ‘Great’의 뜻으로 ‘위대한’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하마야는 ‘위대한 마야부인’이라는 뜻입니다. 위대한 마하부인을 기리는 위대한 페스티벌이 한국최초로, 그것도 세계최초로 열린 것입니다.
마하마야페스티벌은 여성불자들의 단체에서 주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성평등 불교연대’입니다. 함께 하는 단체로서 전국비구니회, 지혜로운 여성, 나무여성인권연구소, 종교와 젠더연구소 등 각종 여성단체와 대불련, 대불청,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각종 재가불교단체에서 참여 했습니다.
순서는 1부, 2부, 3부로 진행 되었습니다. 1부에는 ‘마하마야를 맞이하다’’는 주제로 마하마야를 수희찬탄하는 범패의식과 헌공, 헌시가 있었습니다. 2부에는 ‘마하마야를 찬탄하다’라는 주제로 몸짓으로 마야를 찬탄하는 퍼포먼스와 마하마야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3부에는 ‘내 안의 마야를 깨우다’라 하여 공연과 노래, 그리고 댄스페스티벌이 있었습니다.
선물도 한아름씩
5월 13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된 마하마야페스티벌은 시종 유쾌하게 진행 됐습니다. 문자 그대로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축제분위기입니다. 그런 한편 마야부인이 어떤 분인지 이야기를 통해 알려 주었고, 마야부인이 단지 부처님의 생모로서 이미지가 아니라 하나의 수행자로서 이미지를 각인시켜 주는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선물을 주었습니다. 이름과 전화번호 소속단체를 기입하면 준비된 선물을 한아름 안겨 주었습니다. 행사가 끝날 때에는 떡과 차가 제공되었습니다.
범패의식으로 마야를 불러내고
행사는 매우 짜임새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준비를 많이 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는 시종 흥미를 돋구게하고, 공감하게 하고, 무엇 보다 즐겁고 유쾌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날 사회는 종교와 젠더연구소의 옥복연소장이 보았습니다.
먼저 1부행사로서 범패의식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불자들에게 잊혀졌던 마하부인을 맞이하는 행사입니다. 절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범패의식으로 마야부인을 불러 내는 의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마야부인 헌시
범패의식에 이어 헌공과 헌시가 있었습니다. 헌공은 한국불교의 육법공양의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향공양, 초공양, 차공양, 과일공양, 미(米)공양, 꽃공양 순으로 진행 됐습니다. 특히 미공양의 경우 마야부인상에 있는 항아리에 붓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헌시가 낭송되었습니다. 헌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헌시) 오, 위대한 여성, 마하마야여!
생명을 키워내는 위대한 여성, 마하마야여!
당신은 여러 생에 걸쳐 공덕을 쌓았으며, 온화하고 연민어린 성품으로
모든 생명을 평등하게 사랑하고, 소중하게 품어 안았습니다.
보시로 사람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모든 사람을 향한 따듯한 말과 미소로 칭송받았습니다.
지혜롭고 자비로운 위대한 여성이었기에.
2,600여년 전, 부처가 될 보살이 당신을 어머니로 선택하셨습니다.
창조를 지휘하는 위대한 여성, 마하마야여!
당신이 붓다를 잉태했을 때, 세상의 두려움을 달래고
온갖 생명을 속박에서 풀어주었으며, 살생과 다툼을 멈추게 하고,
비폭력과 자비심을 퍼뜨렸습니다.
당신은 괴로움을 여의고 평정심으로 충만하였으며,
모든 중생이 그대로 진리라는 반야의 눈이 열리고 지혜의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온 생명들이 환희로 넘쳐나던 룸비니동산에 새 생명이 태어나자
하늘의 신들이 황금 그믈로 받아. 당신에게 위력이 넘치는
붓다가 태어났음을 알렸습니다.
당신은 뛰어난 지혜와 성스런 몸으로 성장시켰으며,
숭고한 성품이 그대로 이어졌기에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도리천에서 환생하신 위대한 여성, 마하마야여!
당신은 세세생생 보살의 어머니이자 깨달은 자 붓다의 어머니셨으며,
구도자인 선재동자의 스승이자, 미래에 오실 미륵불의 어머니이십니다.
위대하고 위대하도다. 마하마야여!
모든 인간과 신들의 경배를 받으소서. 당신을 경배합니다.
헌시의 주제는 ‘위대한 여성’입니다. 위대한 여성으로서 마야를 말합니다. 그런데 마야부인은 부처님의 생모일 뿐만 아니라 선재동자의 스승이기도 하고 미래에 오실 미륵불의 어머니기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마야부인 형상을 보니
마하마야페스티벌이 열리는 단상에는 마야부인상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마하부인상을 보지 못했습니다. 보살을 낳고 칠일만에 죽었기 때문에 마야부인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자따까 등에서 단편적으로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야부인은 잊혀져 온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마야부인의 형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마치 진흙을 이어서 만들어 놓은 것 같처럼 투박하고 소박한 형상입니다. 의상을 보니 현대여성을 보는 것 같습니다. 흰드레스를 입은 듯하고 머리에는 나뭇잎으로 된 화관을 쓰고 있습니다.
재마스님의 몸짓
한국의 여성불자들은 마하부인을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천주교에서는 성모마리아라 하여 예수못지 않게 경배하고 있지만, 불교에서 마하부인은 부처님을 낳은 생모임에도 거의 잊혀진 존재나 다름 없습니다. 그래서일까 2부 행사에서는 잊혀진 존재로서 마야부인을 몸짓으로 경배하고 찬탄하는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재마스님의 몸짓이 그것입니다.
재마스님의 몸짓을 보면 마야부인에 대한 간절함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손짓과 발짓 등 온몸을 이용하여 마야부인을 찬탄 하는 것입니다. 때로 마야부인이 된 듯합니다. 두 팔에 갓 태어난 보살을 안고 좌우로 흔드는 듯한 모습도 보여 줍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잊혀진 그 분 마야부인, 위대한 어머니로서으 마야부인을 온몸으로 경배하고, 찬탄하고, 때로 환희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이미령님의 스토리텔링시간
2부행사에서는 재마스님의 몸짓에 이어 북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져 있는 이미령님의 스토리텔링시간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날의 하일라이트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이미령님은 스스로 투잡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는 불교강사와 불교칼럼니스트로서 잡이고, 또 하나는 일반대중들을 위한 책소개 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이미령님에 따르면 마야부인은 단지 부처님의 생모로서 역할이 아닙니다. 어머니로서 역할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된 수행자로서 재해석한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허균의 홍길동전을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홍길동전에 따르면 홍길동은 서자출신입니다. 홍판서가 낮에 낮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태몽임을 직감했다고 합니다. 길한 꿈이기 때문에 부인과 합방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그 꿈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마침 차를 들고 가는 하녀가 보여서 관계하여 낳은 것이 홍길동이라 합니다.
홍길동전에 따르면 하녀는 나이가 18세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단지 아이를 낳은 어머니 역할 밖에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엄마가 뭐지?”라며 의문했다고 합니다. 마하부인을 단지 부처님을 낳은 생모로서 역할을 한정 짓는다면 홍길동을 낳은 18세 하녀와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따까에 따르면 마야부인은 수행자라 했습니다. 그것도 십만겁동안 십바라밀을 닦은 수행자라 합니다. 그런 수행의 공덕으로 부처님을 낳게 되어서 위대한 어머니로서 마하마야라 합니다.
마야부인은 석가모니부처님을 낳았기 때문에 마하마야가 아닙니다. 수행의 완성자로서 마하마야입니다. 이는 초기경전에서도 여성이 단지 아이를 낳은 어머니로서의 역할로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도 남성과 똑 같은 수행자로 본 것입니다. 수행자로서 여성이나 어머니는 초기경전 도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훌륭할 수 있다
부처님은 여자가 남자보다 더 훌륭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빠세나디왕은 딸의 출산 소식을 듣고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백성의 대왕이여, 여인이라도 어떤 이는 실로 남자보다 훌륭하니”(S3.16) 라 했습니다. 또 부처님은 “그런 여인에게서 태어난 남자는 세계의 영웅이 되니 그러한 훌륭한 여인의 아들이야말로 왕국을 지배하네.”(S3.16) 라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예외 없이 여인을 어머니로 합니다. 영웅호걸도 전륜성왕도 부처도 어머니을 모태로 하여 태어납니다. 아이를 낳은 모든 여인은 모두 위대한 어머니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모두 위대합니다. 그런 면으로 본다면 여인은 남자보다 낫습니다. 그러나 여인이 남자 보다 더 위대할 수 있는 것은 수행자로서 삶을 살아 가는 것입니다. 가르침을 실천하여 아라한이 되었을 때 위대한 어머니이자 동시에 거룩한 님이 됩니다.
삼십삼천에서 만난 마야부인
불교강사이자 북칼럼니스트인 이미령님에 따르면 마하부인은 단지 아이를 낳은 어머니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하나의 수행의 완성자라 했습니다. 그 수행의 공덕으로 죽어서 도리천에 태어났다고 합니다.
도리천을 삼십삼천(tāvatiṃsa)이라고도 합니다. 아비담마 주석서에 따르면 부처님은 일곱 번째 안거때 삼심삼천에서 설법했다고합니다. 논장 담마상가니에서는 부처님이 삼십삼천에서 설법할 때 생모 마하마야를 만난 장면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중에도 역시(일곱 번째 안거를 말함) 여래 께서는 삼십삼천의 빠릿찻따까 나무 아래에 있는 붉은 대리석 위에서 일만의 세계에 있는 신들 가운데 앉으셔서 어머니를 직접 대면하여 ‘유익한 법들과 해로운 법들과 결정할 수 없는[無記] 법들’이라는 법을 가르치면서 백으로 구분하고 천으로 구분하고 백천으로 구분하여 특별한 법으로부터 [다른] 특별한 법으로 자유자재로 옮기면서 가르쳤다.”(담마상가니 해제, 각묵스님)
부처님은 가장 수승한 법이라는 아비담마를 삼심삼천에서 설했습니다. 그런데 삼십삼천에서 마하부인을 만난 것입니다. 마하부인에게도 가장 수승하다는 아비담마를 석달 동안 설했다고 합니다.
부처님은 가르침을 인간에게만 설한 것이 아니라 천상의 신들에게도 설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열 가지 별호중에 ‘삿타데와마눗사낭(satthādeva-manussānaṃ’이라 하여 신과 인간의 스승이라는 뜻으로 ‘천인사(天人師)’라 합니다. 천인사로서 부처님은 삼십삼천에서 법을 설했는데 마야부인을 친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석달 동안 삼십삼천에서 법을 설하고 인간세계로 다시 하강했습니다. 그 하강장소가 ‘상카시아’라 합니다. 부처님이 마야부인의 모태에서 태어나 첫 번째 하강한 곳이 룸비니동산이라면, 부처님이 두 번째로 하강한 장소가 상카시아입니다. 그런 룸비니는 사대성지에 속하고, 상카시아는 팔대성지에 속합니다.
부처님은 삼십삼천에 올라 가서 어머니 마야부인과 신들을 위해서 석 달간 법을 설하고 상카시아로 하강했습니다.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마야부인은 크게 깨달았을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이미 십만겁동안 십바라밀을 닦은 상태이었기 때문에 부처님 한마디에 법을 알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마야부인은 단지 부처님을 낳은 어머니로서 여인이 아니라 깨달음이 완성된 수행자, 위대한 여성수행자로서 마하마야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톨릭의 성모사상과는 비교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마리아숭배사상
가톨릭에서는 마리아를 성모(聖母)라 하여 숭배합니다. 마리아 숭배사상은 특히 필리핀이나 남미 등 가톨릭국가에서 성행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경우 마리안축제(Marian-Festivals)라 하여 매년 성대하게 치루어지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성모숭배사상은 토속신앙과 혼합된 것입니다. 그런데 토속신앙 중에는 불교의 관세음보살사상도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필리핀에 가톨릭이 전래되기 이전에 불교가 들어가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티벳불교에서 볼 수 있는 타라보살상이 그것입니다. 이렇게 필리핀토속신앙과 가톨릭의 마리아사상이 혼합되어 오늘날 마리안축제가 성대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남미에서 마리아사상 역시 토속신앙과 혼합된 것입니다. 볼리비아등 옛잉카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동정녀 깐델라리아(Candelaria)사상이 그것입니다. 스페인이 침략하기 이전에 전승되어 온 토착신앙이 스페인의 가혹한 종교탄압으로 인하여 성모마리아와 비슷한 형태의 동정녀 깐델라리아로 변모한 것이라 합니다. 멕시코 과달루페 성모상(Virgen de Guadalupe)도 그런 것중의 하나라 합니다.
여신숭배사상
전세계적으로 여신숭배사상이 있습니다. 모든 생명의 근원으로서 여신사상입니다. 대지의 어머니로서 여신사상은 전세계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사상입니다. 불교역시 여신사상과 비슷한 개념의 사상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 관음사상일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불자들은 관세음보살을 찾습니다. 한국인들의 생활경전이라 볼 수 있는 천수경 역시 관세음보살에 대한 찬탄입니다. 그런데 한국인들이나 동아시아불교에서는 관세음보살이 여성이미지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토착신앙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신앙이 있습니다. 그것은 여신사상입니다. 특히 대지를 여신으로 합니다. 모든 생명의 근원으로서 대지는 어머니로 표현됩니다. 그래서일까 전세계적으로 대지의 여신사상이 주류를 이룹니다. 가톨릭의 마리아사상도 일종의 여신사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 관음사상 역시 여신사상의 일종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여성인가 남성인가?
불교에서 관세음보살은 어머니와 같습니다. 티벳불교에서는 고통을 강을 건네 주는 어머니로서 관세음보살이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관세음보살은 여성의 이미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관세음보살은 가톨릭의 마리아사상과 달리 중성의 이미지입니다. 이는 탱화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수월관음도를 보면 천상의 이미지입니다. 얇은 사리를 걸쳤는데 천의라 합니다. 그런 관세음보살이미지는 욕계천상이 아니라 색계천상인의 이미지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색계의 경우 성의 구별이 없다고 합니다. 욕망을 떠난 색계천상에서는 성의 구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있다면 중성일 것입니다. 그런데 관세음보살이미지는 중성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탱화에서 코 밑에 가느다란 수염을 그려 놓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수월관음도를 보면 여성 같기도 하고 남성같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여성이지만 수염을 그려 놓은 것으로 보아서는 남성 같기도 합니다. 이는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중성의 이미지를 나타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성을 초월한 이미지입니다.
진정한 양성평등이란?
관세음보살 이미지가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닌 중성의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중성의 이미지로서 어쩌면 석가모니부처님도 해당될지 모릅니다. 이런 예로서 부처님의 32상 중의 하나인 음마장상(陰馬藏相)을 들 수 있습니다.
‘위대한 사람의 특징의 경(D30)’에 따르면 “위대한 사람들은 몸속에 감추어진 성기를 갖고 있다.(Puna ca paraṃ bhikkhave mahāpuriso kosohitavatthaguyho hoti.)”(D30) 라 했습니다. 성기가 밖에 있지 않고 몸 속에 있음을 말합니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위대한 존재의 특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전재성박사는 음마장상에 대하여 “이는 몸속에 감춰진 성기를 지녔다는 말로, 이것만으로는 남자의 신체특징을 말하는지 여자의 신체의 특징을 말하는지 분명치 않다.”고 했습니다.
부처님은 비록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깨닫고 나서부터는 남성으로 살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어쩌면 성을 초월하여 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32상 중에서 음마장상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는 성자들의 특징입니다.
성자들은 남성도 초월하고 여성도 초월했습니다. 어쩌면 중성으로 살아가는 자들일지 모릅니다. 관세음보살이 여성도 아니고 중성도 아닌 성을 초월한 존재이듯이 석가모니 부처님도 성을 초월한 존재입니다. 성자가 되면 성을 초월하기 때문에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명지대 응원단 청아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마하마야페스티벌은 세계최초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 마야부인을 기리는 축제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톨릭에서 마리아축제가 있다면 앞으로 한국에서는 마하마야축제가 있게 될지 모릅니다. 그것은 부처님을 낳은 어머니로서가 아니라, 그리고 하나의 인격을 완성한 깨달은 자, 그리고 성을 초월한 자로서 위대한 마하마야를 말합니다.
위대한 어머니이자 동시에 위대한 수행자였던 마하마야를 기리기 위한 축제는 점차 절정을 향해 갑니다. 3부에서는 흥겨운 율동과 노래와 댄스가 있었습니다. 축제를 축제답게 하는데 있어서는 볼거리와 함께 함께 참여하는 것입니다. 먼저 명지대 응원단 청아팀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최근 재가불교단체 행사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20대 젊은 대학생들의 율동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합니다.
이소담님의 폭발적인 가창력에
청아팀의 공연에 이어 불교여성개발원 합창단의 음성공양이 있었습니다. 찬불가와 동요 등 불자들에게 익숙한 노래를 아름다운 목소리로 들려 주었습니다. 이어지는 공연은 이날 공연의 하일라이트이자 비장의 무기와 같은 이소담님의 무대입니다. 이소담을 소개할 때는 사회자가 ‘카수’라 했습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가수 한영애를 닮은 듯합니다. 이소담님의 폭발적인 가창력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었습니다.
느릿느릿 춘하추동댄스
한국최초로 그리고 세계최초로 마야부인을 맞이하고 마야부인을 찬탄하고 마야부인을 깨우는 축제가 조계사앞 마당에서 열렸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이 지난지 11일 되었지만 조계사 경내에는 오색연등 불빛으로 환상적입니다.
하늘에는 연등이 있고 땅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록 여성불자들이 마련한 축제의 장이지만 남성도 보입니다. 그렇다고 이 모임이 페미니스트들의 축제는 아닐 것입니다. 마야부인을 하나의 여성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수행자로 보는 성을 초월한 축제의 장입니다.
댄스시간이 다가 왔습니다. 댄스는 좀 독특한 것입니다. 진행자는 댄스방법을 알려 줍니다. 세 걸음을 앞으로 딛고 네 번째 걸음은 뒤로 후퇴하는 것입니다. 이를 춘하추동으로 설명합니다. 춘, 하, 추 하면서 세 걸음을 앞으로 딛고, 동할 때 뒤로 후진 하는 것입니다. 길게 띠를 만들어 느릿느릿 세 번 앞으로 같다 한 번 뒤로 갔다 하며 조계사 회화나무를 향해 갑니다.
오백년 회화나무를 중심으로
수령 오백년 되었다는 조계사회화나무 주변은 온통 오색연등입니다. 하늘에는 연등에서 새어 나오는 은은한 불빛이 환상적입니다. 춘하추동댄스를 하며 느릿느릿 이동하여 마침내 회화나무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큰 원을 그렸습니다.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큰원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최초로 마야부인을 불러내고, 마야부인을 찬탄하고, 마야부인을 깨운 위대한 축제가 열렸습니다. 그것은 즐겁고 유쾌한 제1회 ‘위대한 여성 마하마야페스티벌’이었습니다.
2017-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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