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배우가 진실과 허위로 사람을 웃기고 기쁘게 하면, 연예인들의 불행한 삶

담마다사 이병욱 2017. 5. 17. 08:29

 

배우가 진실과 허위로 사람을 웃기고 기쁘게 하면, 연예인들의 불행한 삶

 

 

연예인들 자살률이 매우 높습니다. 유명스타이기 때문에 더 높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인기 연예인이 어느 날 자살 했다는 소식을 종종 들었을 때 인생이 순탄치 않음을 알게 됩니다. 연예인 자살률이 높은 것에 대하여 이런 저런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 가르침에 따르면 연기과정에서 지은 업()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를 막장드라마라 합니다. 대게 불륜관계나 폭력, 살인, 거짓말, 중상모략 등 온갖 악행이기 쉽습니다. 그래서일까 어떤 이는 배우를 볼 때 드라마속의 인물로 착각하여 욕설을 퍼붓는 일도 있습니다. 배우들이 스크린에서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지은 행위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것입니다.

 

연예인들의 말년은 대부분 불행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자살로 인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유명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소식을 들으면 연예인들의 삶이 가르침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놀랍게도 초기경전에는 배우들의 삶에 대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배우마을 촌장 딸라뿌따

 

초기경전에 배우와 관련된 가르침이 있습니다. 상윳따니까야 촌장상윳따(S42)에 실려 있는 딸라뿌따의 경(S42.2)’이 그것입니다. 부처님 당시 배우마을의 촌장이었던 딸라뿌따와 부처님과의 대화에 관한 것입니다. 대화에서 부처님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상식을 깨줍니다.

 

주석에 따르면 딸라뿌따는 연극단장이었다고 합니다. 많은 배우를 거느린 연극단장으로서 전인도를 돌아다니며 공연했다고 합니다. 딸라뿌따는 테라가타에도 등장합니다. 테라가타 인연담에 따르면 고따마부처님 당시 라자가하 시의 한 무용수의 집안에 태어나 성년이 되어 가문에 어울리는 무용수의 지식을 습득하고 염부제에서 유명한 배우마을의 촌장이 되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경에 따르면 부처님이 라자가하 시의 벨루 숲에 있는 깔란다까니바빠에 계실 때배우마을 촌장 딸라뿌따가 찾아 온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찾아 와서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배우들의 옛 스승의 스승으로부터 이와 같이 배우가 무대 가운데서 진실과 허위로 사람을 웃기고 기쁘게 하면, 그는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기뻐하며 웃는 하늘사람의 무리에 태어난다.’라고 전해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에 대하여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S42.2, 전재성님역)

 

 

배우가 연기할 때 반드시 선한 역할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때로는 악역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코미디언이 관중을 웃길 때 진실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단지 생계를 위해서 웃긴다면 허위라 볼 수 있습니다. 무대에 선 가수가 열창을 합니다. 모두 환호합니다. 그렇다고 가수가 진실된 마음에서 열창하는 것일까요? 단지 자신의 이익과 명예와 칭송을 위하여 노래 부른다면 진실된 것이라 볼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하여 배우마을 촌장 딸라뿌따는 부처님에게 묻습니다. 배우들이 죽었을 때 배우들만 간다는 환희천에 태어나는 것이 맞는지 물어 본 것입니다.

 

괴로워 웃는 지옥(pahāso nāma niraya)

 

배우가 무대에 섰을 때 배역에 맞게 연기합니다. 극중 배역에 완전히 몰입한 배우는 그 역할에 충실할 것입니다. 선한 역할이라면 다행일 것입니다. 그러나 폭력, 욕설, 거짓말, 살인, 음란행위, 음주 등 악역을 맡았을 때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비록 극중의 역할이라 하더라도 악행은 오계를 어기는 행위임에 틀림 없습니다. 배우마을 촌장은 부처님에게 전승된 이야기가 올바른 것인지 물어 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침묵했습니다. 마침내 세 번 물었을 때 이렇게 말씀 했습니다.

 

 

Pubbe kho gāmaī, sattā avītarāgā rāgabandhanabaddhā-2, tesa nao ragamajjhe samajjamajjhe ye dhammā rajanīyā te upasaharati bhiyyo sarāgāya-3. Pubbe kho gāmaī sattā avītadosā dosābandhanabaddhā, tesa nao ragamajjhe samajjamajjhe ye dhammā dosanīyā te upasaharati bhiyyo sadosāya-3. Pubbe kho gāmai, sattā avītamohā mohabandhanabaddhā, tesa nao ragamajjhe samajjamajjhe ye dhammā mohanīyā te upasaharati bhīyyo samohāya-3. So attanā matto pamatto pare madetvā pamādetvā kāyassa bhedā parammaraā pahāso nāma nirayo tatthuppajjati-4.

 

Sace kho panassa eva diṭṭhī hoti 'yo so nao ragamajjhe samajjamajjhe saccālikena jana bhāseti rameti, so kāyassa bhedā parammaraā pahāsāna devāna sahavyata uppajjatī' ti sāssa hoti micchā diṭṭhi, micchā diṭṭhikassa kho panāha gāmaī purisapuggalassa dvinna gatīna aññatara gati vadāmi nirayaha vā tiracchānayoni vāti.

 

촌장이여, 뭇삶들이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해 탐욕에 묶여 있는데, 그들 가운데 배우가 무대 가운데 극장 가운데 더욱 탐욕스러운 것을 가져와서 더욱 더 탐욕스럽게 만듭니다. 촌장이여, 뭇삶들이 아직 성냄을 떠나지 못해 성냄에 묶여 있는데, 그들 가운데 배우가 무대 가운데 극장 가운데 더욱 성내는 것을 가져와서 더욱 더 성내게 만듭니다. 촌장이여, 뭇삶들이 아직 어리석음을 떠나지 못해 어리석음에 묶여 있는데, 그들 가운데 배우가 무대 가운데 극장 가운데 더욱 어리석은 것을 가져와서 더욱 더 어리석게 만듭니다.

 

이와 같이 스스로 도취되고 방일하여 다른 사람을 도취시키고 방일하게 만들면, 그는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괴로워 웃는 지옥이 있는데, 그곳에 태어납니다. 그가 만약에 이와 같이 배우가 무대 가운데서 진실과 허위로 사람을 웃기고 기쁘게 하면, 그는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기뻐하며 웃는 하늘사람의 무리에 태어난다.’라는 견해를 지녔다면, 그것은 잘못된 견해입니다. 촌장이여, 잘못된 견해를 지닌 사람에게는 지옥이나 축생이나 두 가지 길 가운데 하나의 길이 있다고 나는 말합니다.”(S42.2, 전재성님역)

 

 

부처님은 침묵 끝에 답했습니다. 그것은 매우 충격적 이야기입니다. 극중에서 폭력, 살인, 음란, 거짓말 등 오계를 어기는 행위를 했을 때 과보를 받을 것이라 합니다. 비록 무대에 서는 배우가 맡은 역할에 충실했을지라도 극중에서 오계를 어긴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오계를 어기는 행위를 했을 때 당연히 과보를 받을 것이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자신을 속이고 허위로 사는 배우들이 죽었을 때 지옥이나 축생으로 태어날 것이라 합니다.

 

번역차이를 보면

 

경에 따르면 연기하다 죽으면 연기자의 천상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괴로워 웃는 지옥(pahāso nāma nirayo)’에 태어날 것이라 했습니다. 초불연에서는 파안대소하는 지옥이라 번역했습니다.

 

초불연 주석에 따르면 파안대소지옥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합니다. 무간지옥의 한부분에 속하는데 춤추고 노래하는 자들이 배우로 분장한 자들을 붙잡아서 고문하는 곳이라 합니다.

 

빠알리어 ‘pahāso’‘Loud laughter’의 뜻으로 시끄럽게 웃다의 의미입니다. 이에 대하여 전재성님은 괴로워 웃는의 뜻으로 번역했습니다. 지옥에서는 괴로움 뿐이지만 괴로움을 겪을 때도 웃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입니다. 그러나 초불연에서는 파안대소라 하여 단지 크게 웃다의 뜻으로 번역했습니다.

 

빅쿠보디는'Hell of Laughter’로 번역했습다. ‘웃는 자의 지옥이라는 뜻입니다. 각주를 보면 “There is no separate hell with this name. This is actually one part of the Avici hell where the denizens are tortured in the guise of actors dancing and singing”(CDB Vol.II, 337번 각주) 라 되어 있습니다.

 

빅쿠보디의 각주를 보면 초불연의 설명과는 다릅니다. 웃는 자의 지옥은 배우들, 가수들이 연출하며 괴로워한다의 뜻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초불연 각주를 보면 이와 정반대로 춤추고 노래하는 자들이 배우로 분장한 자들을 붙잡아서 고문하는 곳이라 했습니다.

 

전재성님은 ‘pahāso nāma nirayo’에 대하여 괴로워 웃는 지옥이라 번역했습니다. 이런 번역은 주석의 설명처럼 매우 적절합니다. 또한 pahāso의 뜻이 ‘Loud laughter’의 뜻인데 배우들의 지옥에서 가식으로 웃으며 괴로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배우들이 죽어서 간다고 착각하고 있는 천상에 대해서는  기뻐하며 웃는 하늘사람의 무리(pahāsāna devāna)라 하여 기뻐하며 웃는이라고 번역했습니다. 그럼에도 초불연에서는 단지 파안대소 지옥이라 하여, 마치 지옥에서도 즐겁게 웃는 것으로 묘사했고, 천상에 대해서는 파안대소하는 신들의 동료라 하여 똑같이 파안대소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허위의 삶을 살아 갈 때

 

연기 중에는 폭력, 살인, 불륜, 거짓말, 음주 등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오계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비록 배우라는 직업으로 연기중에 저질러진 것이라 해도 악행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더구나 연기를 통하여 사람들을 더욱 더 탐욕스럽게 만들고, 사람들을 더욱 더 분노하게 만들고, 사람들을 더욱 더 어리석게 만든다면 더 큰 악업을 지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배우들이 항상 착한 연기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떤 역할이든지 소화해 내어야 합니다. 착한 여자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악녀가 되기도 하고 살인자가 되기도 합니다. 연기에 몰입 했을 때 극중의 주인공과 자신을 일치 시켜야 좋은 연기가 나오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연기중에서 살인행위는 악행에 속한다는 사실입니다. 배우, 탤런트, 코미디언, 가수 등 어떤 연예인이든지 허위의 삶을 살아갑니다.

 

연예인들은 자신을 속이는 삶을 살아갑니다. 무대에 섰을 때 자신의 삶이 아닙니다. 대중들을 위하여 다른 인격체가 됩니다. 때로 살인자가 되기도 합니다. 극중에서 살인 했다고 하여 용서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청자가 보기에는 살인자의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어떤 행위이든지 과보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설령 그것이 극중의 악행이라 하더라도 오계를 어긴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무대에서 삶과 현실의 삶의 괴리감도 클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연예인들의 삶은 대체로 불행한 것 같습니다.

 

불자들이 한달에 두 번 지켜야 할 팔관재계가 있습니다. 일곱 번째 항목을 보면 , 노래, 음악, 연극을 보거나 화환, 향기, 크림을 가지고 치장하는 것을 삼간다.”(A3.70)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비록 세속을 살아 가는 재가불자일지라도 이날 하루만큼은 수행자처럼 사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무대의 삶을 살아가는 연예인일지라도 한달에 두 번은 여덟 가지 항목을 지키면서 수행자처럼 삶을 살아 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2017-05-1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