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붓다 ‘진흙속의연꽃의 불교이야기’
이학종기자와 인사동사거리에서 만났습니다. 인사동사거리는 쌈지 바로 옆에 수도약국 사거리임을 알았습니다. 약속할 때 인사동사거리 수도약국앞이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서 있으니 인사동 거리 역시 활력있습니다. 외국인들도 보이고 때로 스님들도 지나갑니다. 물론 젊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학종기자와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육식을 전혀 하지 않는 까다로운 식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청국장집에 갔습니다. 평소 잘 아는 곳이라 합니다. 밥을 먹으면서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장 큰 이슈는 미디어붓다 폐쇄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십년 가량 어렵게 운영해 왔지만 자금난으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어서 포기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모두 다 정리 된 상태라 합니다. 그러나 사이트만은 일년 가량 열어 놓는다고 했습니다.
한국의 허핑턴포스트를 표방했으나
미디어붓다에 칼럼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페간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 동안 미디어붓다에서는 ‘한국의 허핑턴포스트’가 되고자 했습니다. 필진으로 운영되는 형태를 말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필진을 확보하여 운영중에 있었습니다. 그 중에 블로거도 포함되었습니다. 블로거의 한사람으로서 필진에 참여 했습니다.
미디어붓다에 2015년 2월 11일부터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에 쓴 글 중에서 선별하여 매주 한편 가량 올린 것입니다. 지난 2년 4개월간 올린 글이 130편에 달합니다. 편당 평균 8페이지에 달하므로 책으로 낸다면 천 페이지 가량 될 것입니다. 처음 올린 글 모두에 이학종대표기자는 이렇게 썼습니다.
“불교계에 매우 유명한 블로거가 한 분 계십니다. ‘진흙속의 연꽃’이라는 이름의 블로그에 블로그 이름과 동일한 필명으로 거의 매일 글을 올리는 왕성한 필력의 소유자이십니다. 그 글의 내용이 너무나 좋아서 블로그를 방문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진흙속의 연꽃’님의 글은 철저하게 초기불교적 관점으로 세간의 일을 조명합니다. 초기불교에 대한 그의 박식한 경지, 세상의 일을 바르게 바라보고 정사(正邪)를 읽어내는 그의 혜안을 대할 때마다 시나브로 감탄이 터져 나옵니다. 이 분을 정말로 어렵게 미디어붓다의 필자로 모셨습니다.”(이학종기자)
인터넷글쓰기만 하다 처음으로 매체에 기고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필명을 고수했습니다. 그래서 미디어붓다에는 ‘진흙속의연꽃의 불교이야기’로 되어 있습니다.
불교는 계속 퇴보해 왔다
이학종기자로부터 지나온 시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법보신문기자로부터 시작하여 사장까지 올라간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기자로서 지난 30년 동안 죽 불교계를 지켜 본 것입니다. 가장 불교계가 활력이 넘쳤을 때가 90년대라 합니다. 94년 종단 개혁이 일어난 이후가 교계신문기자로서 전성기를 맛 보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불교상황이 이삼십년 전보다 더 후퇴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불자가 3백만명이나 빠져 나간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생활을 시작했을 때의 상황보다 못한 것이 현재 한국불교의 현실이라 합니다. 불교가 발전해야 하나 세월과 함께 오히려 퇴보 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불교현실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불자수가 대폭 줄어 들고 그에 따라 파이도 줄어 든 것 같습니다. 언론 환경도 갈수록 열악해져서 폐업이 속출하는 것이 좋은 예일 것입니다. 그 중에 하나가 미디어붓다일 것입니다.
미디어붓다 폐간의 직접적 이유는 광고때문이라 했습니다. 광고수입에 의존하여 매체를 운영하는데 광고가 뚝 끊어 졌을 때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누군가 후원을 할 수도 있지만 기대하기 힘든 것이라 합니다. 대보살이 있어서 후원하면 좋겠지만 설령 그런 사람이 나타날지라도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자발적 후원자를 많이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불교 현실에서 인당 만원 가량 하는 자발적 후원자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미디어붓다에서도 자립하기 위하여 자발적 후원자 캠페인을 벌였지만 고작 백명 가량 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최소한 천명은 되어야 유지될 수 있다고 합니다.
문을 닫게 된 결정적 계기는
미디어붓다가 문을 닫게 된 결정적 계기는 광고가 끊기고 나서부터라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 광고주에 압력을 넣은 것이 또한 결정적 이유라 봅니다. 불교를 표방하는 신문에서 숙취해소 음료 광고를 해서는 되겠느냐는 식으로 누군가 지속적으로 이곳 저곳에 댓글을 단 것이 신호탄이었습니다. 아마 광고주에게도 압력이 들어 갔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광고중단이 되었고 급기야 문을 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불교언론도 수입이 없으면 운영해 갈 수 없습니다. 자발적 후원자도 많지 않고 광고도 끊어졌을 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불교인들에게 수 많은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공기로서 역할을 하지만 보시에 인색한 것이 불자들이라 합니다. 자발적 유료회원 천명만 확보 되도 유지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타 언론매체의 음해영향도 없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 칼럼에서 모 불교계신문의 ‘취하지 않고 술마시기’에 대하여 비판한 바 있습니다. 오계에서 불음주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에 대한 비판입니다. 사실상 음주를 인정하는 것으로 켐페인이 잘못 되었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아마 이 칼럼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예전 모습으로 되돌려 놓기를
미디어붓다는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나 일년간 사이트는 열어 놓을 것이라 합니다. 지난 십년 가량 축적된 자료와 온갖 정보는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미디어붓다 사이트는 마치 빈집 같아 보입니다. 사람이 떠나 살지 않은 집처럼 마지막으로 실린 기사만 계속 떠 있습니다. 마치 빈집에 걸려 있는 달력 같습니다. 누군가 미디어붓다를 인수하여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2017-07-06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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