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남에게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담마다사 이병욱 2017. 6. 16. 12:16

 

남에게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요즘 유튜브시대인 것 같습니다. 속된 말로 개나 소나 유튜브에 자료를 올리고 있습니다. 불교법문도 예외가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방송용 소형카메라를 설치하여 자신의 견해를 유튜브에 동영상으로 올리는 것입니다.

 

클릭 몇 번만하면 매우 쉽게 동영상이 올라 갑니다. 한번 올려진 동영상은 인터넷바다를 떠 다닙니다. 인연 있는 사람들이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온갖 동영상이 난무 하는 유튜브에서 소위 건졌다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쓰레기에 가깝습니다. 들어 보았자 시간낭비에 지나지 않습니다. 잘못하면 빗나간 견해를 받아 들이면 이 생은 물론 내생에 까지 고통과 괴로움을 당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동영상을 올리는 자들 중에는 습관적으로 올리는 자들도 있습니다. 조회수가 극소수이고 아무도 보아 주지 않음에도 일주일에도 여러 차례 꾸역꾸역 꾸준히 올립니다. 어떤 유튜브동영상은 조회수가 꽤 많기도 합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동영상을 올립니다. 관심을 가진 자들이 많기도 하겠지만 무엇 보다 회원관리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대박났다는데

 

클릭 몇 번만 하면 누구나 올릴 수 있는 유튜브에도 스타를 꿈 꾸는 자들이 있습니다. 이미 가수 싸이가 유튜브에 음악동영상을 올려서 세계적인 스타덤에 오른 바 있습니다. 불교관련 동영상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최근 불교포커스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떴습니다. 이번 5.9대선에 출마한 H학당 Y씨에 대한 기사입니다.

 

H학당 Y씨는 이번 5.9대선에 출마한 바 있습니다. 거리의 포스터에서 Y씨를 보았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종교인이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맞지 않는듯 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는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H학당 Y씨는 학당을 만들어 회원들을 상대로 강연한 것을 거의 매일 유튜브에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 나오게 된 것도 결국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도로 파악했습니다. 이런 심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불교포커스 대담에서 처음부터 (정치활동을 해야겠다는욕심이 있었다.”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정계입문을 목표로 학당을 만들고 유튜브 강연을 했다는 의구심을 뒷받침한 기사라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름 석자를 알리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합니다. 특히 유튜브시대에 자신의 이름 석자 알리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H학당 Y씨 역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무던히 애썼던 것 같습니다. 불교포커스기사에 따르면 Y씨는 2004년부터 학당을 운영했는데 유튜브가 뜨기 시작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눌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와중에 유튜브가 뜨기 시작했어요이거다 싶어서 2012년부터 인문철학종교 강좌를 올리기 시작했죠.”라 했습니다. 불과 5년 만에 그가 올린 동영상은 무려 2,100개에 달하고 누적조회수가 2,200만명을 돌파 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이름도 알리고 명성도 얻고 그야말로 유튜브에서 대박이 난 셈입니다.

 

인기를 먹고 사는 사람들

 

연예인들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무척 애씁니다. 자신의 이름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스포츠스타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는 인기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 중에 정치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치인은 이름 석자를 알리기 위하여 오늘도 내일도 이곳 저곳을 돌며 인사하기 바쁩니다. 자신의 사망소식만 빼고 자신이 뉴스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치인이나 연예인, 스포츠스타에게 있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자신의 이름이 잊혀지는 것입니다.

 

낚시 바늘을 문 것처럼

 

누구나 클릭 몇 번 하면 올릴 수 있는 유튜브공간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올립니다. 불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불교법문이라 하여 올려진 동영상 중에는 가치 있는 것도 있지만 단지 자신의 이름을 알리거나 자신이 속한 단체를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이름과 명예와 칭송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상윳따니까야 이득과 명예의 모음(S17)’에서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경계했습니다. 부처님은 수행승들이여, 이득과 명예와 칭송은 두렵고 자극적이고 거친 것으로 멍에를 여읜 위없는 안온을 얻는데 장애가 된다.”(S17.1) 라 했습니다. 이런 가르침이 비록 출세간적이긴 하지만 세간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추구했을 때 물고기가 낚시 바늘을 문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낚시 바늘을 삼킨 물고기는 어부가 원하는 대로 이끌리게 될 것입니다.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을 때입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그 수행자는 악마의 낚싯바늘을 삼킨 것으로 불행에 빠지고 재난에 빠져서 악마 빠삐만이 원하는대로 이끌리게 된다.”(S17.2) 라 했습니다.

 

정계진출용인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것은 매우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방하는 자들도 많습니다. 어떤 유튜브 동영상 법문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여법한 승가를 모독하는 것도 많습니다. 단지 자신이 생각하는 견해를 널리 확산시키기 위하여 전승된 가르침을 부정하는 행위는 어느 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전통적인 수법입니다. 이전 것을 부정해야 자신의 것이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위한 것입니다.

 

유튜브 조회가 많아지면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회원이 증가하면 수입도 많아질 것입니다. 회원이 많아지면 이를 조직화 하여 더욱 더 널리 확산 할 것입니다. 마치 신생 종교의 교주처럼 칭송이 따를지 모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명예와 권력을 추구합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정계진출입니다. 정치에 입문하여 국회의원이 되고 장관이 된다면 사람들은 더욱 더 많이 몰려 들 것입니다. 이름을 알리는 모든 행위는 결국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위한 것이 되어 버립니다.

 

겸손에 대하여

 

누구나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이와 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자들도 있습니다. 앙굿따라니까야에 핫타까 알바바까의 경(S8.23)’에 따르면, 청신사 핫타까 알바바까는 일곱 가지 아주 놀랍고 경이로운 원리를 지녔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계행을 지키고, 부끄러움을 알고, 창피함을 알고, 많이 배우고, 관대하고, 더구나 지혜까지 갖춘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여기에다 하나 더 장점이 있음을 말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수행승이여, 훌륭하다. 훌륭하다. 수행승이여, 그 훌륭한 가문의 아들은 겸손하다. 자신에게 있는 착하고 건전한 것들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수행승이여, 그러므로 핫타까 알바바까가 여덟 번째 아주 놀랍고 경이로운 원리 즉 겸손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라.”(A8.23)

 

 

부처님은 흰 옷 입은 재가의 청신사 핫타까 알바바까를 칭찬하고 있습니다. 계행을 지키고 부끄러움과 창피함 등을 아는 청신사에게 한 가지가 더 있으니 그것을 겸손이라 했습니다. 그런 겸손에 대하여 착하고 건전한 것들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 했습니다. 착하고 건전한 행위가 남들에게 알려 지기를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다름 아닌 겸손을 말합니다.

 

노이즈마케팅한다고?

 

인터넷에 글쓰기 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필명으로만 소통합니다. 실명도 사진도 올리지 않습니다. 가족이야기도 쓰지 않습니다. 교계신문에 기고문이나 칼럼을 올릴 때도 필명을 사용합니다. 이에 대하여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교계신문에 꾸준히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하여 노이즈마케팅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널리 하여 몸값 높이려는 수단으로 본 것입니다.

 

이름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면 실명으로 글을 써야 할 것입니다. 또한 사진을 실어서 얼굴도 널리 알려야 할 것입니다. 마치 연예인처럼, 마치 정치인처럼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진다면 이득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당연히 명예와 칭송도 뒤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필명을 고수합니다. 학자들의 논문도 아니고 스님들의 법문도 아닌 인터넷 잡문을 씁니다. 항상 삼류, 비급, 비주류 정신을 지향합니다.

 

남에게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름 석자를 알리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합니다. 유튜브시대를 맞이하여 하루가 멀다하고 동영상을 올리는 자들도 있습니다. 불교동영상이라 하지만 불교에 대하여 악의적인 비방을 하고 부처님을 모독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습니다. 겉으로 불교인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외도의 주장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널리 알려져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실천하는 것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로지 자신의 이름과 얼굴과 견해를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이득과 명예와 칭송을 추구하는 자로 비난받을 것입니다. 더구나 “정치는 원래 보살들이 해야 하는 거예요사람들은 정치인들 하나도  믿겠다’ 하면서 정작 철학자가 정치에 나서려 하면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겨라 하죠이러면 정치는 나아질  없습니다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진정한 보살도의 실천입니다.” 라 한다면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활동이 정계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름 석자를 널리 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 정치인들입니다. 대중에게 잊혀지지 않기 위해 어떤 뉴스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종교인이 이름 석자를 알리려고 노력한다면 이득과 명예와 칭송에 경도 된 연예인이나 정치인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주었어도 주었다는 티를 내지 말라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행했어도 역시 티를 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그 훌륭한 가문의 아들은 겸손하다. 자신에게 있는 착하고 건전한 것들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A8.23) 라 했습니다.

 

 

2017-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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