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야 할 일에 열중해야지
모든 것이 심드렁해질 때가 있습니다. 나이 먹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이 때 “재미 없다.”라 말합니다. 사는 게 재미 없다는 것입니다. 인생 다 산 것 입니다. 먹는 것 마저 재미 없을 때 정말 다 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삶의 흐름에 떠 밀려 가는 자 입니다.
먹는 것에는 게으르지 않습니다. 즐기는 것에도 역시 게으르지 않습니다. 게으른 농부는 늘 가난합니다. 제때에 파종하고 제때에 수확해야 하나 게으름 피는 것 입니다.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해야 합니다. 부지런한 농부는 파종할 때 파종하고 수확할 때 수확합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은 오늘 하고 생각날 때 지금 하는 것입니다.
공동체생활에서 먼저 보는 사람이 먼저 하면 다툼이 없을 겁니다. 탁발에서 먼저 온 자가 자리를 펴고 나중에 온 자는 자리를 정리하기 식입니다. 맞벌이 부부라면 먼저 오는 사람이 먼저 챙겨 먹으면 될 것입니다.
법구경에 ‘방일은 죽음의 길이고 불방일은 불사의 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게으른 범부는 죽음과 함께 재생(再生)을 불러 오지만, 부지런한 수행자는 죽고 나는 일 없이 열반을 실현한다는 가르침입니다. 부처님도 불방일을 강조했습니다. 열반에 들기 전 최후의 말씀은 “모든 형성된 것들은 부서지고야 마는 것이니,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 (vayadhammā saṅkhārā appamādena sampādethā)”(D16) 였습니다.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라는 것은 “사띠(sati)를 잃어 버리지 말고 모든 해야 할 일을 성취하라.”는 말입니다. 늘 깨어 있는 삶에 현전(現前) 하는 것이 불방일입니다. 태양이 뜨기 전에 새벽이 전조이듯이, 불방일과 사띠는 해탈과 열반의 필요조건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해야 할 일에 게으르지 않는 삶이 불방일이고 사띠입니다.
오늘도 하루해가 밝았습니다. 오늘도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해야 합니다. 그날이 그날 같지만 매일 마음의 향상이 있다면 성장하는 나무처럼 성공과 번영이 따를 겁니다.
“오늘 해야 할 일에 열중해야지
내일 죽을지 어떻게 알 것인가?
대군을 거느린 죽음의 신
그에게 결코 굴복하지 말라.”(M131)
2017-07-06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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