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사람은 겪어 보아야

담마다사 이병욱 2017. 7. 8. 09:07

 

사람은 겪어 보아야

 

 

 

꼬리표가 있습니다. 딱지라고도 합니다. 고상하게 인식표라 합니다. 마치 상품에 표시된 가격표처럼 사람들에게도 꼬리표가 붙어 있습니다.

 

외국인 스님인줄 알았습니다. 한국법명과 함께 서울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습니다.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마음 속에서는 이미 서울대스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꼬리표에 따라 가격이 매겨집니다. 서울대 출신 스님은 높은 가격일 것이고 더구나 피에치디가 있다면 더 높은 가격일 겁니다.

 

 

 

 

 

 

자리가 그 사람을 만듭니다. 범부라도 높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 그럴싸해 보입니다. 사회는 난 자와 든 자들의 세상입니다. 한번 취득한 피에치디나 한번 패스한 시험으로 평생 먹고 삽니다.

 

사람은 겪어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계행에 대해 알려거든 함께 살아 보라고 했습니다. 그것도 오래 살아 보라 했습니다. 그 사람이 정직한지는 다른 사람 말을 들어 보면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사람에게 한 말 다르고 저 사람에게 한말 다르다면 부정직한 사람일 겁니다. 그 사람이 진실한지는 위기에 처했을 때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물에 빠졌을 때 손을 내민다면 진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지혜로운지는 토론해 보면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심오한 경지든 토론 과정에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에게는 그에 걸맞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는 좋은 이미지를 주려 합니다. 그를 따르는 자들은 여기에 꼬리표를 붙여 줍니다.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꼬리표만 인식합니다. 세간을 떠나 출세간의 도를 자향하는 자에게도 꼬리표를 붙여 줍니다. 평등승가에서 서울대스님이 웬말입니까?

 

 

201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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