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지수와 같은 마음으로
편안하고 평안한 일요일 아침입니다. 흙탕물과 같은 마음이 정화되니 명경지수처럼 훤히 드러나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 구업 많이 지은 것 같습니다. 글로서 선업도 짓고 악업도 지은 것 같습니다. 저의 글로 인해 혹시 상처 받은 분 있다면 참회하고 이 자리를 빌어 용서 구합니다.
대방편경 “대비선장 이야기”가 있습니다. 499명을 살리기 위해 악한 자 한명을 죽이는 선장을 불살생계를 지키지 않았다 하여 비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장은 지옥에 갈 각오를 하고 살해 했습니다. 이것은 중생에 대한 자비심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 합니다. 오로지 티벳장경에서만 볼 수 있는 이 경은 달라이라마에 의해 널리 알려 졌다 합니다.
2006년 이래 지난 11년 동안 글쓰기 하며 여기까지 줄기차게 달려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치 완장 찬 듯 글로서 누군가를 비판하고 때로 누군가를 비난 했습니다. 그 과보는 고스란히 저의 몫입니다. 그러나 대비선장이 지옥고를 마다하지 않고 499명을 위해서 자신 한몸 희생 했다는 “자비로움의 분노”로 생각한다면 약간은 위로 됩니다.
여기 오신분들은 자발적 참여자들입니다. 지난 11동안 글쓰기의 원동력입니다. 때로 격려의 글을 남겨 주시고 때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비판의 글도 주셨습니다. 비판의 글에 대하여 처음에는 잘 이해 하지 못했으나 대비선장 이야기를 듣고 한단어가 떠 올랐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자비심”입니다. 중생에 대한 자비심 없이는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불편을 감수 하는 삶을 살 수 없을 겁니다.
여기 계신 분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제가 잘 알지 못해 마치 눈 먼 자가 울퉁불퉁한 길을 걷듯이, 때로 공덕도 짓고 때로 악업을 지었습니다. 오늘 아침 명경지수 같은 마음에서 뒤를 돌아 보았습니다.
2017-07-30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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