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自他) 모두 이익 되는 삶을 위하여, 블로그 생일 12주년
파워블로거라고?
매일 잔칫날이고 매일 파티날입니다. 일년 365일동안 5천만 국민들의 생일잔치가 벌어집니다. 매일 약13만명이 생일날입니다. 부자이건 가난한자이건, 귀하거나 천하거나 생일날은 잔칫날이고 파티날입니다. 블로그도 탄생일이 있습니다.
오늘로서 블로그 개설일 12주년을 맞이 했습니다. 해마다 8월 2일이 되면 자축하는 의미로서 소감문을 작성합니다. 올해로서 12번 째 입니다. 그 동안 작성된 소감문 리스트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블로그개설일 : 2005-08-02
2) 블로그개설 1주년 :2006-08-02
3) 누적조회 10만명 돌파: 2006-11-13
4) 블로그개설 2주년: 2007-08-02
넷심(Net心)이 바로 민심(民心)이다, 블로그활동 2주년을 맞아
5) 블로그개설 3주년: 2008-08-02
블로그 개설 3년, '쓰레기성 글'이 되지 않기 위해서
6) 누적조회 100만명 돌파: 2009-01-23
7) 블로그개설 4주년: 2009-08-02
8) 누적조회 200만명 돌파: 2010-01-10
블로그 누적조회수 200만명 돌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하여
9) 블로그개설 5주년: 2010-08-02
매일 글을 쓰는 이유는, 블로그 만든지 만 5년 되는 날에
10) 블로그개설 6주년: 2011-08-02
11) 누적조회 300만명 돌파: 2012-05-26
오늘도 내일도 쓸 뿐이다, 누적조회수 300만명을 맞이 하여
12) 블로그개설 7주년: 2012-08-02
13) 블로그개설 8주년: 2013-08-02
14) 누적조회 400만명 돌파: 2014-06-09
시간은 지나도 글은 남는다, 누적조회수 4백만명을 맞이 하여
15) 블로그개설 9주년: 2014-08-02
16) 블로그개설 10주년: 2015-08-02
비주류비급삼류정신으로, 인터넷에 글쓰기 십년
17) 누적조회 5백만 돌파: 2016-05-24
금자대장경과 금자탑, 블로그 누적조회수 5백만명을 맞이 하여
18) 블로그 개설 11주년: 2016-08-09
2005년 8월 2일 처음 블로그가 개설된 이래 4,382일째 만남입니다. 그 동안 누적 방문자수는 560만명에 달합니다. 아직까지 불교계에서 이 보다 더 많은 방문자를 보지 못했습니다. 방문자 수에 있어서 불교계 넘버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교계에서는 ‘파워블로거(Power Blogger)’라 합니다. 그렇다고 그렇게 불러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저 창문 밖 관악산은 ‘관악산으로 불러달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이 관악산이라고 부릅니다. 마찬가지로 ‘파워블로거라고 불러 달라’고 한적이 없음에도 교계에서는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파워라는 말은 ‘힘 있다’라는 말이라기 보다는 ‘영향력 있다’ 라는 말이 더 나을 것입니다. 글이 인터넷 공간에서 다른 사람에게 ‘공감(共感)’을 불러 일으킨다면 영향을 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올린 글의 숫자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직접 작성한 글이 지난 12년 동안 총 3,987개에 달합니다. 거의 하루에 한 개 가량 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 같이 평범한 사람도
최근 케이블TV에서 영화 에베레스트를 보았습니다. 1996년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상업적 패키지를 판매 했습니다. 이를 에베레스트등정 패키지 상품이라 합니다. 그에 따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수 십개에 달하는 등정팀이 난립했습니다. 어느 참가자는 ‘왜 저 높은 산을 오르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는 이유는 나같이 평범한 사람도 불가능한 꿈에 도전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려고요.”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려 하듯이, 처음부터 우리나라 제일의 블로그가 되려 했다든가 파워블로거라는 명칭을 듣고자 했던 것은 아닙니다. 어찌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2005년 당시 직장을 그만 두고 시름에 잠겨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인터넷 가지고 노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당시 블로그 만들기가 유행이었는데 ‘나도 블로그라는 것을 한번 만들어 볼까?’라고 생각한 것이 시초이었습니다. 2004년에 불교에 정식으로 입문했으니 호기심이 왕성했습니다. 이것 저것 불교에 관련된 것들을 수집하여 블로그에 올려 놓았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에 들어서자 ‘나도 글이라는 것을 한번 써 볼까?’라고 마음 먹은 것이 글쓰기의 시초입니다.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풀리지 않는 인생사를 해결해 보고자 불교에 입문했고 결국 글쓰기까지 이어졌습니다. 평범한 사람도 글을 쓰다 보니 블로그와 필명이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일상에서 인상 깊었던 것을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매일 글을 생산하고 있다.’라고도 표현합니다. 하루에 하나씩 의무적으로 쓰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생활화 되어 글쓰기는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그저 삶의 일부분입니다.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자듯이, 하루 일과 중에 거의 반을 글쓰기로 보냅니다. 그런 세월이 만 11년이 되었습니다.
쌓이고 쌓인 글이 이제 4,000개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적 방문자가 560만명에 달하여 파워블로그 또는 파워블로거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처음부터 목표를 정해 놓고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하루하루 매일매일 쓰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으로서, 보통불자로서 일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글로서 표현 하는 세월을 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요즘은 알아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요즘 종종 조계사에 갑니다. 조계사 경내에 나무카페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조계사에 다닌다는 신도가 아는 채 했습니다. 글을 읽다 보면 꼭 서명을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한 두 번이 아니라 합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인지 무척 궁금했다고 합니다.
올린 글이 많이 퍼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님들을 포함하여 많은 재가불자들이 글을 접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물어 보면 거의 반은 블로그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평범한 보통불자의 글도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아는 채 하는 사람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린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이 가장 고맙고 반가운 사람들입니다. 만나면 늘 하는 말은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글을 보아서 주셔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입니다.
건질 것이 있는 글쓰기를
종종 감사의 댓글을 받기도 합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어서 감사하다는 말이 주류입니다. 심지어 어떤 이는 ‘유료화’이야기도 합니다. 매일 공짜로 받아 먹는 것 같아 미안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회원제나 유료화는 꿈도 꾸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든 것이 아니라 어찌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기 때문에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몰고 나가는 것입니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논문도 아니고 법문도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불자의 잡문(雜文)에 지나지 않습니다. 보아도 그만 안보아도 그만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저 쓸 뿐입니다. 산이 저기 있어서 올라 가는 것 일뿐 꼭 저 산을 정복하고야 말겠다는 신념으로 올라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매일매일 그날 보고 듣고 느꼈던 것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을 경전문구를 인용하여 글을 만들어 내는 것일 뿐입니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경전문구에 대한 것입니다. 경전을 인용함으로 인하여 얻을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건질 것이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언급된 경구가 현재 자신이 처한 처지에 비추어 공감한다면 건질 것이 있는 것이 됩니다. 이런 사실을 알기에 가급적 경전을 많이 인용합니다. 그것도 출처를 밝히는 것입니다. 나중에 찾아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입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자산
하루 일과는 글쓰기로 시작 됩니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한 개 이상 글을 써야 합니다. 대개 이른 아침에 글을 씁니다. 학의천을 걸으면서 사무실에 도착할 때쯤 되면 어느 정도 머리속에 시나리오가 구상되어 있습니다. 다만 옮기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메모는 필수입니다. 요즘은 다행히도 스마트폰 메모기능을 활용합니다. 퍼뜩 생각난 것에 대하여 키워드만 기록합니다. 영화에서 명대사를 보면 잊기 전에 기록해 둡니다. 모두 나중에 글쓰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루하루 매일매일 쓴 글이 4천개 가량 되었습니다. 엄청난 글의 무게입니다. 하루 일과 중의 반을 보냈으니 4천개의 글이 곧 시간입니다. 시간이 어디로 달아 난 것이 아니라 글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4천개의 글은 큰자산입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자산입니다.
돈은 아무리 벌어도 날개가 달린 것처럼 달아나 버려 남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번 써 놓은 글은 도망가지도 않고 닳지도 않고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오래 전에 전에 쓴 글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시공을 초월하여 현전합니다.
왜 글에 집착하는가?
누군가 ‘왜 당신은 그렇게 글에 집착합니까?’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냥 쓰는 것이라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자신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앙굿따라니까야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의 경(A5.20)’에서 이렇게 말씀 했습니다.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원리를 갖추면, 수행승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실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수행승들이여, 세상에 수행승이 있는데, 그는 스스로 계행을 갖추고, 타인에게 계행을 갖추도록 권한다. 그는 스스로 삼매를 갖추고, 타인에게 삼매를 갖추도록 권한다. 그는 스스로 지혜를 갖추고, 타인에게 지혜를 갖추도록 권한다. 그는 스스로 해탈을 갖추고, 타인에게 해탈을 갖추도록 권한다. 그는 스스로 해탈에 대한 앎과 봄을 갖추고, 타인에게 해탈에 대한 앎과 봄을 갖추도록 권한다.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원리를 갖추면, 수행승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실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하는 것이다.”(A5.20)
부처님은 계정혜삼학을 닦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도 권했을 때 자신과 타인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이라 했습니다. 만일 자신 혼자만 삼학을 닦고 남에게 권유하지 않는다면 자신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이기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소위 ‘소승(小乘)’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계정혜삼학을 닦고 해탈과 해탈지견을 이룬 자는 깨달은 자입니다. 깨달은 자는 깨달은 자의 의무를 다 해야 합니다. 그것은 타인에게도 자신의 깨달은 것을 알려 주어서 깨달음으로 이끄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보살행’일 것입니다.
글쓰기 하는 것도 자신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입니다. 누군가 “왜 글에 집착합니까?”라고 물으면 이제 “자신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입니다.”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자타(自他) 모두 이익 되는 삶을 위하여
앙굿따라니까야 ‘화장용 장작의 경(A4.95)’에 따르면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1)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 2)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실천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실천하지 않는 사람, 3)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실천하지만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실천하지 않는 사람, 4)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A4.95) 라 했습니다. 이 중에 가장 바람직한 것은 네 번째 일 것입니다.
네 종류의 사람 중에 최악은 첫 번째 경우인 “1)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오로지 먹고 마시고 즐기는 삶으로 한평생 보내는 자입니다. 이런 자에 대하여 “화장용 장작은 양끝이 불타고 중간은 악취가 나기 때문에 마을에서도 장작으로 사용하지 않고 한적한 곳에서도 장작으로 사용하지 않는다.”(A4.95) 라 하여 ‘화장터 장작의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네 종류의 사람 중에 최상은 네 번째 경우인 “4)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이에 대하여 부차님은 “소에서 우유가, 우유에서 크림이, 크림에서 신선한 버터가, 신선한 버터에서 버터기름이, 버터기름에서 버터크림이 나오는데, 그것들 가운데 버터크림을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한다.” (A4.95) 라 하여 버터크림의 비유를 들고 있습니다.
화장터에서 타다만 장작은 아무 쓸모 없습니다. 자타 모두 이익이 되지 않는 삶입니다. 그러나 잘 정제된 버터크림은 누구나 애용하는 것입니다. 자타 모두 이익이 되는 삶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익을 위해서도 실천하는 사람은 이러한 네 가지 사람 가운데 최상이고 수승하고 가장 훌륭하고 탁월하다.”(A4.95) 라 했습니다.
글쓰기도 수행이다
매일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의 장점을 알기에 사람들에게 권유합니다. 글쓰기 하면 아는 것도 많아지고 상식도 풍부해집니다. 또 글은 논리이기 때문에 논리적 사고를 가지게 됩니다. 글쓰기 하면 두뇌회전이 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쓰기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게으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루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게을러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단 글을 잡으면 그 다음부터는 저절로 굴러 가는 듯 합니다. 일종의 글쓰기 삼매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글쓰기도 일종의 수행이라는 사실입니다.
수행이라는 것은 ‘되어 감’을 말합니다. 어떤 목표를 향하여 매일 똑 같은 것을 백번이고 천번이고 반복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수행은 일종의 습관들이기 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수행에 대하여 ‘수습(修習)’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글쓰기 하는 것도 습관입니다. 매일매일 글을 쓴다면 습관이 들여집니다. 나중에는 글을 쓰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글을 잡고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글쓰기에 몰두하다 보면 오전이 훌쩍 지나가 버립니다. 글쓰기 하는 이유는 자신과 타인에게 이익이 되기 위한 것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일종의 수행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이익이고, 한번 써 놓은 글이 인터넷에 공개되면 부처님 말씀이 전파되기 때문에 타인에게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본다면 글쓰기는 절대 헛된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글쓰기는 자신의 삶의 기록입니다. 평범한 사람의 일상적 기록입니다. 혹시 먼 훗날 누군가 본다면 현시대의 대한민국 평범한 불자의 일상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2017-08-02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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