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

미래세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물질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담마다사 이병욱 2017. 10. 27. 12:22


미래세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물질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매주 목요일이면 향하는 곳이 있습니다. 한양대학교 인문관 311호실입니다. 그곳에서 불교관련 인문학강좌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정평불 6기 눈부처학교입니다. 11개의 강의가 10 19일부터 12 28일까지 3개월간 열립니다. 이번에 두 번째 강의가 10 26일 열렸습니다. 한양대 이도흠교수의 ‘4차 산업혁명과 문명의 지속이라는 타이틀로 된 강의입니다.

 

벽을 바라 보고 혼자 먹는 우동

 

한양대로 향하기 위해서는 명학역에서 전철을 타야 합니다. 오후 4시 반이면 출발합니다. 전철로만 1시간 10분 가량 걸리지만 내려서 식사하는 시간을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출발합니다.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에 내리니 저녁 7시에 시작되는 강의 시간 까지 50분이 남았습니다. 첫 번째 강의 할 때 알아 두었던 우동집으로 향했습니다. 한번 맛을 보니 다시 찾게 됩니다.

 

우동집 이름은 가조쿠우동입니다. 가조쿠는 일본식발음으로 가족(家族)’이라는 뜻입니다. 맛을 보니 일본에서 먹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우동과는 다른 깊고 그윽한 맛이 있습니다. 먹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서빙하는 사람은 일본유학생들입니다. 능숙하게 한국말을 하지만 억양에 차이가 있어서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런 우동집은 마치 일본의 우동집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습니다. 협소한 장소에 일인이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흔히 일본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벽을 바라 보고 혼자 먹는 것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가조쿠우동으로서 한 그릇에 6,500원합니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은 잠들지 않는다

 

저녁 7시에 시작 되는 강의시간에 맞추어 여유 있게 올라갔습니다. 강의가 열리는 인문관은 마치 철옹성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육교에서 바라보니 저멀리 산꼭대기에 성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저녁시간은 휘황찬란 합니다. 그러나 도시를 벗어나 농촌에 가면 칠흑같은 어둠입니다. 이전날 원주에서 춘천까지 고속도로를 타고 달렸는데 초생달이 떠 있는 바깥은 깜깜했습니다. 하늘도 땅도 사방이 칠흑 같은 어둠뿐이어서 온 세상이 어둠에 쌓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도시에서 저녁은 대낮과 다름 없습니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으로 잠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파워포인트와 유튜브영상으로

 

이도흠 교수의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과 문명의 지속입니다. 강의는 영상강의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노트북을 대형스크린에 연결하여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자료와 유튜브동영상을 연결하여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이제까지 보지 못하던 첨단기법이 동원 된 것입니다. 아마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에 걸맞는 듯합니다.

 



 

이도흠교수의 강의는 두 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영상자료와 말한 것을 빠짐없이 받아 적다 보니 14장을 노트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기록하는 것은 글을 쓰기 위한 것입니다. 녹음하는 것 보다 필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필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적어 놓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노트한 것 14페이지를 모두 글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 몇 가지가 대상이 됩니다.

 

사람들이 “4차산업, 4차산업.”이라 합니다. 지난번 5.9대선 때에도 모후보가 4차산업에 대하여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는바 없습니다. 대충 그럴 것이다라고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번 강의를 통하여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유튜브동영상을 연결하여 설명을 들으니 실감났습니다.

 

4차산업을 실감케 하는 유튜브동영상이 영국에서 제작된 휴먼스(Humans)입니다. 미래 어느 가정에 가정부역할을 하는 여성로봇을 들여와 겪게 되는 이야기에 대한 것입니다. 이처럼 미래에는 인공지능이라 불리우는 에이아이(A.I)의 시대가 될 것이라 합니다. 그런 미래는 유토피아(Utopia)가 될 것인지 아니면 디스토피아(Distopia)가 될 것인지에 대한 것이 이번 강의에서 말하고자 함일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되면

 

현시대를 3차 산업혁명시대라 합니다. 흔히 말하는 정보통신시대라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엘빈토플러의 3의 물결 3차 산업혁명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책이었다고 봅니다. 80년대 초반에 접한 책을 읽고서 공감하는 바 컸었는데 불과 30여년 만에 스마트폰 시대가 되었으니 이런 변화는 엘빈 토플러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런데 이제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도흠교수가 설명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는 비관과 낙관과 교차합니다.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자본주의가 결합했을 때 입니다. 현재 세계는 1% 99%의 사회라 합니다. 소수의 1%가 거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시기에도 자본주의가 득세한다면 0.1% 99.9%의 사회가 될 것이라 합니다. 이에 대하여 로봇봉건시대, 유전자편집시대, 사물인터넷시대 등으로 설명합니다.

 

로봇봉건시대, 처음 들어 보는 용어입니다. 마치 봉건시대에 토지를 소유한 자가 모든 것을 다 가지듯이, 미래 에이아이시대에는 로봇을 가진 자가 마치 봉건영주와 같은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 합니다. 사람보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스마트한 로봇을 소유한 자가 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 합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본소득제를 이야기합니다. 사장이나 직원이나 월급을 똑같이 주는 것을 말합니다. 미래 0.1% 99.9%의 사회를 막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제외에 대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전자편집시대, 이것도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영생을 추구한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가위로 유전자를 절단하고 오려 붙이는 등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크리스퍼(CRISPR)가위라 합니다. 이렇게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하게 되었을 때 이 세상에는 잘나고 똑똑한 사람 천지일 것입니다. 모두 키가 크고 잘 생기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 결과 마치 로봇을 생산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모습이 똑같아 질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이도흠교수는 지옥이 될 것이라 합니다. 이는 다름 아닌 디스토피아입니다. 그런데 유전자편집시대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생명권력이라 합니다. 특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바이러스를 개발하여 멸망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생명무기는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 합니다. 생명무기와 생명권력을 통제할 수 없을 때 디스토피아가 될 것입니다.

 

사물인터넷이라는 말이 회자됩니다. 미래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연결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 합니다. 지금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만 연결이 가능하지만 사물에도 컴퓨터가 연결되면 지금과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 합니다. 그 한가지 예로서 ‘3D프린터를 이야기합니다. 앞으로 집이나 자동차 등 모든 것들 것 직접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 합니다. 이렇게 사물인터넷시대가 되었을 때 자본주의 체제는 무너지고 말 것이라 합니다. 또한 모든 정보가 오픈되고 공유되기 때문에 공유경제시대가 될 것이라 합니다. 이런 측면으로 본다면 사물인터넷시대는 유토피아라 볼 수 있습니다.

 

이도흠 교수에 따르면 미래 4차 산업혁명시대는 로봇봉건시대, 유전자편집시대, 사물인터넷시대가 될 것이라 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한다면 증강현실(增强現實)시대가 될 것이라 합니다. 처음 들어 보는 용어입니다. 그렇다면 증강현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증강현실은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안가는 현실을 말합니다. 마치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현실인지 가상현실인지 모르는 세상을 말합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케 합니다.

 



유토피아가 될 것인지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지

 

미래 4차 산업혁명시대는 유토피아가 될 것인지 아니면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지금과 같이 자본주의가 미래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세상은 지옥으로 변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인간보다 상상을 초월하는 로봇을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하고, 핵무기 보다 더 무서운 생명무기를 지닌 자가 역시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세상, 0.1%  99.99%의 세상이 될 것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불교적 대안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하여 이도흠 교수는 여실지견(如實知見)’공감(共感)’을 이야기 합니다.

 

여실지견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가상현실과 현실을 구분하는 지혜를 말합니다. 미래에는 증강현실이라 하여 현실과 가상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매트릭스와 같은 시대가 될 것이라 하는데,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는 불교적 지혜가 요청된다는 사실입니다. 현실인지 가상인지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를 말합니다. 또 하나는 공감능력입니다. 로봇의 시대, 유전자편집의 시대, 사물인터넷의 시대, 증강현실의 시대에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이 있음을 말합니다. 타인의 고통에 대하여 공감하는 공감능력을 말합니다. 과학만능주의 시대라 하지만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 여실지견과 공감이라 볼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한가지 결정적 요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본주의입니다. 미래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현재와 같이 자본주의가 여전히 기승 부린다면 0.1% 99.9% 사회가 되어 지옥이 될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모든 정보가 오픈되고 공유되어 스스로 생산하고 스스로 소비하는 시대가 된다면 더 이상 자본주의는 필요 없게 되어 천상이 될 것입니다.

 

이도흠 교수는 두 시간에 걸친 영상을 이용한 강의를 마치면서 불교적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인간위주의 세상입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에이아이의 세상이 된다고 해도 거기에 인간이 없다면 디스토피아가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이도흠 교수는 “DNA 사슬로 이루어진 정보덩이와 더불어 살려는 의지를 가지고 차이를 생성하는 공()”이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차이라는 것은 정체된 것과 상반된 개념입니다. 그날이 그날 같아서 권태롭고 무료하고 하품 나는 반복적인 삶을 살아 가는 자와 달리 매일 매일 차이 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정신적인 향상성장이 있는 삶일 것입니다.

 

물질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은

 

이도흠 교수의 강의를 듣고 나름대로 불교적 해법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귀가하면서 지하철과 전철을 타는 동안 한시간동안 스마트폰 자판을 똑똑 친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유물론에 대한 것입니다.

 

유년기에 시골에서는 등잔불시대였습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시대 입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미래에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비록 4차 산업혁명이 로봇봉건시대, 유전자편집시대, 사물인터넷시대, 증강시대라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물질을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물질을 기반으로 한 것은 부처님 당시 유물론과 유사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물론은 어떤 것일까요? 원담스님이 요약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대 인도의 무신론적 자유사상가 집단을 사문(沙門Shramana,쉬라마나)이라고 한다. 그들의 사상을 사문사상(Shramanism,쉬라마니즘)이라 하며 부처님 오시기 전 200~300년 사이에 인도에서 유행하였다.

 

⑴로카야타(Lokayata): 로카Loka는 세상 혹은 우주인데 부서지는 것이란 뜻이다. 여기에 아야타ayata(포섭되어 들어감)을 붙여서 로카야타Lokayata, 순세외도順世外道 한다. 로카야타는 유물론자들이다. 짜르바카Carvaka라 하기도 한다.

 

①세상에는 오직 물질뿐이다. 로카야타들이 보는 세상은 부서질 것, 깨어질 것, 붕괴될 것, 사라질 것들의 덩어리에 불과하였다. 유물론적이면서 허무주의적이다. 당연히 영혼이나 내생을 부정한다. 그러면 어떻게 사는 게 최상의 삶인가? 살아있을 때 최대한 즐겨라. 쾌락을 누리는 것이 최상의 삶이다. 죽으면 끝이니까 가능한 한 많은 빚을 내어 감각적 쾌락을 최대한 만족시켜라.

 

②이 세상 모든 것은 원자의 안정된 패턴Pattern이다. 물질은 안정화 경향이 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慣性관성의 법칙에 지배받는다. 정지된 물체는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한 영원히 정지된 채로 있다. 물질은 가장 안정된 위치나 에너지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안정된 상태stable↔여기勵起상태excited

 

③의식(마음,정신)은 종 진화과정 중 어떤 시점에서 표현형적 특성으로 발생했다. 그 전엔 非存在비존재였다. 의식이란 물질로부터 생긴 것이다. 마치 발효된 누룩으로부터 술의 취하는 성질이 생기는 것과 같다.

(물질 → 생명 → 진화 → 표현형 → 의식)

 

④비물질적 영혼은 없다. 영혼이란 의식이 있는 몸(=물질)에 지나지 않는다.

 

⑤물질 덩어리는 흩어지고, 부서지고, 남는 게 없다. → 죽음은 끝이다.

 

⑥문제점: 물질은 안정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의식(=생명)은 즐거움 추구의 경향이 있다.

 

ⓐ안정화 경향과 즐거움 추구의 경향은 상반된 개념이다.

ⓑ생명체는 즐거움을 택한다. 생명체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 안정을 포기할 수도 있다. 생명체는 즐거움을 위해서 죽음도 불사한다. 그러므로 생명체의 활동을 물질법칙으로만 이해할 수 없다. 오히려 생명에게는 물질과는 질적으로 다른 즐거움 추구의 경향이 있다. 생명체가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은 물질 활동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고, 의식활동의 결과인 것으로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로카야타는 물질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인간의 의식문제를 물질과정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로카야타를 극복한 새로운 사상이 요구되었다.

 

*참고: 수행을 하면 심신이 안정되면서도 즐거움이 따라오는 효과가 있기에 안정과 즐거움을 동시에 얻게 해준다. 수행하면 선정에 들어 평안과 喜樂희락을 누리게 되므로 그러하다.

 

ⓒ에너지가 있는 곳에 한 무리의 원자가 안정된 패턴Pattern이 되면 그것은 그대로 머물려고 한다. 그러나 생명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이고득락離苦得樂 추구한다. 따라서 생명활동은 유물론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과학의 신앙화: 옛날에는 우주의 생성소멸과 물질의 궁극적 성질에 대해 성직자나 종교인들이 답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졌는데 지금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더 신빙성 있게 받아드린다. 예를 들면 빅뱅Big Bang이론은 137억 년 전 쯤 고압, 고온, 고열로 농축된 일점의 에너지가 대폭발을 일으키면서 우주가 팽창되었다고 주장한다. 브라만 창조신이 자기 몸을 부풀려 우주를 만들어냈다는 발상과 비슷하다. 그런데 빅뱅이론은 지금까지의 천문학적인 관측과 이론의 정합성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그럴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지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양한 우주생성론cosmogony가운데 현재까지는 가장 유력한 가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중은 합리적 논증도 없이, 자기의 눈과 귀로써 확인하지 않았는데도 과학자들의 이야기라니까, 수식과 도표로 이뤄진 가설을 읽고 어쩐지 그럴 것 같아서 사실인 것으로 받아드린다. 이런 태도는 거의 사이비 종교를 신앙하는 행태와 유사하다. 이것을 과학의 신앙화라 한다.

 

*최근에 유물론적인 관점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물질적 현상이 발견되었다.

⒜복제현상: 물질은 기본적으로 흩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생명은 자기복제를 한다. 그런데 요즘은 실험실에서 물질이 자기 복제를 하는 사례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물질의 자기복제 현상은 유물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자기조직화 현상: 비평형 소산구조消散構造dissipative structure에서는 혼돈으로부터 자발적으로 질서가 생성된다는 이론인데, 현실의 사례로 증명된다. 벨기에의 통계 열역학자 일리야 프리고진(Ilya Pregogine, 19172003)이 발견하여 노벨상을 받았다. 물질계는 기본적으로 무질서도entropy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시간의 화살이 날아간다. 그런데 자연현상 가운데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관찰된다. 가장 간단한 예로 <베나아르 대류(Benard Flux)>를 들 수 있다. 파이렉스 유리 커피포트에 맑은 물을 담고 열판 위에서 서서히 열을 올리면 처음에는 무질서하게 거품이 일다가 계속 온도를 올리면 어느 순간부터 무질서했던 거품은 사라지고 일정한 대류對流 생긴다. 여러 줄로 질서 있게 아래부터 위로 뻗쳐 올라가는 물의 대류를 위에서 관찰하면 거의 정육각형에 가까운 모양의 물거품이 계속 상승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6각형의 거품의 모양을 <베나아르 세포>라고 부른다. 한 예이지만 이와 같이 일종의 혼돈상태에서 어느 순간에 새로운 질서가 생기는 것이다. 책의 제목대로 <혼돈으로부터의 질서Order out of Chaos>가 탄생한 것이다. 이런 사례들은 자연현상에서 시간의 화살이 역행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여준다. 물질계는 비평형, 비가역적, 비대칭적이어서 확실하게 정해진 방향이 없으며 조건에 의해서 創發창발emerge된다. 이것은 종래의 유물론으로는 설명한 수 없다.

 

(원담스님, 2017년10월16일(월) 무신론 비판)

 

 

부처님 당시에 유물론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유신론의 한계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고대인도 지배계급에서는 창조신 개념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것은 위슈와 카르만(Visva Karman), 프라자파티(Prajapati), 브라흐만(Brahman) 이렇게 3단계로 발전합니다. 최종적으로 브라흐마가 개념이 생겨났는데 이 유신관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크게 무지의 문제, 고통의 문제, 죄악의 문제입니다.

 

창조주의 분신이라 볼 수 있는 아트만에게는 나는 왜 내가 태초에 브라흐만이었던 것을 모르는가?”라는 무지의 문제가 발생됩니다. 나는 왜 죽음을 비롯한 괴로움을 겪어야 하는가?”라는 고통의 문제, 그리고 나는 왜 죄를 짓게 되는가?”라는 죄악의 문제, 이렇게 세 가지 치명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문이 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유물론에도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유물론의 특징은 정신도 물질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오늘날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과학의 시대에 마음은 뇌에서 출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물론에서는 물질의 안정화경향과 이와 정반대로 정신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정반대의 경향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오늘날을 과학의 시대, 물질문명의 시대라 합니다. 물질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의 시대에서는 무신론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당시 고대인도에서도 이와 유사한 것이 유물론이었습니다. 특히 유물론의 경우 정신에 대하여 물질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아 몸이 무너져 죽으면 물질에서 파생된 정신 또한 죽어서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른바 단멸론(斷滅論)’입니다.

 

미래에도 사람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단멸론은 업과 업의 과보를 부정합니다. 유물론에 기반을 단멸론은 허무주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몸이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져서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고 보는 견해를 말합니다. 한마디로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에 수행할 필요도 없고 청정한 삶을 살 필요도 없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최대한 즐기면서 사는 것입니다. 이는 다름 아닌 행위()와 행위의 과보(業報)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말로 연기법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연기법을 설하였습니다. 그런 연기법은 부처가 출현하거나 출현하지 않거나 원리로서 확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연기법의 핵심은 업과 업의 과보에 대한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 당시 외도의 사상은 모두 업과 업의 과보에 위배된 것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영원주의와 허무주의를 들 수 있습니다.

 

미래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합니다. 지금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그런 4차 산업혁명은 물질에 기반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물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유물론은 단멸론적 허무주의로 귀결됩니다. 행위의 두려움을 모르는 시대가 되었을 때 혼돈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부처님의 정법이 살아 있다면 여실지견할 수 있는 안목이 있을 것입니다. 미래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부처님의 가르침이 널려 퍼져서 사람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바라문 청년이여,

뭇삶들은 자신의 업을 소유하는 자이고,

그 업을 상속하는 자이며,

그 업을 모태로 하는 자이며,

그 업을 친지로 하는 자이며,

그 업을 의지처로 하는 자입니다.

업이 뭇삶들을 차별하여

천하고 귀한 상태가 생겨납니다.”(M135)

 

 

 

2017-10-2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