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이제는 멈추어야 한다

담마다사 이병욱 2017. 12. 11. 07:47


제는 멈추어야 한다

 

 

지나고 보니 참

오랜 세월 살아 왔구나.

사춘기 소년의

얼굴은 온데간데 없다.

 

10년 전의 사진을 봤다.

지금 보다는 앳된 모습이다.

20년전, 30년전 모습에서

요즘 사람들 얼굴을 본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 왔다.

남에게 폐 끼치지만 않으면 된다고.

지나고 나니 불만이다.

부끄럽고 창피한 삶이다.

 

탐욕으로, 분노로

어리석음으로 살아 왔다.

인생 선배들이 그렇게

살아 왔던 것처럼.

 

불 꺼진 빈 방에 앉아 있다.

겨울 해는 짧아 어둑하다.

눈을 감으니 세상이 사라졌다.

의식의 문만 열려 있다.

 

알고 지은 죄보다

모르고 지은 죄가 더 많다.

아직까지 선업보다

불선업(不善業)이 더 많다.

 

소금덩이에 물타기를

해도 짠맛은 남아 있다.

다만 옅어 졌을 뿐이다.

불선업 과보는 받아야 한다.

 

90노인 얼굴에서 네 얼굴을 보라.

중환자 얼굴에서 네 얼굴을 보라.

죽음의 침상에 누워 있는

자에게서 네 얼굴을 보라.

 

오늘 밤이 지나면

내일이 올지 알 수 없다.

하루살이처럼

오늘 밤까지만 살자.

 

착하게 살자.’

세 살 아이도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여든 먹은 노인도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다

 

스승께서 말씀하셨다.

불방일정진(不放逸精進)’하라고.

일출의 전조가 새벽 듯이,

불방일은 깨달음의 전조이다.

 

참 오래 살아 왔다.

엔트로피(Entropy)만 증대시켜왔다.

이제는 멈추어야 한다.

폭포수가 멈춘 호수처럼.

 



 

2017-12-1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