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저는 그 사람의 장점만 보고 가렵니다

담마다사 이병욱 2017. 12. 24. 13:25


저는 그 사람의 장점만 보고 가렵니다

 

 

페이스북 한지 4개월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블로그만 12년 했습니다. 누적조회수가 580만명 가량 되니 불교계에서는 넘버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교계에서는 파워블로거라 합니다.

 

한번도 파워블로거라 불러 달라고 한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불러서 그런가 보다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오니 완전초짜입니다.

 

페이스북을 본격적으로 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사람들이 모두 저를 알아 볼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착각이었습니다. 친구가 없어서 아무리 정성들여 글을 써도 조회수가 시원찮았습니다. 친구 늘리기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많은 친구를 가질수록 비례하여 좋아요도 댓글도 많아지는 원리를 알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할 때 하나의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건질만한 글을 쓰는 것입니다. 누구나 공감하는 글입니다. 재미도 있으면서도 유익한 글을 말합니다. 경전을 근거로 한 글쓰기가 좋은 예입니다.

 

페이스북은 시장바닥 같습니다. 블로그가 산속의 고요한 암자 같다면, 페이스북은 볼거리로 넘쳐나는 저자거리입니다. 진기한 물건으로 가득한 시장에서는 때로 쌈박질도 납니다. 우리 삶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는 이 가상공간에서도 바람 잘날 없는 것 같습니다.

 

오로지 문자로만 소통되는 인터넷공간에서는 대단히 오해 하기 쉽습니다. 호와 불호, 쾌와 불쾌가 명확한 공간입니다. 친구가 끊어진 것을 보면 불쾌했던 것 같습니다. 또 소원한 것을 보면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저 역시 호불호(好不好)와 쾌불쾌(快不快)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한친구를 끊었습니다. 이유는 귀찮게 해서 입니다. 끊고 나서 후회 했습니다. 남들에게 당했던 것을 따라 한 결과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문자로 사람의 감정을 읽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문자는 오해 하기 쉽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를 끊고 카톡방에서 퇴장하는 것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크게 게의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가상공간에서 배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 단체에서 활동했었습니다. 리더의 모습에 실망하여 탈퇴했습니다. 비난하는 글을 사람들에게 보냈습니다. 어느 분은 이렇게 답신 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의 장점만 보고 가겠습니다.”라고.

 

이 글에서 충격 받았습니다. 동조해 줄 줄 알았는데 절묘한 중립을 지킨 것입니다. 더구나 단점이 많음에도 장점도 있기에 그 장점만 보고 계속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사람에 대한 평가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없는 데서는 남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남말하면 험담하기 쉬운데 문제는 상대방의 귀에 반드시 들어가게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없는 데서는 칭찬해야 합니다. 어차피 그 사람 귀에 들어갈 거라면 칭찬하는 것이 좋습니다. 들어서 기분 좋고 호감 갖게 해서 좋습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식입니다.

 

종종 특정인의 비난이나 단점을 지적하는 글을 접합니다. 이럴 때 매우 신중해집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모두 믿지 않습니다. 사람은 함께 살아 보아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접한 것에 대해 판단을 유보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판단 하는 것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차라리 그 사람의 장점을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그 사람의 단점만 보게 된다면 이 세상은 혼자 사는 사람들로 넘쳐 날 것입니다. 설령 그 사람에게 단점이 있다고 해도 장점을 생각하면 커버됩니다.

 

사람은 늘 변합니다. 오늘 호감 가진 자가 내일 비호감(非好感)이 될 수 있습니다. 단점 가진 자가 고쳤었을 수 있습니다. 한쪽 말만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이럴 때 부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라며 초기경전을 열어 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틀림없이 답이 있습니다.

 

가급적 사랑스럽게 말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감하고 배려 해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그 사람의 장점을 보는 것입니다. 현명한 자라면 지혜롭게 자비롭게 대할 것입니다.

 

단점을 지적당한 자에게도 장점은 있습니다. 단점을 지적한 자에게도 장점은 있습니다. 오로지 장점만 보고 가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장점만 보고 가는 것입니다.

 

 

201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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