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에 꽁꽁 묶여
밧줄에 꽁꽁 묶여 있습니다.
나를 결박하고 있는 밧줄이 있습니다.
목걸이한 개처럼, 우리 안의 돼지처럼
영역 안에서만 어슬렁거릴 뿐 입니다.
욕망의 밧줄에 묶여 있습니다.
하루라도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탐욕의 땔감에 불이 붙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분노의 불, 어리석음의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매듭이 엉켜 있습니다.
도저히 풀 수 없습니다.
나를 결박하고 있는
이 매듭을 어떻게 해야 풀 것인가?
욕망의 세월, 분노의 세월, 미혹의 세월입니다.
이렇게 세세생생(世世生生) 살아 왔습니다.
지혜로운 자가 검을 들었습니다.
두 손으로 검(劍)을 단단히 움켜 쥐고 있습니다.
지혜로운 자만이 매듭을 풀 수 있습니다.
굳건한 계행으로 대지에 우뚝 서서
삼매의 돌에 날을 갈아
지혜의 검으로 베어 버리는 겁니다.
사람들은 오늘도 내일도,
욕망으로 분노로 어리석음으로 살아갑니다.
불탐(不貪), 부진(不瞋), 불치(不癡)의
세월은 다음 생의 자양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지혜를 갖춘 자는
지혜의 검으로 매듭을, 결박을 잘라 내 버립니다.
2018-01-25
진흙속의연꽃
'나에게 떠나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씨가 냉동고(冷凍庫)처럼 (0) | 2018.01.28 |
---|---|
나의 삶은 불확실 하지만 (0) | 2018.01.26 |
성도절 전야 작은 음악회 (0) | 2018.01.24 |
그까이꺼 자존심이 뭐길래 (0) | 2018.01.23 |
입이 심심한 사람 (0) | 2018.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