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보다 꿀고구마
입춘(立春)입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 하여 여기 저기 에스엔에스(SNS)에서는 포스터가 올라 옵니다. 절기 상으로는 봄의 시작이지만 영하 10도 이상의 한파가 연일 계속 되고 있습니다. 체감 온도는 20도입니다. 이럴 때 외출을 자제 하며 집에서 편히 쉬는 게 최고입니다.
나른한 휴일 오후에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치맥’입니다. 언젠가부터 치킨과 맥주는 심심할 때 먹는 국민간식이 된 듯 합니다. 그러나 치킨의 유혹을 뿌리치고 꿀고구마를 샀습니다. 마트에서 할인가로 2키로에 6,600원 합니다. 치킨은 한번에 다 먹어야 하지만 꿀고구마는 여러 차례 나누어 먹을 수 있습니다. 더구나 술도 필요치 않습니다. 기름진 음식에 알코올이 짝이 맞지만 고구마와 술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식생활이 바뀌었습니다. 고기를 일부러 사서 먹지 않습니다. 생선도 마찬가지 입니다. 고기를 가까이 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술을 입에 대지 않습니다. 고기는 술을 당기고, 술은 고기를 끌어 들입니다. 고기 있는 곳에 술이 있고, 술 가는데 고기도 따라 갑니다. 고기와 술 둘 중의 하나만 멀리 해도 자연스럽게 둘 다 멀리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무료와 권태를 참지 못합니다. 끊임없이 즐길거리를 찾아 눈을 두리번 거리고 귀를 쫑긋합니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것도 참을 수 없는 심심함 때문 일 것입니다. 입이 심심한 자들은 잠시도 가만 있지 않습니다. 말하는 것은 잡담 뿐이라 들어서 유익한 것이 없습니다.
종종 만나자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만나서 술 한잔 하자고 합니다. 술 마시면서 하는 이야기들은 남는 것이 없습니다. 술마시며 이야기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립니다. 다음날 컨디션이 엉망이 되어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력낭비입니다. 술을 마시면 시간낭비, 돈낭비, 정력낭비입니다.
시간이 너무 잘 갑습니다. 아침인가 싶으면 저녁입니다. 월요일인가 싶으면 금요일입니다. 술과 고기의 나날을 보냈을 때 더 빨리 지나갑니다. 한평생 술에 취해서 보냈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다음 생에 우치(愚癡)한 자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흐리멍덩한 세월을 살았을 때 바보, 천지, 멍청이, 미친 자로 태어날 가능성이 많음을 말합니다.
불교에서는 술 마시는 것에 대하여 불음주계(不飮酒戒)라 하여 오계(五戒)로 금하고 있습니다. 불자라면 술 등 취기가 있는 것을 삼가하는 학습계율을 받아 자녀야 합니다. 테라와다불교에서는 법회 할 때 마다 ‘빤짜실라(panca sila)’라 하여 오계를 받아 지닙니다. 그러나 한국불교에서는 수계할 때 한번뿐인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불음주계는 안지켜도 되는 것이라 합니다. 또 어떤 이는 술을 마시긴 마시되 취하지 않게 마시거나 적당히 마시면 된다고 합니다. 어느 경우에서든지 불음주계를 어긴 것은 분명합니다.
술을 마셔서는 안될 이유는 많습니다. 사건사고의 대부분이 음주로 인해 일어 납니다. 병원에 실려 오는 자들의 상당수는 음주로 인한 것이라 합니다. 불음주계를어기면 나머지 계도 어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음주로 인하여 폭력, 도둑질, 거짓말, 음행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을 말합니다. 이런 이유로 법회 할 때 마다 오계를 받아 지니는 것입니다.
불음주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집중(集中)에 대한 문제입니다. 술 마시고 일이나 공부하기 힘듭니다. 물론 명상하기도 어렵습니다. 대상에 집중해야 하는데 술이 들어 가면 집중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 일 것입니다.
추운 겨울 날 할 일 없는 휴일에 치킨과 맥주가 당깁니다. 사람들은 TV에서 본 것처럼 국민간식을 즐깁니다. 이럴 때 친환경적인 고구마나 감자가 어떨까? 또 술 대신에 차를 하는 것입니다.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인 이라면 이제 한번 바꾸어 봄직합니다.
2018-02-05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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