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 한박스를 택배로 받았는데
감귤 한박스를 택배로 았습니다. 전혀 생각지 못한 것입니다. ‘감귤한박스가 왜 왔을까?’ ‘누가 보냈을까?’라며 의문했습니다. 주소를 살펴 보니 낯익은 이름입니다. 해남에 귀촌해 사는 친구네가 보낸 것입니다. 친구 처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제주감귤 한박스의 양은 매우 많습니다. 크고 싱싱한 귤이 먹음직해 보입니다. 먹어 보니 달고 시원합니다. 친구에게 문자 보냈습니다.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제주도에 사는 큰딸네 감귤농장에서 보낸 것이라 합니다.
귀촌한 친구는 특산품을 생산합니다. 주로 밤호박, 꿀고구마, 마늘, 비트, 하얀민들레 같은 농산물입니다. 특히 7월의 밤호박철과 10월의 꿀고구마철에 글을 써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농산물 직거래 형식으로 팔아 주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설을 앞두고 감귤을 보내 온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마음을 내준 친구네에게 감사드립니다. 사전에 연락했더라면 말렸을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연락을 하지 않고 제주도에 사는 딸네를 시켜 보낸 것입니다.
누구나 선물을 받으면 좋아라 합니다. 이 세상에 선물 싫어할 사람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연인사이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선물을 하는가 봅니다.
초기경전에서도 오늘날 ‘발렌타인데이’와 같은 장면이 있습니다. 상윳따니까야 ‘탁발음식의 경’에 따르면 “마침 빤짜실라 바라문 마을에서 젊은 남녀가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S4.18)라 한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젊은 남녀가 서로 좋아하게 되면 선물, 즉 꽃이나 과자를 교환하는 민속축제를 말합니다. 젊은 연인 사이에 선물을 주고 받는 행위는 부처님 당시에도 있었던 것입니다.
선물을 주어서 즐겁고 받아서 기쁜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선물처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선물을 하면 소원했던 관계도 회복할 수 있고, 원한맺힌 마음도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선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내는 순간 가장 아름다운 마음이 되어 버립니다.
대가를 바라는 뇌물이 아닌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선물 받을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담마반나를 보면 사쌍팔배의 성자에 대하여“공양받을만하고 대접받을만하고 선물받을만하고 존경받을만하고”(S11.3)라 했습니다.
공양받을만하면 대접받을만하고 선물받을만할 것입니다. 선물받을 정도이면 대접받을만하고 존경받을 만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선물도 못 받을 정도라면 대접도 못 받을 정도이고 존경도 못 받는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 있어도 베푸는 사람이 있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많이 있어도 베풀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색한 자는 베푸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마치 자신이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아까워합니다.
“험한 길을 가는 좋은 벗처럼
조금 있어도 나누어 주는 사람은
죽은 자 가운데 죽지 않는다.
이것은 영원한 가르침이네.
어떤 사람은 조금 있어도 베풀고
어떤 사람은 많아도 베풀지 않으니
조금 있어도 주는 보시는
천 배의 보시와 동일하게 헤아려지네.”(S1.32)
2018-02-12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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