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

진리의 맛을 알았을 때 그 길로 갈 수밖에

담마다사 이병욱 2018. 3. 10. 23:08


진리의 맛을 알았을 때 그 길로 갈 수밖에

 

 

누구나 맛에 대한 갈애가 있습니다. 맛에 대한 갈애가 일어나면 다시 찾게 됩니다. 미각으로 알 수 있는 맛에 대한 최초의 이야기가 초기경전에 있습니다. 우주 생성기에 천상에서 수명과 공덕이 다한 뭇삶들이 땅의 세계에 태어났습니다. 이전에 그들은 몸이 빛으로 되어서 하늘을 날아 다녔고 기쁨을 음식으로 먹고 살았던 미세한 물질계(色界)’의 존재들이었습니다.


땅의 세계에 태어난 뭇삶들은 어느 날 맛있는 쿠키 같은 땅조각을 발견했습니다.초기경전에 따르면 “맛있는 땅조각을 손으로 맛보자 그것에 매료되어 갈애가 그를 엄습했다.(D27)라 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맛의 갈애에 대하여 주석에서는 혀 끝에 놓인 것만으로도 칠천 개의 미각신경이 퍼져나가 마음에 드는 상태가 되어 갈애가 생겨났다.”(Smv.865)라 했습니다.

 

정의평화불교연대 3월 정평법회가 불광산사에서 열렸습니다. 작년 11월 창립법회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 법회입니다. 이번 3월 법회는 이희선 정평불 공동대표가 법문했습니다.

 




이희선님은 자신의 수행체험담을 이야기 했습니다. 먼저 자신의 소개를 했습니다. 동국대 불교학과를 다닐 때 학생운동으로 투옥되기도 했고 이후 민중불교연합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십년 전에 독립하여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일년에 한번은 집중수행에 참여하기로 원을 세웠다고 합니다. 금년 초에는 천안호두마을에서 집중수행에 참여 했다고 합니다.

 




이희선님은 법문에 앞서 법구경 게송 하나를 소개 했습니다. 이날 법회에 참석한 김경호님이 이희선님에게 사전에 문자로 보낸 것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의 감로수를 마셔본 그는

고요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간다.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깨달음의 진리를 즐거워한다.”(Dhp.79)

 

 

진리의 맛을 본 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경호님의 설명문에 따르면 부처님의법은 감로수와 같아서 마셔보지 못한 사람은 알지 못합니다. 스스로 체험하기 전에는 얼마나 맛있는지 얼마나 행복한지 알 길이 없습니다.”라 되어 있습니다.

 

이희선님은 2010년 위빠사나 집중수행 할 때 사마타체험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을 하다 선정체험을 한 것입니다. 배를 대상으로 호흡을 관찰하는데 언뜻 언뜻 표상이 떠 올랐다고 합니다. 그런 경우 , 하며 무시하고 넘어 가야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표상이 강렬하여 표상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시간이 정지하는 듯 하고 강렬한 희열을 맛보았다고 합니다.

 

희열은 이틀간 지속 되었다고 합니다. 나흘 째 되는 날에는 세상이 전혀 달리 보였다고 합니다. 욕망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후로 술과 고기를 완전히 끊는 계기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의도가 보였다고 합니다. 숟가락을 들 때 들려고 하는 의도 같은 것입니다. 이런 의도에 대하여 위빠사나 두 번째 지혜에 해당되는 원인과 결과를 아는 지혜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이희선님은 강렬한 체험을 맛 본 후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상쾌한 체험을 한 후에 술과 고기를 끊었고 계율은 자동적으로 지켜 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요함을 약간 맛 본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 전문적인 수행을 해야 하리라고 마음 먹었다고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먹어 본 자만이 맛을 알 수 있습니다. 진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진리에도 맛이 있습니다. 수행을 하여 체험해 본 자만이 알 수 있는 맛입니다. 그래서 법구경에 이런 게송이 있습니다.

 

 

멀리 여읨의 맛을 보고

적정의 맛을 보고

진리의 기쁨의 맛을 본 사람은

악을 여의고 고뇌를 여읜다.”(Dhp.205)

 

 

욕망을 멀리 여의면 희열 등의 맛을 볼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적정의 맛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주석에서는 열반의 맛이라 합니다. 그런데 한번 적정의 맛을 본 자들은 계속 그 길로 간다는 사실입니다.

 

누구든지 맛 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 맛을 못 잊어서 다시 찾게 되어 있습니다. 진리의 맛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한번 감로의 맛을 본자는 다시 그 맛을 찾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번뇌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궁극적 진리를 본 자임에도 남아 있는 번뇌를 소멸시키는 데는 최대 일곱 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희선님은 법문에서 먼저 진리의 맛을 보라고 합니다. 대상에 집중하여 강렬한 희열을 맛 보았을 때 이 맛으로 인하여 진리의 세계로 계속 나아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됨을 말합니다. 그러나 희열은 하나의 수행과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체험을 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진리의 세계로 나아 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불자들에게는 체험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수행을 통해서 희열이나 행복일 수도 있고 교학을 통하여 원리를 알았을 때 기쁨과 즐거움일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진리의 맛을 알았을 때 죽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2018-03-1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