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오래 있으면 터줏대감이 되는가

담마다사 이병욱 2018. 3. 14. 08:32


오래 있으면 터줏대감이 되는가

 

 

이제 터줏대감이 된 듯합니다.

한 곳에서만 오래 있다 보니 역사가 된 듯합니다.

그 동안 주변 사무실 사람들

들락날락 하는 것을 죽 지켜 보았습니다.

 

요즘은 육개월이 멀다하고 바뀌는 것 같습니다.

엇그제 이사온 것 같은데 어느 날

상호를 알리는 팻말이 바뀌어 있습니다.

안양에서 가장 오래된 오피스텔입니다.

 

2007년 말 현재의 사무실에 입주했습니다.

열평가량의 작은 공간입니다.

무엇보다 임대료가 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이곳에서 내리 십일 년 입주하고 있습니다.

 

오피스텔 삼층 한쪽 날개는

원래 큰 회사가 통째로 쓰던 곳입니다.

이를 작게 나누어 분양을 했는데

복도를 중심으로 해서 방이 열한 개입니다.

 




그때 당시 입주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이 일년 아니 육개월이

멀다하고 수 많은 업종과 함께 들락날락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산역사가 되고 터줏대감이 되었습니다.

 

어느 해인가 어느 사무실에서는 입주 기념으로 떡을 돌렸습니다.

어느 사무실에서는 콜센터를 운영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사무실은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관심있게 지켜 본 것은 옆사무실입니다.

 

바로 옆 사무실 사람은 꽤 오랫동안 있었습니다.

거의 칠팔년 지날 무렵 폐쇄되었습니다.

밀린 임대료를 내지 않아

단전한다는 고지서가 붙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방을 갖기를 원합니다.

종업원이라면 작은 가게를,

사무원이라면 작은 사무실 갖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꿈을 실현주켜 주는 작은 공간입니다.

 

자의든 타의든 직장을 나오게 된 사람들 역시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 공간은 다름 아닌 자신의 성장을 위한 공간입니다.

누구나 꿈꾸는 열평짜리 작은 공간입니다.


오피스텔 삼층 한쪽 날개에서는 그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수 많은 업종을 가지고 들락날락 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입주한 사람들은 오래 있기를 바랍니다.

하는 일이 성공해서 번영하기를 바랍니다.

 

 

2018-03-1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