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그윽한 향기 품고 새출발
봄비가 옵니다.
대지는 축축히 젖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새싹이 돋고
작은 꽃들은 여기저기서 피어날 것입니다.
봄에 내리는 비는
아무리 많이 내려도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만물을 소생시키는 생명의 비이기 때문입니다.
봄은 봄비와 함께 급작스럽게 옵니다.
봄은 새출발입니다.
신학기가 되면 학교는 활력으로 넘쳐납니다.
매년 새로운 피가 수혈되는
학원가는 새로운 생명으로 가득합니다.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해도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청년들로 넘쳐납니다.
그들이 갈 곳은 노량진밖에 없습니다.
노량진의 봄은 봄이 왔어도 봄이 아닙니다.
알 수 없는 미래,
불안한 미래에 대한 도전만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해뜰날도 있을 겁니다.
한청년의 첫 출근날입니다.
이제 노량진생활을 접은 것입니다.
비록 수도권 도시의 말단에 지나지 않지만
공인(公人)으로서 새로운 출발입니다.
흔히 말하기를,
‘초년운보다 말년운’이라 합니다.
소년등과(少年登科)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인생은 부침이 있어서 항상(恒常)하지 않습니다.
지금 지위가 높다고 하여,
지금 많이 가졌다고 하여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아무리 맑은 날도 며칠만 지나면
흐려져서 구름이 일고 비가 오듯이,
사람 사는 세상은 조금도 가만 있지 않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세상을 살다보면 바람 잘 날 없습니다.
이득과 손해, 칭찬과 비난, 명예와 불명예,
행복과 불행은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초년에 운이 좋아도
말년에 불행해 질 수 있습니다.
초년에 불행해도 말년에 행복할 수 있습니다.
지금 잘 나간다고 하여 자만하지 말아야 합니다.
현자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세파가 거세어도
저 바위 산처럼 흔들림없습니다.
현자는 가르침의 상속자이기 때문입니다.
가르침의 상속자는 요익중생(饒益衆生)입니다.
가르침을 실천하여 뭇삶을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새출발 하는 공인도 요익중생입니다.
인생의 그윽한 향기 품고 새출발 하는 겁니다.
2018-03-19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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