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어느 날 갑자기 해고 되었을 때

담마다사 이병욱 2018. 3. 27. 09:32


어느 날 갑자기 해고 되었을 때

 

 

나는 승리할 것이다.”

왜냐고?”

나는 신념과 용기와 열정이 있으니까.”

밤늦게 케이블채널에서 본 대사중의 일부입니다.

 

영화 더 컴퍼니 맨(The Company Men, 2010)’을 보았습니다.

처음부터 보지 않았지만 이내 곧 몰입되었습니다.

그것은 나의 이야기 또는

우리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때 그 시절이 떠 올랐습니다.

그것은 해고의 아픔때문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회사를 쫒겨 난 것입니다.

내 것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영화에서 환갑이 다 된 이사가 있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딸 둘이 있습니다.

등록금을 내야 하는데  못내서 안타까워 합니다.

무엇보다 회사 다닌 척 하는 것입니다.

 

이사는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섭니다.

그러나 갈 데가 없습니다.

어디선가 시간을 보내다가 귀가합니다.

동네사람 창피하다고 아내가 시킨 것입니다.

 

이사는 직업을 구하러 이곳 저곳 알아봅니다.

그러나 환갑의 나이에 갈 곳이 없습니다.

회사에 대한 배신과 경제적 고통,

그리고 자존심 상실로 자살하고 맙니다.

 




영화속 주인공은 37세로 연봉이

16만달러나 되는 MBA출신 영업부장입니다.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됩니다.

 

그는 구직을 위하여 이곳저곳 알아 보지만

고액의 연봉을 받아 주는 곳은 없습니다.

집세도 못 낼 형편에 이르게 되자

모든 자존심을 접고 막노동판으로 갑니다.

 

영화에서 실업급여를 타먹는 장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구직활동을 해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3년전에 그랬습니다.

 

처음 실업급여를 탄 날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순순히 주는 것이 아니라 구직활동

보고서를 작성해야 받을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을 때 누구든지 굴욕감을 느낄 것입니다.

 

실업자가 되면 아무도 알아 주지 않습니다.

부리나케 걸려 오던 전화도 뚝 끊어집니다.

아무도 받아 주는 곳이 없고

아무데도 갈 곳이 없을 때 절망합니다.

 

자존심이 구겨지는 실업급여도 열 달 뿐입니다.

열 달이 지나면 더 이상 돈이 나올 곳이 없습니다.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어떤 일이든지 닥치는 대로 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영화속 주인공은 매형을 따라 공사판에서 막노동합니다.

그런데 구조조정한 회사에서

이전 연봉의 반으로 재입사를 타진합니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받아들입니다.

 

서른 일곱의 주인공은 십이 년 동안 근무하다

어느 날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인생의 절정에서 무참히 꺽인 것 입니다.

누구에게나 일어 날 수 있는 일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월급생활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어느 날 해고 통보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남자는 가정과 직장이 없으면 방황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자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가정만 있고 직장이 없어도 방황하고

직장은 있지만 가정이 없어도 방황합니다.

 

영화속 주인공은 가정은 있지만 직장이 없습니다.

비록 실업의 나날이지만 돌아 갈

집이 있기에 그 힘으로 버텨나갑니다.

가정도 직장도 없다면 방황은 극에 달할 것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가정과 직장이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직장생활이 힘들어도 돌아 갈

가정이 있기에 참고 견디는 것입니다.

더구나 가족을 위한 삶의 터전이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우리 속담에 집도 절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절이 양로원역할도 하고

고아원역할도 했음을 말합니다.

집도 절도 없는 자들은 가정도 직장도 없는 자들입니다.

 

가정을 지키려면 직장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이 온갖 수모와 굴욕을 감내하는 것도

돌아갈 집이 있고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직장은 내 것이 아니기에 늘 불안합니다.

 

2005년 직장을 그만 두었을 때 앞이 캄캄했습니다.

영화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습니다.

얼마 안되는 실업급여를 타먹는 수모도 겪었습니다.

영화속 주인공처럼 무엇이든지 하고자 했습니다.

 

마침내 적합한 길을 찾았습니다.

이전에 했던 경험을 살려 살아 가는 방법을 찾은 것입니다.

일도 하면서 노는 입에 염불한다고 글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삶이 십이 년 되었습니다.

 

현재의 삶에 만족합니다.

무엇 보다 욕심을 내려 놓으니 마음이 편합니다.

부자가 되겠다는 욕심 하나만 내려 놓아도

이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습니다.

 

때로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일찍 잘렸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누구든지 인생의 큰 고비를 겪으면 성장하게 됩니다.

영화속 주인공은 반값에 재취업하면서

나는 승리할 것이다. 왜냐고?

나는 신념과 용기와 열정이 있으니까.”라 합니다.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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