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만 쫓아 다니다 보면
“어차피 거기도 사람 사는 데고
시간은 똑같이 흐르니까요.”
영화 ‘프리즌(2016)’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주인공은 다시 복역을 시작합니다.
영화는 새벽 1시 20분에 끝났습니다.
영화가 강렬하면 잠이 오지 않습니다.
억지로 잠을 청하는 자는 어리석습니다.
이럴 때 글 쓰는 것이 최고입니다.
수컷들 모아 놓으면 가관이 아닙니다.
반드시 헤게모니 다툼합니다.
발정기의 동물처럼 치열하게 싸움합니다.
마침내 일인을 정점으로한 새로운 질서가 정립됩니다.
영화에서 감옥을 간접체험 했습니다.
밖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곳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그런데 영화 ‘프리즌’에서는
단한명의 여자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수컷들만의 정글법칙이 작동됩니다.
지금도 군대의 기억은 끔찍합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군대 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분명히 군대 갔다 왔는데
영장이 나와 또다시 가는 꿈입니다.
남자들에게는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재입대 하는 꿈을 반복해서 꾸는 것입니다.
군대생활이 힘들었을 때는
‘차라리 감옥이 더 나을 것 같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한적이 있습니다.
물론 감옥에 간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군대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그곳에서도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래서 “지금 이순간에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라는 말이 나왔을 것입니다.
시간은 가차없이 흘러갑니다.
국방부 시계도 돌아가고
교도소 시계도 돌아갑니다.
시간이 지나면 출소하게 되어 있습니다.
감옥 밖의 세상이 있습니다.
자유로운 세상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또하나의 감옥입니다.
목줄의 개처럼 범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자아(自我)의 감옥에서 살고 있습니다.
오온(五蘊)이 자신의 것이라고 집착합니다.
몸도 나의 몸이고, 느낌도 나의 느낌이라 합니다.
오온을 나의 것이라 집착 했을 때
윤회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영화속 주인공은 “어차피 거기도
사람 사는데”라며 복역을 시작합니다.
안이나 밖이나 시간은 똑같이 흐름을 압니다.
때 되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감옥이 아무리 힘들다 하지마
그곳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나름대로 즐길거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부자는 부자 나름대로 즐길거리가 있고
가난한 자 역시 나름대로 즐길거리가 있습니다.
즐길거리가 있어서 살아갑니다.
즐거움만 쫓아 다니다 보면
세세생생(世世生生) 윤회하게 됩니다.
오온의 감옥, 자아의 감옥에 갇히면
영원히 빠져 나올 수 없습니다.
2018-05-12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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