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사과는 약자나 하는 말이라는데

담마다사 이병욱 2019. 5. 7. 11:08


사과는 약자나 하는 말이라는데

 

 

일인사업자에게 공휴일은 없다. 일이 있으면 밤낮이 없고 주말이 없다. 5 6일 월요일이다. 사무실로 나가려 하는데 모두 잠만 자고 있다. 웬일일까? 대체 공휴일이라 한다. 5 5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5 6일이 쉬는 날이라 한다.

 

느긋하게 영화를 보았다. 이른 아침에 하는 영화이다. 요즘 케이블 영화채널에 거의 고정 되어 있다. SCREEN,  OCN, CGB, CNEF 등 즐겨 찾는 영화 채널이다. SCREEN에 시선이 고정 됐다. 타이틀을 보니 마법처럼 모두를 사로잡는 최고의 영화 미스 리틀 션샤인’'이라는 자막이 떠 있다. 내리 집중해서 보았다. 자막 타이틀 그대로이다. 가족 영화의 진수를 보여 주는 것 같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저학년 되는 여자 아이이다. 오빠는 15살 되었는데 9개월째 묵언 중이다. 할말이 있으면 필담한다. 외삼촌은 자살 기도를 한 적이 있다. 가족은 작은 고물 승합차를 타고 어린이 미인 경연대회장으로 향한다. 비행기 값이 없어서 차로 이동하는 것이다. 갖가지 모순과 갈등, 위선으로 가득한 가족 봉고차는 주인공 여자아이의 재치와 발랄함으로 인해 하나로 통합된다.

 

식당에서 가족이 식사 했다. 여자아이는 아이엠쏘리(I am sorry)’라고 말 했다. 그러자 아버지가 사과는 약자나 하는 거란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 필이 꼽혔다. 스마트폰 메모에 기록해 두었다. 언젠가 써 먹을 수 있는 말이라 생각 되었기 때문이다.

 

종종 사과를 한다. 사회생활 하다 보면 “Excuse me”“I am sorry”하는 것은 교양인으로서 당연한 것인줄 알았다. 그런데 미국영화를 보니 그런 것이 아니었다. 특히 “I am sorry”라는 말은 약자나 하는 말이라는 것에 놀랐다.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수없이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 했는데 나는 약자였음에 틀림없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강자는 사과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명예를 중요시 여기는 강자에게 한번도 사과의 메세지를 받은 적이 없다. “실례합니다라는 말과 죄송합니다”, “사과합니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했는데 강자는 한번도 그런 말 한적이 없는 것 같다.

 

약자는 인내하며 살 수밖에 없다. 강자에게 인내는 필요치 않다. 힘이 센 자에게 힘은 법이고 힘은 정의이다. 그래서일까 아수라 대왕은 제어하는 자가 아무도 없으면, 어리석은 자들은 전보다 더욱 화를 내네.그러므로 강력한 처벌로 현자는 어리석은 자를 눌러야 하리.(S11.5)라고 말 했다. 힘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힘이 곧 정의이고 법인 것이다. 반면 제석천은 이렇게 말했다.

 

 

참으로 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힘 없는 자에게 인내하네.

그것을 최상의 인내라 부르네.

힘 있는 자는 항상 참아내네.”(S11.5)

 

 

악신과 선신의 생각이 다르다. 조폭과도 같은 악신은 힘으로 다스려야 된다고 말한다. 힘이 곧 정의임을 말한다. 이는 힘의 남용이다. 그러나 선신은 힘이 있는 자가 인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으로 따지면 대단히 파격적이다. 가장 힘 센 자가 인내 했을 때 들어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리더의 덕목에 해당된다.

 

80년대 민주정의당이 있었다. 정권내내 캐치프레이즈는 정의사회구현이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의 구호였다. 과연 그들에게 있어서 정의는 무엇이었을까? 힘 있는 자들이 주창하는 정의는 다름 아닌 힘이 곧 정의였다. 힘이 곧 법이었던 세상이다.

 

힘이 있으면 힘을 행사하고자 한다. 주먹이 근질근질 한 것과 같다. 힘 있는 자에게 인내는 필요없다. 당연히 “I am sorry”라는 말이 있을 수 없다. 힘 없는 자가 인내하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한다. 영화에서 아버지는 아이에게 힘 있는 자의 논리를 알려 주었다. “죄송합니다라거나 미안합니다라는 말은 하인들이나 쓰는 말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이런 말을 너무 남발하여 사용한 것 같다.

 

힘 있는 자와 힘 없는 자의 의견 충돌이 일어 났을 때 힘 없는 자는 백전백패가 된다. 힘 있는 자는 의견을 들어 주지 않는다. 권위와 명예가 손상 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조직 침묵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아무도 좋은 의견을 내놓지 않는다. 결국 망하게 되어 있다. 잘못된 길로 가도 내버려 두는 것이다.

 

건강한 조직이라면 힘 없는 자의 견해를 경청해 준다. 그리고 인내 한다. 제석천의 리더십이다. 힘 없는 자는 항상 "I am sorry"하며 사과하고 인내하며 살 수밖에 없다. 힘 있는 자가 인내 하면 조직이 활성화 된다. 초기경전에 삶의 지혜가 있다.

 

 

2019-05-07

담마다사 이병욱